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3.05.25 11:55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에서 고객이 상담하고 있다. (사진=뉴스웍스 DB)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에서 고객이 상담하고 있다. (사진=뉴스웍스 DB)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클릭 몇 번으로 더 낮은 금리의 신용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서비스가 오는 31일부터 시작된다. 일단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개시한 뒤 올해 연말까지 주택담보대출도 이동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이에 따라 기존 대출을 갚고, 새로 받기 위해 은행창구를 찾을 필요 없이 온라인으로 저렴한 금리의 상품을 골라 그 자리에서 바로 갈아탈 수 있게 됐다. 다만 급격한 '머니무브'를 막기 위해 대환 대상을 지난해 신규 취급된 신용대출 금액의 10%로 제한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번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에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은행 19곳과 저축은행, 카드사, 캐피탈사 등 53개 금융회사가 참여한다. 대출을 직접 비교하고 갈아탈 수 있는 대출비교 플랫폼에는 기존 대출금리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던 토스·핀다·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뱅크샐러드와 신한은행 등 23개 기업이 참여한다.

대환대출은 소비자가 대환대출 플랫폼에서 각 금융회사의 대출을 비교해 신청하면 새로운 대출을 제공하는 금융회사가 다른 금융회사에 있는 소비자의 대출금을 대신 상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대출을 갈아탈 때 실질적으로 이득을 보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대환상품의 기본금리와 다양한 조건에 붙는 우대금리, 중도상환수수료 등도 함께 확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서다.

이번 서비스로 인해 소비자들은 대환대출 플랫폼에서 금리 비교를 한 다음 10분 만에 보다 낮은 금리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되고, 대환을 위해 금융사 영업 창구를 방문해야 했던 번거로움이 사라지게 됐다. 소비자의 대환대출을 위해 새 대출을 일으킨 뒤 기존 금융사에 갚는 과정을 하나하나 도맡아야만 했던 금융사 직원들의 잔무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출정보 부족과 대출이동 불편으로 기존 대출을 유지하는 '잠금효과'가 해소돼 소비자의 선택권이 개선되고, 금융사 금리경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대환대출플랫폼에 참여하는 금융사들의 상품이 제한적이라는 점은 다소 아쉽다. 대환대상이 신용대출 상품에 한정되고, 이 또한 일부 은행에서 대환대출 전용상품을 따로 만들고 있어 당분간은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지 않을 것으로 보여서다. 금융당국은 대환대출 플랫폼에 신용대출을 먼저 적용한 뒤 올해 말에는 주택담보대출까지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복안이지만 계획대로 될 지는 미지수다.

대환대상을 지난해 신규 취급된 신용대출 금액의 10%로 제한한 점도 걸림돌이다. 대환대출에 참여하는 금융회사의 지난해 신규 취급액이 약 120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대환대출 대상은 연 12조원(월 1조원)에 불과해 대출이동을 원하는 수요가 많을 경우 실제 이동 가능한 대환은 턱없이 부족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자비용을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소비자들에게는 이번 서비스 시작이 희소식임은 분명하다. 당장 부족한 점도 있지만 향후 서비스 과정에서 실제 대환이용금액, 금융회사·업권 간 경쟁력이 확인되면 대환대상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서비스가 서민의 이자부담을 덜어주고, 금융사간 선의의 경쟁을 촉진하는 매개체로 확실히 자리매김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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