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김경수 경남지사가 21일 이른바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을 확정받고 재수감될 처지에 놓였다. 이와 관련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권 구도를 비롯해 문재인 대통령에게까지 이에 따른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치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악영향이 끼쳐질 것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민주당 내 대선주자들의 역학관계에서는 대체적으로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가 정치적으로 유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소수 의견으로 이재명 경기지사가 유리해질 것으로 본 전문가도 있다.

이내훈 민생당 전 대변인은 2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유죄는 확정됐지만 야당에 유력 대선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정부여당의 지지율 하락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며 "오히려 임기 후반에도 안정적 지지율을 보이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킬 친문 결집의 소식까지 들려오는 상황에서 김경수 편들기가 만연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김경수 발(發) 친문 결집을 누가 흡수할지가 관건인데 김두관 의원은 지지율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드루킹 수사를 의뢰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낙연이 친문을 흡수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이재명 후보의 초조함이 커질 듯 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하지만, 보다 중요하고 기억해야 할 것은 반성없는 민주당의 모습"이라며 "야당일 때는 그렇게 원칙을 이야기하고 옳은 소리로 여당을 공격하더니 여당이 되어서는 세 결집을 위한 선동 말고는 보이지 않는다. 여의도 밖에서라도 대안을 찾으려는 국민들의 절실함이 절절하다"고 개탄했다. 

오랫동안 인권변호사로 활동해 온 이민석 변호사는 "일단, 김경수 경남지사가 이번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 받은 것은 사필귀정"이라며 "아무래도 친문세력들이 이낙연 후보쪽으로 응집될 것으로 본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친문세력들이 드루킹 사태의 책임을 이재명 경기지사 쪽으로 전가하는 마타도어를 쓸 가능성이 있다"며 "결코 이재명에게 유리하지 않다. 동정표는 이낙연 전 대표 쪽으로 쏠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정통성 시비가 일어날 가능성은 없느냐'는 질문엔 "당연히 있다"며 "영부인이 경선기간 중 '경인선'을 찾았는데요. 이것이 대통령의 당락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해도 문재인의 복심인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과 댓글 공작을 한 것이므로 당연히 정통성 시비가 일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친문들은 뭉치겠지만 그럴수록 국민들에게서는 그들이 고립될 것이고 여권의 지지율은 추락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각종 SNS를 보면 벌써부터 대깨문들이 이재명에 대한 마타도어를 하고 있다"며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공격이 본격화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단언했다. 

또 다른 정치전문가인 강신업 변호사(바른미래당 전 대변인)는 이날 "김경수의 유죄 판결은 상당 부분 예견돼 있었다"며 "그러나 마땅한 친문 주자가 없어 남의 잔치가 된 친문쪽에서는 혹여나 하는 기대를 걸고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혹자는 예비경선이 끝난 마당에 김경수가 살아 돌아온다 하더라도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것은 정치를 모르고 하는 말"이라며 "만약 김경수가 살아 돌아왔다면 첫째, 김경수가 미는 주자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았다. 즉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아직 높은 상황에서 김경수가 대선 경선 주자 중 누구를 밀게 되면 이것이 곧 문심(文心)으로 받아들여져 경선판을 흔들 수 있었는데 그렇지 않게 돼 이 점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한 숨 돌렸다"고 주장했다.

또한 "둘째, 김경수가 이번 재판에서 살아 돌아왔다면 민주당의 본경선 이후에라도 계속 확정된 후보를 흔들 수 있었을 것"이라며 "즉 지지율이 야권후보에 비해 뒤진다든지 했을 때 김경수로 후보교체를 시도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결국, 김경수가 재판을 통해 유죄판결을 받음으로써 향후 민주당의 대권구도는 어떻게 될 것 같으나'라는 질문에 "문재인 정부의 정통성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현대판 3·15 부정선거에 빗댈 수 있을 듯하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경선에 대한 영향력은 심각한 훼손을 입었다"며 "즉 김경수 변수가 사라짐에 따라 민주당 경선은 이재명이 1위 주자를 굳히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고 예측했다. 

그러면서도 "이낙연 전 대표 역시 자력으로 현재의 판세에 대해 뒤집기를 시도해볼 수는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