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지혜 기자
  • 입력 2023.06.05 14:32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고지혜 기자] 국내 배터리 업계가 캐나다에 눈길을 보내고 있다.

풍부한 천연자원에 넉넉한 투자금 지원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포스코퓨처엠에 대한 캐나다 정부의 지원이 결정되면서 건설 중단한 LG에너지솔루션과의 희비도 더욱 극명해지고 있다.

캐나다는 세계 2위 천연자원 공급국으로, 리튬, 니켈, 코발트 등 배터리 생산 핵심 원료가 풍부한 자원 부국이다. 지난해 블룸버그NEF가 발표한 '2022년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평가'에서 캐나다가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런 지리적 인프라 속에서 캐나다는 배터리 투자를 위한 보조금 지원을 최근 확대하고 있다.

◆"IRA 세액공제에 캐나다 정부 보조금까지"

캐나다는 미국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으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요건을 충족한다. IRA의 AMPC(현지생산세액공제)는 북미 내에서 생산 및 판매한 배터리 셀·모듈에 일정액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셀 기준 kWh당 35달러, 모듈 기준 kWh당 10달러를 지급한다. 특히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50% 이상 사용하면 3750달러, 미국이나 FTA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 광물을 40% 이상 사용할 경우 3750달러가 지급된다.

이 외에도 캐나다는 배터리 공장 유치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세액공제, 투자 지원금 등 여러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캐나다 정부는 배터리 저장 등 청정에너지 기술에 대해 자본 투자 비용의 30%에 해당하는 세액 공제를 도입했다. 이에 정부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독일 완성차 업체 폴크스바겐에 2032년까지 약 12조8000억원을 세액공제하고, 연구 등을 위한 7억캐나다달러(약 6811억원)의 별도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포스코퓨처엠과 GM이 합작해 캐나다 베캉쿠아에 건설하고 있는 연산 3만톤의 얼티엄캠 양극재 공장 건설 모습. (사진제공=포스코퓨처엠)
포스코퓨처엠과 GM이 합작해 캐나다 베캉쿠아에 건설하고 있는 연산 3만톤의 얼티엄캠 양극재 공장 건설 모습. (사진제공=포스코퓨처엠)

◆국내 배터리 업계도 '캐나다 투자 중'

캐나다의 투자 지원에 국내 배터리 제조 업체들은 적극적으로 응답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포스코퓨처엠은 캐나다 연방정부와 퀘벡 주정부가 제너럴모터스(GM) 합작사인 얼티엄캠의 배터리 공장 건설에 대규모 자금 지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얼티엄캠은 총 6억3300만달러를 투자하고, 캐나다 연방정부(약 1430억원)와 퀘벡 주정부(약 1479억원)가 지원한다. 

앞서 포스코퓨처엠과 GM은 지난해 7월 얼티엄캠을 설립했고, 약 6억3300만달러(약 7900억원)를 투자해 연 3만톤 규모의 캐나다 퀘벡주 베캉쿠아 양극재 생산공장을 건설할 예정이었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양극재 공장 건설에 필요한 투자 재원의 상당 부분을 캐나다 정부 지원으로 조달하게 됐다"며 "2024년 하반기 준공이 목표인 공장 건설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 LG에너지솔루션도 스텔란티스와 온타리오주 윈저시에 약 40억달러(약 5조4000억원)를 들여 45GWh 규모의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배터리 공장 건설은 현재 중단된 상태다. 캐나다는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있고, 투자 시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 두 정부 의견이 충돌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앞서 온타리오주 세인트토머스에 공장을 건설한 폭스바겐에 비해 적은 보조금을 약속해 갈등이 생겼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지난달 19일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지사가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고용을 창출하고 주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언급해 공장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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