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2.06.09 11:52
서울 강남 일대에서 운행을 시작하는 자율주행 택시(로보라이드). (사진제공=서울시)
서울 강남 일대에서 운행을 시작하는 자율주행 택시(로보라이드). (사진제공=서울시)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이르면 오는 8월부터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택시(로보라이드)가 서울 강남 한복판을 달린다. 그동안 한적한 도로 등에서 자율주행차를 운행한 적은 있지만 사람과 자동차들이 많은 도심에서 차량이 자율적으로 주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등 자율주행(High Automation) 단계인 자율주행 레벨4는 특정 구간에서 차가 스스로 주행하는 고도 자동화를 뜻한다. 주행 제어 주체가 시스템에 있으며, 주행 중에 발생하는 책임도 시스템에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레벨4부터는 대부분의 도로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며, 제한 상황을 제외한 대부분의 도로에서 운전자 개입을 최소화한다. 운전자가 잠들었거나 정신을 잃었을 경우 자동차 스스로 속도를 줄이고 갓길에 정차하는 등의 제어까지 가능하다.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현대자동차는 9일 서울에서 교통이 가장 혼잡한 강남 일대에서 레벨4 자율주행 시범운행과 기술 실증을 갖고 본격적인 도심 자율주행 시대 개막을 알렸다.

이날 선보인 로보라이드는 정해진 노선을 운행하는 셔틀버스 개념이 아니라 정해진 노선 없이 승객이 정한 출발지와 목적지에 따라 스스로 실시간 최단경로를 찾아 자유롭게 경로를 바꿔가며 운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시와 국토부, 현대차는 앞으로 2개월간 로보로이드 2대를 투입해 시범 운행을 갖고 오는 8월부터 단계적으로 일반 국민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서비스는 강남 전역에서 이뤄진다. 올해 테헤란로, 강남대로, 영동대로, 언주로, 남부순환로 등 26개 도로 48.8㎞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뒤 내년에는 도산대로, 압구정로 등 총 32개 도로 76.1㎞까지 운행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서비스 예약과 차량호출, 경로지정 등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할 수 있다.

정부와 서울시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본격 운행을 위해 도로 기반 시설도 정비했다. 2020년부터 총 132개소 교차로를 대상으로 0.1초 단위로 실시간 신호등의 색상뿐만 아니라 다음 신호등 색상이 언제 바뀌는지 남아있는 잔여시간까지 자율차에 제공하는 교통신호개방 인프라를 구축했다. 또 로보라이드 운행지역 확대와 연계해 32개 교차로에 대해 교통신호개방 인프라를 추가로 구축할 예정이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로보라이드가 서울 강남 도심을 달린다고 하니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도 레벨4 수준 차량이 도심을 관통한다는 것은 획기적인 성과라 할 수 있다.

여기서 그쳐선 안 된다. 미래 모빌리티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선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업계의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단 정부가 서울 강남을 포함해 2025년까지 시·도별 1곳 이상으로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를 확대하는 한편 C-ITS(차세대 지능형 교통 시스템) 인프라와 정밀 도로지도를 전국에 구축해 자율주행차의 주행을 지원하고, 레벨4 이상의 자율주행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1조10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도 추진한다는 계획에 박수를 보낸다.

그래도 부족한 게 있으면 서둘러 채워 넣어야 한다. 그래야만 2025년 자율주행 대중교통 상용화와 2027년 레벨4 완전 자율주행 시대를 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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