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1.06.07 12:15
(사진=뉴스웍스 DB)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이베이코리아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본입찰이 7일 시작된다. 몸값만 5조원에 달하는 ‘빅딜’이다. 매각대금 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어느 곳으로 가느냐다. 어디로 가든 국내 온라인 쇼핑 판도가 크게 요동칠 수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본입찰에 참여할 후보는 롯데쇼핑, 신세계그룹 이마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SK텔레콤 등이다. 롯데쇼핑과 신세계는 국내 대표 유통 기업이고, SK텔레콤은 11번가를 운영 중이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최대 주주다.

인터넷 쇼핑몰 G마켓, 옥션,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네이버·쿠팡에 이어 국내 e커머스 3위, 오픈 마켓으로는 1위 업체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 시장은 거래액 기준으로 네이버(26조8000만원)와 쿠팡(20조9000억원), 이베이코리아(20조원) 등의 순으로 형성되어 있다. 11번가(10조원)를 보유한 SK텔레콤이나 롯데온(7조6000억원)을 운영중인 롯데, SSG닷컴(3조9000억원)을 운영하는 신세계 등 누구든지 인수만 하면 시장의 판도를 뒤엎을 수 있다. 입찰자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들은 5조원에 달하는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너무 높다'고 판단하면서도 인수여부에 따라 단숨에 시장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만큼 입찰가격을 놓고 막판까지 눈치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시장에서는 롯데와 신세계가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프라인 쇼핑 시장에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온라인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특히 지난 3월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며 전방위적 협력을 선언한 신세계가 네이버와 함께 본입찰에 뛰어들지에 관심이 쏠린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에 이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고 나중에 되팔 때 몸값도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11번가를 자회사로 둔 SK텔레콤은 '탈(脫) 통신' 가속을 위해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필요하다고 보고 주판알을 두드리고 있다. 특히 11번가에 이베이코리아의 G마켓·옥션 등을 더하면 압도적인 오픈마켓 운영자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이베이코리아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하면 인수전에 참여할 기업 모두 저간의 이유를 들어 마지막까지 혼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유통업계 최강자인 롯데와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가 상대에게 넘어가서는 안된다는 조바심을 갖고 있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문제는 인수가격이다. 이베이코리아 원하는 매각 대금은 약 5조원이다. 3조원 중반대 금액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하는 입찰 참여자들의 생각과는 상당한 간극이 있다. 다만 경쟁이 치열해 지면 몸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 누가 가져가든 e커머스 시장에서 지배력을 크게 넓힐 수 있다는 생각으로 높은 몸값을 지불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만약 턱없이 많은 가격을 써낼 경우 투자부담으로 재무상태가 악화할 수 있는 ‘승자의 저주’라는 울타리에 갇히게 될 수도 있다. 무작정 높은 가격을 써서는 안된다. 남에게 주기 아깝다는 ‘배아픔’ 보다는 재무상황을 감당할 수 있는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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