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3.03.04 00:01
2019년 열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모습. (사진=전인대 홈페이지)
2019년 열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모습. (사진=전인대 홈페이지)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가 오늘(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회해 이달 중순까지 진행된다.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와 정책 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政協)를 합쳐 양대 회의로 불리는 양회는 '중국의 1년 청사진을 보려면 양회를 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의 주요 정책방향을 결정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양회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전인대 개막식에서 리커창 총리가 하는 업무보고다. 이 보고에는 한 해 동안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 거시경제 운용 방향, 예산안 등이 담겨 있어 중국의 정책방향을 한 눈에 가늠해 볼 수 있어서다.

지난해 중국은 '5.5% 안팎'의 경제성장률을 목표로 제시했다가 고강도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지역 봉쇄, 우크라이나전쟁에 따른 공급망 위기 등으로 3.0% 성장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상반기까지 경기둔화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은 있지만 지난해 말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로 경제활동이 정상화된 데다 기저효과까지 있어 5%대 수준의 성장률을 제시할 것으로 점쳐진다.

거시경제 운용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말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공개한 소비 및 내수의 대대적 진작, 민간기업 및 플랫폼 기업 중시 기조, 적극적 재정정책 등이 보다 구체적인 이행 계획과 함께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산안과 관련해서는 미국과의 패권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방예산이 지난해(7.1% 증액) 수준을 능가할 것으로 보이고, 과학기술 관련 예산도 상당히 증액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시진핑 3기를 책임질 수뇌부의 인선이다. 지난해 10월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시 주석을 정점으로 한 당 수뇌부 인선이 마무리한 데 이어 이번에 정부와 전인대 등의 수뇌부 인선을 확정해 당·정·군에 걸친 인사를 완성할 것으로 보여서다.

먼저 시진핑 국가주석이 국가주석직 3연임을 이루고,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선출해 당·정·군 1인자 자리를 재확인할 것이 확실시된다. 2인자인 신임 국무원 총리는 시 주석 최측근인 리창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사실상 확정됐고, 부총리는 딩쉐샹·허리펑·류궈중·장궈칭 등 4명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부주석으로는 한정 부총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고, 입법을 책임질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당 서열 3위인 자오러지, 정협 주석은 서열 4위인 왕후닝이 각각 맡는 것으로 사실상 결정됐다.

우리가 관심을 쏟아야 할 부분은 양회 이후의 중국의 정책방향이다. 분명한 것은 중국 정부가 막대한 돈을 풀어 고강도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 확실시 된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 기업들에는 기회와 위협 요인으로 동시에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먼저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 압박에 대응해 양회 이후 퍼부을 돈이 대외 의존도를 낮추는 데 쓰인다면 대중국 중간재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은 타격을 받게 된다. 반면 이 돈이 내수 회복에 쓰인다면 자동차 등 완제품 수출에 청신호가 켜질 가능성이 높다.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회요인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중간재 수출과 가공무역을 위한 투자에 의존하기보다는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소비재의 부가가치와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전략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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