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5.08 09:59

[뉴스웍스가 만난 사람] "민주당·진보 괴멸시키기에 '이재명 저격수' 활동"
"민주당 이제 망해야…김은혜, 경기지사 탈환해 이재명 민낯 낱낱이 까밝혀야"

이민구 깨시연 대표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의 그의 사무실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2 두고봐라. 여리 찍는다'라고 씌여진 손팻말 위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자필로 '깨시연 님들께. 윤석열'이라고 쓴 액자를 들고 미소를 띄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이민구 깨시연 대표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의 그의 사무실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2 두고봐라. 여리 찍는다'라고 씌여진 손팻말 위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자필로 '깨시연 님들께. 윤석열'이라고 쓴 액자를 들고 미소를 띄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이민구(61세) 대표는 정식 정당임이 분명하지만 원외정당인 '깨어있는 시민연대당(약칭, 깨시연)'를 이끌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아랍어과를 졸업했고 호주와 뉴질랜드 등에서 사업을 했으며 국내로 들어와서는 영어 일타강사로 명성을 올렸다. 현재 '대장동 게이트 진상규명 범시민연대 상임대표'도 맡고 있다. '이재명 X파일'이라는 저서의 저자이고 유튜브 채널인 '깨시연TV' 운영자이기도 하다. 이런 그가 어째서 '이재명 저격수'로 명성이 높아지게 됐고, 좌우의 진영을 탈출해 '상식의 정치'를 주장하게 됐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지난 3월 1일 전후로 '진영 탈출'을 했다는 그를 만나서 직접 들어봤다. 이민구 대표와의 인터뷰는 지난 6일 서울 여의도의 깨시연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이민구 깨시연 대표가 '2번에는 2번'이라고 씌여진 손팻말이 담겨진 액자를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이민구 깨시연 대표가 '2번에는 2번'이라고 씌여진 손팻말이 담겨진 액자를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이재명 저격수'가 된 계기는. 

"내가 예전에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오랫동안 생활을 했다. 그리고 비록 학위는 못받았지만 공부를 좀 했다. 그래서 귀국한뒤 학원에서 영어 일타 강사로 활약했다. 그 당시 진보 성향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존경하고 사랑했다. 그러던 중에 이재명의 성남시장 초기의 모습을 보고 그에게 반해서 성남시로 이사가려고까지 생각했었다. 그 정도로 이재명이 진짜 좋은 정치인인 줄 알았다.  

그 이후 지난 2016년 4·13 총선 때 당내 토론에서의 이재명의 모습을 보게 됐고 그 무렵 이재명의 이른바 '형수 쌍욕 파일'을 다 듣게 되면서 이재명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게 됐다. 이에 더해 2017년 4월 3일 19대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안희정 당시 충남지사,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맞붙었는데 이 당시 경선 때 이재명의 언행을 지켜보게 되면서 진짜 벌떡 일어났다. '뭐 이런 정치인이 다 있나, 저 사람을 막지 않으면 민주당은 반드시 깨진다. 큰일 나겠다'라는 생각이 바로 들더라. 완전히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민주당이 실제로 그렇게 깨지지 않았나. 현재 민주당의 모습을 나는 완전히 깨진 모습이라고 규정한다. 여하튼, 그때부터 이재명에 대한 나의 투쟁이 시작된 것이다. 그래서 한 3년 전부터 민주당사 앞에서 이재명을 제명하라는 집회를 시작한 것이다. 그때부터 이재명을 민주당에서 제명하라고 쫓아다니고 그때 학원 영어강사직도 아예 그만둔 것이다."

이민구 깨시연 대표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어록인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잇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문구와 '문재인 최고'라는 글귀가 씌여진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져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이민구 깨시연 대표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어록인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문구와 '문재인 최고'라는 글귀가 씌여진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져있는 서울 여의도의 깨시연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정식으로 등록된 정당으로서 ‘깨시연’의 활동과 향후 계획을 알려달라.

"연동형 비례 정당을 창당할 때도 내가 스스로 민주당을 찾아갔다. 국민의힘(당시 한국당)이 비례정당을 만들면 의석을 다 뺏긴다면서도 민주당이 비례정당을 만들어야 되느냐 어쩌냐 하면서 갈팡질팡하고 있을 때였는데 그 당시에 내가 '그럼, 내가 할게'했다가 등 떠밀려서 비례정당 창당 작업을 시작을 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나에게 투사 이미지가 씌워지더라.

깨어있는 시민연대당은 지난 4.15 총선 때 창당돼 벌써 2년이 지났다. 아직도 정식정당인줄 모르는분들이 많다. 지난 2년 간 원외정당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꼈고, 어찌 보면 버텨왔다는 표현이 맞을 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이른바 '진영 탈출'을 해서 어느 진영에도 속하지 않는 새로운 개혁세력인 '깨시민'들을 규합시켜 이번에 새로운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 선 것처럼 앞으로도 새로운 정치세력을 꾸준히 구축해서 기존의 구태 기득권 정치 세력과의 투쟁을 계획 중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아쉽게도 현재 깨시연 소속의 성남 시의원인 유재호 의원과 몇몇 후보들이 깨시연의 이름으로 시의원, 구의원 출마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대선이후 또 다시 거대양당의 대결로 틈이 없어진 점은 못내 아쉽다. 이런 정치 구도는 없어져야 할 적폐다. 말로만 다당제를 얘기했지만 실제로 다당제는 숨을 쉴 공간조차 사라져 버린 게 안타깝다.

사실 나는 직업란에 정당인이라고 쓸 수밖에 없는 정치인이다. 이유는 정당대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정치인이라는 인식이 없다. 단지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외치는 시민일 뿐이다. 제도권 정치인으로서의 출전 계획도 없다.

정치시사 유튜브인 '깨시연TV'를 진행하며 소통하는 일이 즐겁다. 물론 매일밤 10시30분에서 12시까지 매일 4년 간 방송을 해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이제는 매일 방송시간을 기다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책임감도 느끼고 나도 즐겁다.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민구 대표의 서울 여의도 사무실 벽면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캐리커쳐와 어록이 씌여져 있는 백드롭이 걸려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이민구 대표의 서울 여의도 사무실 벽면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캐리커쳐와 어록이 씌여져 있는 백드롭이 걸려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이민구 대표는 어째서 '이재명 저격수'가 됐고 그를 '저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을 저격한 이유가 단지 형수 쌍욕만이 아니었다. 그가 집권 민주당의 절차적 정당성을 무참히 짓밟고 결국 민주당, 진보를 괴멸시키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과정의 절차를 보면 이재명의 모습이 가관도 이런 가관이 없었다. 경선 도중에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이재명이 1등을 못하게 되자 그 다음부터는 그것을 아예 없애버리더라. 그리고 경선 도중에 방송 3사 토론회에서 대장동 개발 비리 건이 나오게 돼 이재명에게 불리할 것으로 예상되니 토론회를 없애버리더라. 

이낙연 전 대표와의 경선 때 '사사오입 부정경선'을 강행해 이재명의 손을 들어줬고 당초에 민주당사에서 개최하기로 했던 당무회의를 국회로 갑자기 장소를 변경하고 사사오입을 거수로 결정해 이재명 후보 선출을 확정지었다. 당원게시판과 정책게시판을 폐쇄하며 사사오입의 철회와 이재명 후보 교체를 외치는 당원들의 당심을 무력화시켰다. 이건 뭐 당원의 민주당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임을 천명함으로써 공당을 사당화시켰다. 

더군다나 이재명은 이낙연 전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에 대한 멸칭인 수박, 낙엽, 똥파리, 국힘 첩자, 일베라는 오명을 뒤집어 씌우면서 당원 간의 분열을 조장시켰다. 이렇게 해서 이재명은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됐고 지금도 자신은 대선에서 1600만표를 얻었다고 정신승리 중이다. 당시의 상황은 이재명이 후보가 아니었으면 동네 강아지가 나와도 승리할 수 있는 선거판세였다고 본다. 이런 와중에 이재명이 패배한 것은 완패이고 대패가 맞다. 민주당의 진단이 틀렸고 그래서 처방도 틀렸다. 그럼에도 아무도 대선 후보인 이재명의 책임에 대해 거론하지 않는 괴이한 정당이 지금의 민주당이다."

이민구 대표가 운영하는 서울 여의도의 '깨시연 사무실'의 벽면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문재인 최고'라는 글귀도 씌여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이민구 대표가 운영하는 서울 여의도의 '깨시연 사무실'의 벽면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문재인 최고'라는 글귀도 씌여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민주당 및 국민의힘과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골수 민주 권리당원이었고 지난 수십년 간 진보진영이었던 나는 지금의 민주당은 더 이상 고쳐 쓸 수 없다고 판단했고, 창조적 파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그래서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인 김은혜 후보를 지지하고 민주당의 6.1지선의 폭망을 꿈꾸고 실행하고 있다. 지금의 '이재명의 민주당'과는 어떤 관계도 없다.

민주당이 이제는 망해야 하는 정당이라고 본다. 망해야 다시 태어나서 다시 만들 수 있다는 그런 생각이다. 그래서 지난 대선 때 내가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 이유와 똑같이 이번에는 경기도에서 김은혜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다. 김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경기지사라는 자리가 소위 '이재명의 자리'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탈환해서 경기도에서의 이재명의 민낯을 낱낱이 까밝혀야 하기 때문이다.  

이재명은 그동안 경기지사를 하면서 연차 내역을 까라고 해도 안 까고 홍보비 지출 내역을 공개하라 해도 안 했고 기타 여러가지 필요한 정보 공개를 하라고 해도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국민의힘의 김은혜 후보가 경기지사가 돼서 이재명의 경기지사 시절의 그 모든 것을 상세히 다 공개하게 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성남시도 이재명이 거쳐간 곳이니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후보를 지원할 것이다. 조광한 남양주 시장님이 계시는 남양주 시는 우리가 당연히 수성해야 할 지역이다. 이 세 곳의 지역에 깨시연이 관여해서 반드시 선거 승리를 이끌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집권 기간 동안 이것만은 반드시 해줬으면 하는 일은.  

"윤석열 정부에 바라는 것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이것만은 반드시 해줬으면 하는 것 중의 하나는 법치다. 서민과 유권자들에만 법치를 강조하는 정부가 아닌 기득권, 정치인, 재벌 등 우리사회의 리더그룹들이 죄를 지었으면 법대로 처벌 당하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 진영논리에 갖혀 자기가 원하는 대통령이 아니었다고 해서 아직 취임도 하지않은 대통령을 물고뜯고 악다구니를 쓰면서 탄핵을 외치는 민주당과 '개딸'(개혁의 딸임을 자임하면서 이재명을 지지하는 세력)이라는 집단의 작태도 이해불가다. 어찌됐건, 윤석열은 이제 대한민국의 대통령 아닌가. 성공해야 우리가 편한 것 아닌가. 새 대통령의 취임을 지켜보고, 응원하고, 도와줘야 할 때다."

-이재명의 인천 '계양을' 출마 소식이 전해졌다. 어떻게 생각하나.

"이재명의 '인천 계양을 출마'는 한 인간이, 한 정치인이 얼마나 추해질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국가보조금 횡령 공범이며 40여 건이 넘는 고소·고발 건이 진행중인 정치인이다. 대선 패배의 원인이 본인 때문이라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는 정치인의 몰락을 보고싶다. 그렇게 돼야지만 그것이 새로운 진보 세력의 출발점이고 민주당의 부활 신호가 될 것이다. 물론 현재로서는 기대난망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낙선하고 나서 다시 구청장에 출마하는 이재명을 보고 싶다. 인천 계양을 선거는 또 다시 '쌍욕 집회'가 시작될지도 모른다. 이재명이 자신의 형과 형수와 철거민들에게 한 쌍욕 파일을 내가 계양을 전 지역에서 틀고 돌아다닐테니까 말이다. 아니 계양을 주민들은 도대체 무슨 죄가 있기에 이런 아수라장을 겪어야 한다는 말인가. '계양을' 유권자를 개·돼지 취급하는 이재명을 유권자가 심판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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