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03.29 15:42
이스라엘 잠수함 DAKAR 그래픽 (사진= thyssenkrupp Marine Systems 캡처)
이스라엘 잠수함 DAKAR 그래픽 (사진= thyssenkrupp Marine Systems 캡처)

핵잠수함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핵추진잠수함을 연상한다. 좀 더 세분화하면 핵추진잠수함이 있고, 핵무장잠수함도 있다. 핵추진잠수함에 핵무기를 탑재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디젤잠수함에 핵무기를 탑재했거나 하려는 국가도 있다. 대표적으로 이스라엘과 북한이다. 

북한은 디젤잠수함에서 핵무기를 쏠 수 있다고 계속 공개하고 시위를 하지만 국제사회에서는 아직 핵무기 탑재 잠수함이 개발 중이라 판단하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은 스스로 잠수함에 핵무기를 탑재했다고 밝힌 바 없음에도 국제사회는 잠수함에 핵무기를 탑재한 것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다.

이스라엘 잠수함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이스라엘에는 돌핀1급과 돌핀2급 잠수함이 있다. 이 잠수함들은 독일 TKMS(구 HDW)사에서 건조한 것들이다. TKMS는 잠수함을 개발하면서 201, 202, 203 급과 같이 200 단위의 숫자를 사용하여 번호를 부여하고 있다. 209, 214급과 같이 수출전용으로 설계한 잠수함들은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여러 나라에서 운용하고 있다.

이스라엘 잠수함도 TKMS에서 설계했는데 200단위의 숫자를 붙이지 않고 돌핀급이라고 하는 이유는 이스라엘이 기존 TKMS가 설계한 잠수함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설계 전 단계에서부터 이스라엘 해군이 지정한 작전요구사항을 충족하도록 이스라엘 해군과 TKMS가 공동설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잠수함을 이스라엘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 수출하지도 않는다.

이스라엘이 보유한 돌핀급(돌핀1급)은 총 3척으로 수상 1640톤, 수중 1900톤, 길이 57.3미터, 폭 6.8미터, 수중최대속력 20노트이다. 돌핀2급은 수상 2050톤, 수중 2,400톤, 길이 68.6미터, 폭 6.8미터, 수중최대속력이 25노트이다. 연료전지 AIP가 탑재되어 있다.

총 3척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4년과 2016년 각 한 척씩 취역하였고 마지막 한 척은 올해 취역을 앞두고 시운전 중으로 알려진다. 돌핀2급은 돌핀1급과는 달리 연료전지 AIP를 탑재하고 있다.

돌핀급 잠수함은 21인치(533㎜) 발사관 6문과 26인치(650㎜) 발사관 4문이 장착되어 있다. 이 26인치 대형 발사관은 특수전과 핵무기탑재용으로 추정한다.

최근 이스라엘은 노후화되는 돌핀1급 3척을 대체할 후속사업을 시작했다. 2022년 1월 이스라엘 해군은 독일 TKMS와 다카르(DAKAR)급 잠수함 3척 도입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다카르(DAKAR)라는 함명은 이전 이스라엘의 잠수함 이름을 재사용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1965년 영국에서 2차대전 중 건조한 3척의 T급 잠수함을 도입했는데 이 중 한 척이 다카르함이었다. 이 다카르함은 1968년 1월 25일 승조원 69명이 탑승한 채 이스라엘로 가는 중 실종되었다.

실종 선체를 발견하지 못하다 30년이 지난 1999년 3,000m 수심에서 잔해를 발견했다. 함교탑 일부는 이스라엘 해군 박물관에 전시되었다. 정확한 사고원인은 아직까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이스라엘 국민들이 믿는 유대교 교리에는 시신을 바다에 매장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땅에 매장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다카르 승조원의 시신은 인양하지 못하였다. 다카르 기념관을 세우고 승조원들의 넋을 기리고 있는데, 이번 신형 잠수함 1번함을 다카르함이라 정하여 기념하는 것이다. 다카르함은 2031년 취역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다카르함은 이스라엘 해군이 특별주문 제작하는 것이기에 다른 나라에 설계자료를 공개하지 않는다. 따라서 세부제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TKMS가 밝힌 것은 "이스라엘 해군의 작전 요구 사항을 충족하도록 특별히 설계된 완전히 새로운 설계"라는 것과 돌핀2급과 같은 디젤-전기추진의 연료전지 AIP 잠수함이라는 것이다. 

TKMS에서 선전용으로 내놓은 컴퓨터 이미지 그래픽 사진 한 장이 있다. 이 사진에서 현재 운용 중인 돌핀급과의 차이가 드러난다. 무엇보다 함교탑이 획기적으로 커졌다는 것이 눈에 띈다. SLBM을 쏘기 위한 수직발사관을 탑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돌핀2급의 배수량이 2050톤임을 감안하면, 다카르급도 2000톤급일 것이다. 이 정도 크기로는 함교탑 앞뒤에 수직발사관을 넣을 수 없기에 함교탑을 키워서 수직발사관을 탑재하려는 것이다. 디젤잠수함에 함교탑 크기를 키워서 수직발사관을 설치한 사례는 많이 있다. 러시아의 주루급, 골프급, 북한의 신포급 등이다.

이렇게 큰 함교탑의 다른 용도로는 특수작전을 위한 챔버를 설치하거나, 수중드론(UUV) 또는 공기중 드론(UAV) 배치를 위한 공간일 수도 있다. 정찰 및 감시 작전(ISR)을 지원하기 위한 지휘 및 통제 시설일 수도 있다.

함미타기는 돌핀급과 동일하게 X자형 타를 설치했다. 추진기는 프로펠라 외곽에 링을 설치한 형태로 싱가폴해군의 218SG형과, TKMS의 중형잠수함 216형과 유사한 형태이다. 이렇게 프로펠러 외부에 링을 설치하는 이유는 연근해 작전시 프로펠러를 보호하고 추진소음을 감소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아래 부분의 압력선체를 둘러싸고 있는 케이스도 매우 크다. 이를 통해 이곳에 연료전지(AIP)용 수소탱크를 싣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료전지 AIP 잠수함인 경우 수소탱크를 탑재하는 경우가 있고 해수를 분해하여 수소를 만들어내는 개질기를 설치하는 경우도 있는데 다카르급은 개질기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스라엘은 주변국 위협에 대응하여 이 다카르함을 핵대응 전력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추측해 볼 수 있다. 이스라엘 잠수함은 이미 수평발사관을 이용해서 핵무기탑재 유도탄을 발사할 수 있는데, 수직발사관을 사용하면 극초음속 무기 같은 고성능 무기를 더 먼거리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최일 잠수함연구소장 (사진제공=최일)
최일 잠수함연구소장 (사진제공=최일)

다카르급에 어떤 미사일이 탑재될 것인지는 아직 모른다. 탄도미사일(SLBM) 또는 순항미사일(SLCM)일 수도 있다. 어떤 형태로 세상에 공개될 지 지켜보아야 하겠다. // 최일 잠수함 연구소장

P.S. 경남 김해에 있는 잠수함연구소는 국내 최대규모의 세계 잠수함 기록물 전시관(International Submarine Archive)입니다. 이메일 kommandantchoi@gmail.com으로 방문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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