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2.03.15 11:05
(사진=뉴스웍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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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웍스=우성숙 기자] '무역규모 66.1% 증가, 대미 누적 투자금액 4배 증가, 농축산물 수출액 95.2% 증가.'

한국이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이후 10년 동안 이룬 주요 성과들이다.

협상에서 체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던 한미 FTA가 오늘(15일)로 발효된 지 10년을 맞았다. 그 사이 양국의 무역규모가 크게 늘어나며 우리는 10년 연속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미국은 한국 기업의 최대 해외 투자처가 됐다.

지난 10년의 상황을 되돌아보자. 결론적으로 말하면 2012년 체결 당시 대규모 반대시위가 열리는 등 논란이 있었지만 FTA 발효 이후 양국의 무역 성적표는 우수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먼저 FTA 발효 첫해인 2012년 1018억달러였던 양국 간 무역규모는 지난해 1691억달러로 66.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세계 전체 무역규모가 1조675억달러에서 1조2595억달러로 17.9% 증가하는데 그친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장세다.

세부적으로 보면 대미 수출은 2012년 585억달러에서 959억달러로 64% 늘었고, 수입은 433억달러에서 732억달러로 69% 증가했다. 대미 무역수지도 매년 흑자를 유지하며 152억달러에서 227억달러까지 늘었다.

특히 FTA 발효 이전부터 우려됐던 농축산물 수출액은 10년 사이 95.2% 증가한 반면 수입액은 34.1% 증가에 그친 것이 돋보인다. FTA 체결로 미국산 농축산물의 수입이 크게 늘어 국내 농축산업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와는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만 손해를 본 것이 아니다. 양국의 투자 역시 크게 늘어나면서 양국 모두에게 '윈-윈' 효과를 가져왔다.

우선 FTA 발효 후 대미 누적 투자금액은 지난 2021년을 기준으로 1129억9000만달러로, 발효 전인 2011년(295억8000달러)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로 인해 미국은 한국 기업의 최대 해외 투자처가 됐고,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했다.

우리나라가 미국으로부터 유치한 투자도 2011년 243억달러에서 지난해 482억달러로 발효 전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같은 성과에 대한 과실은 우리 국민에게 돌아갔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대미 수출입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업의 한미 FTA 성과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대상 수출입 기업들은 한미 FTA의 가장 큰 성과는 '관세 철폐와 인하로 양국 소비자들의 이익이 확대된 것(57.3%)'을 꼽았다.

한미 FTA가 기업이나 산업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답변도 97.3%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히 '시장개방으로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었다'는 응답이 94.0%를 차지해 한미 FTA가 양국의 투자와 교역을 증대시킨 상호 호혜적 협정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한미 양국은 FTA를 주춧돌 삼아 경제동맹을 강화하며 큰 성과를 거뒀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코로나19 등으로 촉발된 공급망 위기와 디지털 무역, 글로벌 통상 변화, 신통상의제 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무엇보다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적용하고 있는 '수입규제 장벽'도 우리가 넘어야 할 또 다른 과제다. 서둘러 대응전략을 마련해 양국의 FTA가 서로에게 더욱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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