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3.01.16 12:01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과 칼둔 알 무바락 무바달라 CEO가 15일(현지시간) UAE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홈페이지)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과 칼둔 알 무바락 무바달라 CEO가 15일(현지시간) UAE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홈페이지)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아랍에미리트(UAE)가 우리나라에 300억 달러(약 37조26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고 한다. 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만들어진 성과이자 복합위기로 올해 경제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워질 것이라는 상황 속에 나온 것이어서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무함마드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기존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동시에 원자력·에너지·투자·방위산업 등 4대 분야를 중심으로 신산업·보건의료·우주개발·문화교류까지 포괄적인 협력에 합의했다.

이날 UAE와 맺은 양해각서(MOU)는 모두 13건으로, 원자력발전 및 에너지, 방위산업 등을 중심으로 전방위 협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세부적으로 보면 원자력 발전과 원유 수급, 전략적 방위산업,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 개발 가속화, 자발적 탄소시장(VCM) 파트너십, 우주 개발 협력, 중소기업·혁신분야, 수자원 분야 등 그야말로 산업 전반을 망라한 협력과 투자를 약속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양국이 맺을 MOU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들 13개 MOU를 비롯해 이번 국빈방문 기간에만 40여개 MOU가 체결될 것으로 보여서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무함마드 대통령이 300억 달러의 투자 방침을 예고했다는 점이다. 이는 UAE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결정으로, 윤 대통령의 경제·세일즈 외교의 결정판이기도 하지만 2009년 바라카 원전수출 이후 지속적으로 이어져 온 국가 간 신뢰관계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무함마드 대통령이 "어떤 상황에서도 약속을 지키는 대한민국에 대한 신뢰로 300억 달러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한 것은 이런 신뢰관계를 확인시키는 대목이다. 실제 바라카 원전건설에서 우리 기업들이 보여 준 공기 준수와 안전 확보 등은 UAE 측에 만족을 넘어 감동을 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MOU를 바탕으로 UAE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신재생에너지, 수소, 국방 기술, 기후변화, 우주, 디지털 전환, 첨단 인프라, 스마트농업, 식량안보, 수자원 분야 등 전 분야에 걸쳐 한국과의 협력을 획기적으로 확대해 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한다.

가뭄의 단비만큼이나 희소식이다. 경제난국을 극복할 불쏘시개가 되는 것은 물론 제2의 중동붐을 기대하기에 부족함이 없어서다. 특히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한국을 방문해 윤 대통령과 한국 기업의 네옴시티 건설 진출 등 40조원 규모의 투자 협약을 맺은 점을 고려하면 더욱 고무적이다.

어떻게든 기회를 살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UAE나 사우디는 물론 다른 중동국가와 신뢰를 쌓은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뢰란 한 순간에 형성되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차질 없는 약속 이행만이 지속적인 협력확대의 지름길이다. 경제전쟁 최전선에 있는 기업은 물론 정부와 정치권 모두가 그래야 한다.

중동진출 기업을 위한 정책적인 지원도 긴요하다. 이번 UAE는 물론 앞선 사우디와의 투자 협약 내용이나 규모는 타의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신기술, 신성장 기업에 대한 중장기 전략투자가 중심이 될 것이라는 건 우리 경제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청신호다. 민·관·정 모두가 힘을 합쳐 제2의 중동붐을 일으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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