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08.07 12:20

이차전지 이어 초전도체 테마 급등…"포모 주의해야"
"테마보다 코스닥 대비 수익률 낮은 업종 주목할 때"

비트코인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비트코인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최근 국내 증시에서 이차전지, 초전도체 등 일부 테마에 수급이 쏠리며 대혼란을 겪고 있다. 이차전지 열풍도 과도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초전도체주로 꼽힌 기업의 일부는 성과의 가시적인 실체가 빈약하다는 의문이 나오면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가상화폐 시장 등락보다 국내 증시에서 일부 테마가 더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53분 기준 서원은 전장 대비 565원(29.82%) 상승한 2460원에 거래되고 있다. 덕성과 덕성우는 각각 21.68%, 18.39% 상승세다. 서원과 덕성은 초전도체 관련주로 꼽히며 이달에만 각각 91.44%, 152.71% 상승했다.

지난달 28일 국내 증시에서 초전도체 관련주로 꼽히며 상한가를 기록한 서남은 이날 장 초반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내 상승세로 전환하며 현재 19.58% 상승 중이다.

서남의 이날 장 초반 하락은 상온 초전도체를 구현했다는 연구기관과 관련이 없다는 회사 입장이 영향을 줬다. 서남은 지난 4일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주식 시장에서 우리 회사가 관련주로 여겨져 집중되는 상황은 조금 우려스럽다"며 "현재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연구기관과는 어떠한 연구협력이나 사업 교류가 없었음을 안내드린다"고 밝혔다.

서남의 현 주가 기준 시가총액은 2931억원이다. 상승 전 시총은 1000억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매수세가 조금만 몰려도 급등할 수 있는 수준이다. 상승을 이끈 주체는 개인과 외국인이다. 특히 개인은 지난주에만 7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달 초전도체에 증시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지만 지난달까지만 해도 에코프로, 포스코, LS그룹 등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증시에 혼란을 가중시켰다. 특히 공매도 세력이 숏커버링(공매도 포지션 청산을 위한 환매수)에 나서면서 급등에 힘을 보탰다.

에코프로는 지난달 26일 장중 150만원을 돌파했지만, 다음날인 27일에는 100만원 아래에서 장을 마쳤다. 당시에 시가총액이 38조원을 넘기기도 했지만 현재 시총은 30조원 아래인 29조원으로 집계됐다. 

당시 이차전지 종목 급등도 증권가에서 '과도하다'고 입을 모았지만, 이번 초전도체에 대해서는 증권가도 손을 완전히 뗀 모습이다. 실제로 구현했다는 소식이 없으며 관련주로 꼽힌 종목들도 상온 초전도체와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상온·상압 초전도체에 대한 한국 연구팀의 주장은 센세이션을 일으켰지만, 실험적으로나 이론적으로 화제가 될 만한 연구는 나오지 않았다"며 "연구자들은 여전히 매우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증시에서는 이차전지에 몰렸던 수급이 초전도체 테마로 쏠리고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업종 주가 급락에 그동안 쏠렸던 수급이 차익 실현 매도세로 전환했다"며 "특히 초전도체 테마가 형성되면서 수급이 초전도체 관련주로 옮겨가는 점도 이차전지 업종의 낙폭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포모(FOMO·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증후군'을 우려했다. 지난 코로나19 유행 당시 바이오주에 투자 광풍이 최근 증시에도 도래한 것이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 시장이 포모의 후유증을 겪고 있고, 앞으로 겪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과열된 업종의 비중을 줄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디.

증권가는 테마에 집중하기보단 저평가됐던 종목에 관심을 두라고 조언하고 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급등세에 가려지면서 코스닥 대비 가장 부진한 상대수익률을 기록한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며 "운송, 유틸리티, 내수·소비주 등 낙폭 과대 투자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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