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07.05 15:58

함용일 부원장 "관행에 대한 자성 없이 시장환경만 탓하는 건 매우 유감스러운 일"

5일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영업관행 개선을 위한 증권업계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유한새 기자)
5일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영업관행 개선을 위한 증권업계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유한새 기자)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금융감독원이 최근 불거진 증권사의 리서치보고서 신뢰도 문제와 랩·신탁 관련 영업 관행에 대해 강하게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했다.

금감원은 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27개 국내외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증권사 영업 관행 개선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증권사의 영업 관행 관련 최근 현안사항에 대해 증권업계와 소통하고 개선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사안은 크게 두 가지로, 최근 불거진 증권사의 리서치보고서의 신뢰도 제고와 랩·신탁 관련 영업 관행 개선에 대해 다뤘다.

앞서 지난 4월 발생한 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에서 발생한 주가 급락 8개 종목 중 4개 종목만 리서치보고서가 있었고, 이중 3개 종목은 모두 매수의견뿐이라고 지적받은 바 있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이제는 올바른 리서치 문화 정착을 위한 증권업계의 일치된 문제 인식과 자정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며 "하지만 올해 3월부터 주요 증권사와 함께 운영 중인 '리서치 관행 개선 TF' 논의 과정을 지켜본 결과 그간 관행에 대한 자성 없이 시장환경만 탓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애널리스트가 조사분석자료를 악용해 부당이득을 취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함에 따라 리서치보고서에 대한 신뢰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리서치보고서의 신뢰도 제고는 개별 증권사 차원보다는 금투협을 중심으로 증권업계 공동의 적극적인 변화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함 부원장은 "리서치부서의 독립성 제고를 위해 애널리스트의 성과 평가, 예산 배분, 공시방식 개선 및 독립리서치 제도 도입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근 불거진 일부 증권사의 랩·신탁 관련 불건전 영업 관행에 대해 "철저히 점검 중"이라며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랩·신탁 관련 불건전 영업 관행은 'CEO의 관심과 책임의 영역'이라는 것과 감독당국은 불법행위를 전제로 하는 영업 관행에 대해 엄정히 대처하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함 부원장은 "더 이상 고객자산 관리·운용과 관련한 위법행위를 실무자의 일탈이나 불가피한 영업 관행 탓으로 돌릴 수 없다"며 "특히 컴플라이언스·리스크 관리·감사부서 등 어느 곳도 위법행위를 거르지 못했다면 이는 전사적인 내부통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매우 심각한 문제로, 내부통제의 최종 책임자인 최고경영진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함 부원장은 27명의 대표에게 "자산관리시장의 불건전·불법 관행을 확실히 근절해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자기책임 원칙이 확립될 수 있도록 내부통제 개선에 힘써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 모두가 긴장감을 가지고 잘못된 관행을 유발하는 부적절한 인센티브 체계를 재설계해야 하며,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자본시장에서의 자금 중개 및 공급이라는 증권사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이권 카르텔과 관련해 "금융이 직·간접적으로 개입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념해 달라"며 "특히 금감원은 검사·감독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외부인 사적 접촉 관련 규정 준수 등 원칙에 입각해 엄정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올해 금투업계는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로 인해 투자자 신뢰가 훼손되는 상황"이라며 "일부 사고는 업계 외부의 불법적 세력들이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간 정제되지 못한 관행에서 비롯된 결과인 것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때일수록 시장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내보내고 고객 자산을 관리하는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묵묵히 매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앞으로도 주요 자본시장 현안 이슈가 발생할 경우 증권업계와 수시로 긴밀히 소통하고 적극 협력하면서 대응 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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