[삼성이 달라졌다④] "이젠 '비메모리·바이오' 삼성으로"…이재용 '승어부' 본궤도
[삼성이 달라졌다④] "이젠 '비메모리·바이오' 삼성으로"…이재용 '승어부' 본궤도
  • 전다윗 기자
  • 승인 2021.02.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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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까지 비메모리 반도체에 113조 투자 '세계 1위' 목표…바이오도 '1조 클럽 가입' 가시적 성과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비메모리 분야 세계 1위로 올라서겠다가 발표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제조 라인에서 작업자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제조 라인에서 작업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한 차원 더 높게 비약하는 새로운 삼성을 꿈꾸며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

지난해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준법감시위원회 권유에 따른 대국민 사과에서 '뉴삼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미 세계 1등인 분야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신사업 육성을 통해 미래 먹거리도 확보하겠다는 비전이다. 아버지 고 이건희 회장이 일궈놓은 분야 외에도 '이재용표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비메모리 반도체…이재용식 '승어부'의 시작

삼성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미래 먹거리는 아이러니하게도 반도체다. 반도체 강국으로 불리는 한국, 그 중심에 삼성이 있지만 이는 메모리 반도체에 국한된 이야기다.

반도체는 크게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로 분류된다. 메모리 반도체는 정보를 저장하는 용도로 주로 사용하는 D램, 낸드플래시 등을 뜻한다. 세계 반도체 시장의 약 30%를 차지하는 분야다.

반대로 나머지 70%를 차지하는 비메모리 반도체는 연산·논리 작업 등 정보처리를 담당한다.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컴퓨터용 중앙처리장치(CPU) 등이 대표적인 비메모리 반도체다.

현재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글로벌 1위를 지키고 있지만,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경쟁사인 TSMC에 크게 밀린다. 삼성을 포함한 한국의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4% 수준에 불과하다. 반도체가 강점인 삼성이라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시장의 강자에만 머물렀던 셈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지난 2019년 4월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이다. 2030년까지 비메모리 반도체에 총 133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1위에 오른다는 계획으로, 올해까지 투자하는 금액만 4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반도체 비전 2030은 삼성의 기존 '천수답(빗물에 의지해 경작하는 논)'식 반도체 사업구조를 뜯어고치는 데 의미가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 대비 부가가치가 크고,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낮아 시장 영향을 덜 받는다. 삼성은 비메모리 반도체 주도권을 쥐고 나면 글로벌 반도체 경기에 따라 울고 웃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분석한다.

아울러 반도체 비전 2030은 부친이 이뤄낸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자신만의 성공신화를 쓰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식 '승어부(勝於父·아버지를 능가하는 것)'의 시작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올해 첫 현장경영으로 경기도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비메모리 반도체에서 신화를 만들자"고 격려했다.

비전의 성과는 가시적으로 나타났다. 비전 선포 1년 뒤인 지난해 4월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 역대 최대 매출(4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0년 1분기 전체 반도체 부문 매출은 17조6400억원으로, 처음으로 비메모리 반도체 매출이 전체의 25%를 넘어섰다. 지난해 4분기 비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인천 송도 신사옥 전경. (사진제공=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인천 송도 신사옥 전경. (사진제공=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매출 '1조 클럽'…궤도 오른 바이오 사업

바이오 사업은 삼성이 공들이는 미래 먹거리다. 약 10년 전부터 고 이건희 회장이 거론해 온 육성사업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10년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로 바이오를 꼽았으며, 2020년까지 2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듬해 2월 삼성은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과 바이오시밀러(의약품 복제약)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재용 부회장 체제 뉴삼성의 새로운 성장동력도 바이오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8년 뉴삼성 도약을 위해 필요한 성장동력 중 하나로 바이오를 꼽으며 거액의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회장이 기틀을 잡은 바이오 사업을, 이젠 본격적인 그룹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삼성 바이오 사업은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CMO 사업을 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4632억원(66% 상승) 증가하며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창사 9년 만이다.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한 2015년과 비교해 매출이 약 12배 올랐다.

영업이익도 전년과 비교해 219.3% 오른 292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019년 13%에서 2020년 25%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수주액은 17억 800만 달러(약 1조 8900억원)로, 2019년 매출의 약 2.5배에 달한다.

바이오시밀러 개발 부문을 맡은 삼성바이오에피스 2019년 말 기준 매출 7650억원, 영업이익 122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2배 넘게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창립 8년 만에 처음 흑자 전환했다.

삼성은 올해도 바이오 사업 강화에 주력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존림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했다 존림 신임 사장은 미국 스탠포드 화학공학 석사, 노스웨스턴 MBA 출신의 글로벌 바이오 제약 전문가다. 글로벌 제약사 로슈, 제넨텍 등에서 생산·영업·개발 총괄,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지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존림 신임 사장을 앞세워 세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달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건립한 통합 신사옥에 입주했다. 신사옥은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내 대지면적 1만 2900평 부지에 지상 12층 지하 1층 규모로 건립됐다. 최대 1300여명의 임직원을 수용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신사옥 입주를 통해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에 특화된 시설 및 업무 인프라를 바탕으로 기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기존 업무 공간 제약으로 송도와 수원으로 이원화됐던 사업장을 통합 운영함으로써 조직 내 소통과 업무 효율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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