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2.05.23 11:04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이 골든부트를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토트넘 SNS 캡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이 '골든부트'를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토트넘 SNS 캡처)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어릴 때부터 꿈이었다. 믿을 수가 없다. 정말 감격스럽다."

23일(한국시간) 노리치 시티와 가진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최종 38라운드에서 2골을 몰아치며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EPL 무대에서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한 손흥민 선수가 경기 뒤 중계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정말 감격스럽고 믿을 수 없는 일이 실제 벌어졌다.

먼저 아시아 출신 선수가 EPL에서 득점왕에 오른 것이 처음이라는 점이 그렇다. 이는 EPL뿐 아니라 유럽축구 5대 리그(잉글랜드·스페인·독일·프랑스·이탈리아)로 범위를 넓혀도 아시아 선수 득점왕의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것도 공동 득점왕에 오른 무함마드 살라흐가 23골 중 5골을 페널티킥으로 작성한 것과는 달리 페널티킥골 없이 필드골로만 득점왕에 올랐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 역대 EPL 득점왕 가운데 페널티킥 득점이 하나도 없던 선수는 디미타르 베르바토프(2010-2011·20골), 루이스 수아레스(2013-2014·31골), 사디오 마네(2018-2019·22골) 3명뿐이다.

그가 이날 보여준 경기력을 보면 그가 왜 EPL 무대에서 '최고의 골잡이'로 등극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후반 25분에 루카스 모라의 도움을 받아 골을 넣은 것도 멋졌지만 이번 시즌 마지막 골이자 득점왕을 완성시키는 후반 30분에 터진 골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일명 '손흥민 존'이라고 불리는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오른발 감아차기로 쏜 슈팅이 크게 휘며 골문 오른쪽 상단에 꽂히는 모습은 그가 왜 '월드클래스'인지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사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초반에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시즌 중반 1~2경기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하면서 부진 논란이 일었지만 특유의 노력을 바탕으로 쌓아온 실력으로 경기력에 대한 비판 등을 모두 털어냈다. 무엇보다 그가 마지막 10경기에서 12골을 몰아치는 등 시즌 막바지로 향할수록 더 힘을 내는 모습은 축구팬은 물론 전세계인 가슴에 '손흥민'이라는 존재가치를 각인시켰다.

'꿈은 이루어 진다'고 했던가. 손흥민은 자신의 우상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8골), 팀 동료인 해리 케인(17골) 등을 줄줄이 제치고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서며, 드디어 꿈에 그리던 '골든부트'를 손에 쥐었다.

손흥민의 꿈은 그냥 이뤄진 게 아니다. 골문을 뚫기 위해 심장이 터질 것 같은 훈련을 견뎌냈고, 남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땀과 눈물이 녹아있다.

"어제 값을 치른 대가를 오늘 받고, 내일 받을 대가를 위해 오늘 먼저 값을 치른다", "내가 늘 잘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늘 최선을 다한다. 특히 내 옆에 있는 사람들과 팬들을 위해", "인생에서 공짜로 얻는 것은 하나도 없다. 드리볼, 슈팅, 컨디션 유지, 부상관리 등은 전부 죽어라 노력해 얻는 결과물이라고 믿는다" 등 그가 그동안 쏟아낸 말은 도전과 노력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명언이다. 

그야말로 큰 울림이다. 세상사 쉽게 얻어지는 것은 거의 없다. 손흥민 선수가 보여준 도전과 노력, 열정이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자극이 되고 동기를 부여하는 자극제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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