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3.08.10 11:48
(인포그래픽=뉴스웍스)
(인포그래픽=뉴스웍스)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조치로 중단된 지 6년 5개월만에 재개된다. 이로 인해 중국인 입국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은 물론, 이들이 한국에서 지출하는 돈도 상당할 것으로 보여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0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중국 문화여유부는 이르면 이날 한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 대한 자국민 해외 단체관광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통지문을 발표한다. 앞서 중국 외교부도 최근 한국과 일본 외교당국에 자국민의 단체관광을 허용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이번에 세계 각국에 대한 단체관광을 허용하면 중국 온·오프라인 여행사들은 자국민을 상대로 단체 여행상품과 '항공권+호텔' 패키지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음·양으로 제한을 뒀던 모든 단체관광이 허용되는 것이다.

중국이 한국에 대한 단체관광을 허용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가 사실상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직후인 지난 1월 태국,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몰디브 등 20개국에 대한 단체관광을 허용한데 이어 3월에는 베트남, 몽골, 스페인, 이탈리아, 덴마크, 프랑스 등 40개국에도 같은 조치를 취한데도 불구하고 한국을 비롯한 일본, 미국 등을 제외한 것은 도를 넘는 조치였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급격히 늘어날 것임은 분명하다. 사드 배치와 코로나19로 인해 한국행을 가로막았던 단체관광객의 수요가 폭발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난다는 것은 환영할 만 하다. 침체된 국내 관광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눈덩이처럼 커진 여행수지 적자 개선에도 '유커 귀환'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보여서다.

하지만 우리의 관광 현실을 생각하면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중국 단체관광이 금지된 기간이 한국 관광산업의 체질을 바꿀 좋은 기회였지만, 과연 달라졌는지가 의문이다. 특히 중국인 단체관광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온 쇼핑 위주의 '싸구려 관광' 관행을 근절해야 하는데, 이 또한 별반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만약 예전처럼 오전엔 동대문, 오후엔 명동을 도는 '쇼핑 뺑뺑이'가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다시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이 돌아가서 과연 한국을 어떻게 추억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관광 콘텐츠가 부족하고 가볼 만한 지역도 서울과 제주 정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여기에 서울과 제주는 물론 중국인들이 주로 찾는 지역의 음식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것도 장벽이다. 그러니 관광객들의 한국 재방문율이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유커가 다시 몰려오기 전 국내 관광 매력도를 높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일각에서는 이대로 가면 유커를 가까운 일본에 다 빼앗길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사태를 막으려면 쇼핑 중심의 관광정책을 재정비해야 한다. 매년 수십만 명의 외국인을 유치하는 보령 머드축제 같은 문화나 미식체험 등을 결합한 관광콘텐츠를 개발하는 것도 시급하다. 필요하다면 관광규제도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 그래야 유커 귀환이 지속 가능해진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