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07.21 11:12

도지사직 박탈, 형 집행후 5년 간 선거 출마 금지…김경수 "진실은 멀리 던져도 반드시 제자리에 돌아온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사진=경상남도청 홈페이지 캡처)
김경수 경남도지사. (사진=경상남도청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대법원(주심 대법관 이동원)은 21일 '컴퓨터등 장애 업무방해 등 사건'에서 피고인과 특별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댓글조작 공모 혐의를 유죄로 판결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A 등과 공모해 인터넷 포털사이트 뉴스 기사의 댓글 순위 조작 프로그램(일명 '킹크랩')을 이용해 댓글 순위 조작 작업을 함으로써 피해자 회사들의 댓글 순위 산정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일부 이유무죄)로 인정하고, 피고인이 2018년 6월 13일 실시될 예정인 제7회 지방선거에서의 선거운동과 관련해 A에게 이익 제공의 의사표시를 하였다는 '공직선거법위반'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 2021. 7. 21. 선고 2020도16062 판결)  

이에 앞서 김 지사는 지난 2016년 '드루킹' 김동원 씨 일당과 공모해, 당시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대선에 당선시키려 '킹크랩' 프로그램을 통해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1심은 혐의를 모두 유죄로 봤다. 댓글 조작 혐의는 징역 2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하지만 2심은 '댓글 조작 혐의'만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그러면서도 보석으로 풀려난 김 지사를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김 지사는 댓글 조작을 전혀 몰랐으며 시연도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1·2심은 드루킹의 진술과 킹크랩 로그기록 등으로 종합하면 2016년 11월 김 지사가 시연을 참관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날 '피고인이 A 등과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를 공모했는지 여부'와 '피고인이 A에게 이 사건 지방선거에서의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이익제공의 의사표시를 했는지 여부'의 쟁점을 놓고 피고인과 특별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대법원은 이런 판단의 근거로 '컴퓨터 등 장애업무 방해 부분'에 대해 "원심은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의 점(이유 무죄 부분 제외)에 대하여, 피고인과 A 등 사이에 킹크랩을 이용한 댓글 순위조작 범행에 관하여 공동가공의 의사가 존재하고, 피고인에게 위 범행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하므로 피고인이 공모공동정범으로서 위 범행에 가담했다고 보아 유죄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부분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모공동정범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오해, 이유모순, 이유불비 또는 판단누락 등의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

'공직선거법위반 부분'에 대해선 "원심의 판단은 '선거운동과 관련하여'라는 요건을 구비하기 위해서는 특정 선거와 특정 후보자의 존재 및 그와의 관련성이 인정돼야 한다"면서 "피고인이 A에게 이익 제공의 의사를 표시할 당시 이 사건 지방선거에 특정 후보자가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익 제공의 의사표시가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아울러 "피고인의 이익 제공의 의사표시가 이 사건 지방선거와 관련해 이루어졌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김 지사는 징역형이 확정됨에 따라 주거지 관할 교도소로 알려진 창원교도소에 수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검이 대법원으로부터 판결문을 받아 김 지사의 주소지를 확인한 뒤 관할 검찰청에 형 집행을 촉탁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21일 당일 김 지사가 수감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경남 도지사직이 박탈되고 2년의 형 집행이 끝난 뒤 5년 간 선거에도 출마할 수 없다. 선출직 공무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 일반 형사 사건으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된다.

한편, 이날 김경수 경남지사는 "진실은 멀리 던져도 반드시 제자리에 돌아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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