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3.03.09 16:52
새마을금고중앙회 전경 (사진제공=새마을금고중앙회)
새마을금고중앙회 전경 (사진제공=새마을금고중앙회)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전국 어디를 가도 '새마을금고'라는 곳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주민협동조합으로 보통 동네 단위로 설립되어 조합원을 대상으로 예대 업무를 하는 상호금융기관이자 전국적으로 1300여개의 점포가 운영되다 보니 안 보일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점포 수만 많은 게 아니다. 전체 자산이 200조원을 넘어서고, 예치된 액수도 70조원에 달하는 등 규모와 위상도 상상을 초월한다. 1963년 5월 경남 산청군 생초면 하둔리, 창녕군 성산면 월곡리, 의령군 의령면 정암리, 의령면 외시리, 남해군 남해면 마산리에서 설립된 다섯 개의 협동조합으로 시작된 새마을금고가 60년 만에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낸 것이다. 특히 은행총자산순위에 총자산 200조원을 돌파한 제2금융권이 농협과 새마을금고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마을금고가 금융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이런 새마을금고가 수익률마저도 높아 눈길을 끌고 있다. 9일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해 75조원의 자산운용으로 46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7% 늘어난 것이다. 이런 성과는 최근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국민연금(-8.22%)과 비교하면 상반된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비결은 유동성 축소에 대비해 주식비중을 1%까지 줄인 게 적중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주식비중을 최소화(1%)하고, 대체투자 비중을 2022년 말 기준 30% 중반까지 끌어올려 대체투자 관련 수익은 전년 대비 30%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기업금융 부문의 사모펀드(PEF) 관련 투자수익률도 8.4%를 상회했다. SK IET,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 LG CNS 등의 지분을 적시 매각해 높은 차익을 거뒀기에 가능했다는 것이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전언이다.

부동산 부문에서도 독일 코메르츠뱅크 사옥, 광명 롯데아울렛 등 국내외 주요 투자자산의 선제적 매각 전략에 따라 높은 매각차익을 거뒀다. 부동산 PEF시장에서 주요 출자(LP) 가운데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위상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부동산 부문에서의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올해도 대체투자 규모를 확대해 추가 수익을 올릴 계획이라 한다. 주식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이 같은 판단은 주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업금융 부문이나 부동산 시장에서 새마을금고중앙회의 판단을 신뢰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앵커 출자자로서 입지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어 올해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7% 수익률이 그리 대단하냐고 항변할 수 있다. 하지만 조합원이 출자한 자금을 시드머니로 운영하는 새마을금고가 높은 수익, 그것도 지속적으로 올리는 것은 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수익이 나야 조합원에게 배당금을 주는 구조여서 지속적인 수익기반 마련은 새마을금고 운영에 가장 중요한 덕목이기 때문이다. 

출자자(조합원)에게 배당금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다. 배당금 없는 출자는 '앙꼬 없는 찐빵'이나 다름없어서다. 지난해 전체 단위 새마을금고의 당기순이익은 1조5575억원이라고 한다. 정말 대단한 성과다. 새마을금고가 건전한 자산운용으로 조합원 가치를 극대화하는 일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만 새마을금고는 물론 조합원도 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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