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안윤해 기자
  • 입력 2021.09.09 17:19

[뉴스웍스=안윤해 기자] 정치권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와 금융당국의 '금융플랫폼 규제' 원칙이 재확인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시가총액이 이틀 새 19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네이버는 이날 2.56% 하락한 39만9000원을 기록하면서 2개월여 만에 40만원 지지선이 무너졌다.

카카오는 전날 10%대 폭락한데 이어 이날도 7.22% 하락하며 12만8500원을 기록했다. 카카오의 주가가 12만원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 6월 9일(12만9000원) 이후 처음이다. 그 결과 시총 순위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게 4위 자리를 내주며 5위(우선주 제외)로 밀려났다.

이날 외국인은 네이버 576억원, 카카오 172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틀에 걸쳐 팔아치운 주식은 네이버 2866억원, 카카오 6066억원어치다. 9000억원에 가까운 매물을 쏟아낸 것이다.

기관 역시 이틀 연속 네이버와 카카오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같은 매도세에 전날부터 이틀 동안 네이버와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각각 7조5000억원, 11조3400억원 증발했다. 시가총액은 각각 65조5411억원, 44조4707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주가 약세는 정부와 여당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이슈가 부각되면서다. 지난 7일 금융당국은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파이낸셜 등 온라인 금융플랫폼의 카드·보험·연금 등 금융상품 판매에 대해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위반 우려가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같은 날 열린 '공룡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 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근절 대책 토론회'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혁신 기업을 자부하는 카카오가 공정과 상생을 무시하고 이윤만을 추구했던 과거 대기업들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도 "입점 업체에 대한 지위 남용과 골목시장 진출, 서비스 가격 인상 시도까지 카카오의 행보 하나하나가 큰 우려를 낳고 있다"며 "민주당은 이러한 상황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발언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역시 지난 8일 국회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사전규제, 금지행위를 통한 사후 규제 모두 필요하다"며 "특히 '카카오T'에 대한 규제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가 다른 택시 앱 이용을 권유한 카카오T 가입 택시기사들에게 제재를 가했다는 논란이 일자, 시장 독점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아울러, 이날 장 마감 이후 금융위원회가 빅테크에 규제 준수를 재차 강조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빅테크·핀테크 업계가 참석한 실무 간담회에서 "혁신을 추구하더라도 금융규제와 감독으로부터 예외를 적용받기보다는 금융소비자보호 및 건전한 시장질서유지를 위해 함께 노력해나가야 한다는 점을 한 번 더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특히 금융위는 "위법소지가 있는데도 자체 시정 노력이 없는 경우에는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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