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2.12.25 08:00
올해 유통업계에서는 코로나19의 '엔데믹'을 앞두고 발전과 생존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했다. 백화점 업계는 패션과 해외명품의 수요 증가로 두자릿수 매출 성장을 이어가자 투자를 앞다퉈 확대하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는 지속되는 성장 속에 '수익성 확보'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 대형마트 업계는 소비심리 악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체 브랜드(PB) 상품 경쟁을 치열하게 펼쳤다.  
롯데백화점 본점(왼쪽부터), 신세계 백화점 본점,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사진제공=각사)
롯데백화점 본점(왼쪽부터), 신세계 백화점 본점,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사진제공=각사)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백화점 업계는 올해도 견조한 성장을 이어갔다. 백화점 3사 모두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조3419억원, 영업이익 321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14%, 124% 증가한 실적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8183억원, 영업이익 3518억원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각각 21%, 58%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0% 증가한 1조6928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2% 증가한 2842억원으로 집계됐다.

백화점의 실적 향상을 이끈 부분은 역시 패션과 명품 부분이다. 특히 여성패션과 남성패션, 아웃도어 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소비자들이 '보복 소비'에 나서면서 명품 구매가 증가했다. 

성장에만 머물지 않고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은 향후 5년간 각각 37조원, 20조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한다고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던 광주광역시 복합쇼핑몰 사업 유치에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이 뛰어들었다.

쿠팡(왼쪽부터), SSG닷컴, 롯데온 이미지 (사진제공=각사)
쿠팡(왼쪽부터), SSG닷컴, 롯데온 이미지 (사진제공=각사)

이커머스 업계는 올해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해는 특히 '수익성 확보'가 이슈로 떠올랐다. 

쿠팡은 로켓배송 도입 이후 8년 만에 첫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쿠팡의 3분기 영업이익은 103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으며 매출도 6조8383억원을 기록했다. 쿠팡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 성장, 온라인 쇼핑 12%, 소매판매 7%에 비해 높았다. 쿠팡은 직고용했던 '쿠팡맨'의 소속을 물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CLS)로 옮겨 물류 전문성을 더욱 확대하는 동시에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 배달플랫폼 쿠팡이츠, 핀테크 쿠팡페이, 해외사업 등 신사업에 속도를 내며 수익성 확보를 꾀하고 있다.

SSG닷컴도 순항하고 있다. 영업이익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기 직전이다. SSG닷컴의 올해 거래액은 1분기 1조5586억원, 2분기 1조4884억원, 3분기 1조4105억원 등이다. 영업적자는 1분기 257억원, 2분기 405억원, 3분기 231억원 등으로 적자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3조4400억을 투자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며 몸집을 키운 덕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SSG닷컴은 새벽배송 지역을 축소하는 등 수익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롯데온'의 부진은 장기화되고 있다. 롯데온의 올 3분기 기준 거래액은 757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6% 감소했다. 3분기 누적 영업손실도 1323억원에 달한다.

대형마트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심리 악화로 힘든 한해를 보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최저가 마케팅을 강화했다. 

이마트는 지난 7월 계란, 쌀, 우유, 휴지 등 40대 생필품을 경쟁사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최저가 판매에 맞불을 놓았다. 여기에 홈플러스는 1마리에 6000원대로 내놓은 당당치킨으로 '반값 치킨' 열풍을 주도했다. 당당치킨을 시작으로 대형마트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찾는 수요도 증가 추세다. 

수익성 악화로 인해 신규 출점 대신 기존 매장을 리뉴얼해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수정했다.

이마트가 올해 9개점, 롯데마트가 10개점을 각각 리뉴얼했거나 진행 중이고 홈플러스가 14개 매장을 리뉴얼했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은 지난해 12월 리뉴얼한 뒤 최근 1년 새 매출이 20%가량 늘었고 같은 기간 방문객도 15% 증가했다. 

이마트 역시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주류 전문점 '와인앤리큐어' 출점과 신선식품 강화, 오프라인 체험에 집중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리뉴얼 점포는 식품 진열 비중을 키운 초대형 식품 전문 매장 '메가푸드마켓'이다. 홈플러스는 매장 절반 이상을 식품으로 채운 리뉴얼 점포를 통해 '대형마트는 신선식품'이라는 공식을 고객에게 각인할 계획이다.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리뉴얼을 통해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특화매장 등으로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이커머스 업체들의 상장(IPO) 기대가 있었지만, 주식시장 침체로 내년으로 넘어가게 됐다. 

올해 상장이 유력했던 컬리가 상장을 미룬 데다, SSG닷컴과 11번가 역시 증시와 시장 상황이 어려워지며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컬리는 지난해 12월 2500억원 규모의 프리IPO를 유치하면서 기업 가치가 4조원까지 올라갔으나, 현재 비상장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은 1조원대로 대폭 떨어졌다. SSG닷컴과 11번가도 '흥행'을 위해 상장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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