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06.24 18:40

이내훈 "흠잡을 데 없는 삶이지만 시간 필요" …김영환 "등판시기 너무 늦어 인지도 끌어올리기에 한계"

최재형 감사원장. (사진=MBN뉴스 캡처)
최재형 감사원장. (사진=MBN뉴스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내년 대선을 불과 8개월 여 앞둔 가운데, 야권의 새로운 다크호스 대선주자로 떠오른 최재형 감사원장이 심상찮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경기지사의 '양강'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치고 올라오는 지지율 상승세가 매섭기 때문이다. 

최 감사원장이 내년 대선출마를 위해 이르면 내달초 감사원장직을 사퇴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반면, 결국에는 최 원장이 정치권 합류를 포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면서 향후 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더욱 더 주목을 받게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 진입' 자체가 미지수인 상태에서 대권 도전 향방을 점치기는 더욱 더 어려운 상태로 보여진다.

이런 가운데,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를 받아 지난 21∼22일 양일 간 전국 18세 이상 2014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권 지지도를 조사해 24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최 원장 지지율은 3.6%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1.5%) 대비 갑절 이상으로 상승한 수치로, 여야를 통틀어 전체 6위를 차지했다. 야권으로 후보군을 좁히면 윤 전 총장(32.3%)과 홍준표 의원(4.1%)에 이어 '3위'다.

벌써부터 최 원장의 인품 및 능력에 대한 평가가 나오기 시작한다.

박영화 변호사는 지난 21일 '내가 아는 최재형 감사원장'이라는 제하의 글에서 "나는 사법연수원에서 같은 반도 아니던 최재형 연수생을 먼 발치에서 보았다"며 "당시 사법연수원은 서소문 법원 구내에 있었는데 매일 아침 택시에서 내리면 같이 타고온 소아마비 장애인인 강0훈 연수생을 업고 언덕 길을 올라 연수원 건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최재형의 등에 업힌 강0훈은 양손에 자기 가방과 최재형의 가방과 지팡이까지 들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최 원장에 대해 "고아원 봉사하다가 아이를 한 명 입양해 어느정도 키우자 다시 아이 한 명을 더 입양해 키워 지금 해군 사병 복무 중"이라며 "입양 과정이 보도된 적 있는데 고아원 원장이 어떤 아이를 입양할지(남여, 장애 비장애, 애기 어린이)를 묻자 '원장님께서 보내주시는대로 키우겠다'고 했다는 후문"이라고 미담을 소개했다.

아울러 그는 "요즘 최재형 원장에 대해 관심들이 많다. 그가 국가 지도자가 된다면 국민들로서는 참 좋은 일이라 생각된다"면서도 "그러나 우리 정치 현실을 보면 솔직히 그를 아껴두고 싶다"고 피력했다.

이 같은 평가의 이유로 그는 "그간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는 숭고한 뜻으로 정치에 참여한 분들 중 일부는 기존 세력의 저항으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기도 하고, 일부는 숨겨진 흠이 드러나 좌초되기도 하고, 일부는 시간이 지나면서 오염되어 망가지기도 했다"면서 "우리가 존경할만한 인물 몇 분쯤 남겨두는 것도 사회의 큰 자산이라 생각된다"고 썼다.

박 변호사의 이런 언급은 역설적으로 최 원장이 인품이나 능력 면에서 출중하기 때문에 오히려 정치판에 들어와 오염되는 상황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는 최고치의 칭송으로 읽혀진다.

이 같은 평가의 연장선상에서 이내훈 민생당 전 대변인은 2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인선한 윤석열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차기 대선후보로 부각되는 상황은 특기할 만하다"며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 위선의 해악성을 알면서도 야당에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정치가 반성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최재형 감사원장은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감사 과정에서 드러난 강직한 신념으로 국민의 주목을 받았다"며 "이후 대선 하마평에 수차례 오름에도 부정적인 소문이 들려오지 않는 것은 그야말로 흠잡을 데 없이 살아오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이에 더해 "법관으로서, 고위 공직자로서 흠잡을 데 없지만 정치는 가만히 있어도 깎아내리는 권력 투쟁"이라며 "때에 따라서는 법 이전에 인간 심리를 우선할 때가 있고 그래야만 유리하다는 것을 역사는 알려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그런데 최재형 감사원장께서 변칙적인 정치 투쟁의 한복판에서 사람들을 모으고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선 아직 아무것도 검증된 것이 없다"고 우려했다.

또한 "강직하고 청렴하다는 데에 많은 사람이 동의하기 때문에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분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뜻을 더 크게 펼치시려면 당장 외부에 의지하고 그럼으로써 강직한 신념이 왜곡되기보다는 시간을 가지고 정치적 성과를 쌓으며 국민께 인정받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고 피력했다.

더불어 "과정에 지향점이 같은 사람을 많이 모으면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 원장의 본격적 대선 등판에 대해 그다지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시각도 나온다.

김영환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전 의원은 지난 22일 기자와의 만남에서 "최재형 감사원장은 물론 여러 면에서 훌륭한 분이기는 하다. 하지만, 지금 본격적으로 대선판에 등판한다 하더라도 등판시기가 너무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판에서의 인지도라는 게 그런 것"이라며 "윤석열 전 총장이 지금의 인지도를 얻게 되기까지는 문재인 대통령 및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거의 매일 TV에 이름이 거론되면서 무려 1년 8개월 동안 인지도가 쌓여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한 "정치인이나 기자들의 경우에는, 어느 정치인이 새로 나온다해도 바로 알지만 일반인들에게 인지되는 것은 정말 느리다. 이런 상황속에서 6개월 만에 확실한 대선주자로 국민들의 머리속에 각인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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