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종훈 기자
  • 입력 2023.11.23 09:55

김기환·최문섭 대표 올 12월, 홍원학·편정범·정종표 대표 내년 3월 임기만료

(왼쪽부터) 김중현 메리츠화재 신임 대표이사, 김재식 미래에셋생명 부회장. (사진=각 사 홈페이지) 
(왼쪽부터) 김중현 메리츠화재 신임 대표이사, 김재식 미래에셋생명 부회장. (사진=각 사) 

[뉴스웍스=백종훈 기자] 주요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임기가 오는 12월부터 연이어 만료되는 가운데 메리츠화재와 미래에셋생명이 과감한 수장교체를 단행하면서 보험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양 사 모두 CEO 세대교체의 일환으로 젊은 피를 수혈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 20일 인사를 통해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에게 메리츠금융지주의 경영 전반을 맡을 것을 주문했다. 김 부회장이 화재를 맡은지 9년 만이다.

대신 김 부회장 후임으로 1977년생인 김중현 전무(경영지원실장)를 배치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이보다 앞선 지난 달 25일 변재상·김재식 공동 대표이사 체제에서 1963년생인 변재상 대표를 고문으로 위촉했다. 그리고 공동 대표이사 체제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도 1967년생인 김재식 대표이사에게 우선 힘을 실었다. 

이는 그룹을 젊은 조직으로 바꾸겠다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곧 임기만료를 앞둔 타 보험사 CEO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 형국이다. 경영성과를 인정받아 연임으로 이어질지 혹은 세대교체 바람으로 후임자에게 자리를 내줄지가 핵심이다.

(왼쪽부터) 김기환 KB손보 대표이사, 최문섭 NH농협손보 대표이사,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진=각 사 홈페이지) 
(왼쪽부터) 김기환 KB손보 대표이사, 최문섭 NH농협손보 대표이사,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진=각 사 홈페이지) 

우선 올해 말에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최문섭 NH농협손해보험 대표의 임기가 만료된다. 내년 3월에는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 편정범 교보생명 대표,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의 임기가 종료된다.

이들 가운데 김기환 KB손보 대표와 최문섭 NH농협손보 대표,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의 경우 모기업 '인사기조'에 따라 거취가 정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기환 KB손보 대표는 취임 3년 만에 KB손보를 지주 내 상위권 회사로 키워냈다. 

실제로 KB손보가 지주 내에서 차지하는 순익 비중은 지난 2020년 4.7%에 불과했지만 올 상반기 17.5%까지 늘어났다. 

KB손보의 당기순이익은 2018년과 2019년, 2020년에 각각 2624억원, 2347억원, 1539억원을 찍으며 하락세를 보였지만 김기환 대표 취임 이후인 2021년 2813억원, 2022년 5685억원을 기록하며 급성장했다. 이처럼 실적만 놓고 보면 김기환 대표의 연임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체제가 막을 내리고 최근 양종희 신임 회장 체제로 돌아서면서 인적쇄신 차원의 인사이동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김 대표는 지난 2021년 3월 첫 취임 이후 임기를 이미 한 차례 연장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올 연말 임기만료를 앞둔 최문섭 NH농협손보 대표의 연임 전망도 불투명하다. 

NH농협손보는 최문섭 대표 취임 첫 해인 2022년 전년 대비 33.2% 증가한 114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올 상반기에는 작년 상반기보다 95% 증가한 14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김기환 KB손보 대표와 마찬가지로 실적 측면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NH농협금융 계열사에서 CEO 연임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은 최문섭 대표의 연임가능성을 떨어뜨린다.

게다가 지난 1월 취임한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곧 계열사 수장교체에 나설 가능성도 농후해 최 대표의 거취는 안갯 속이다.

삼성생명 공채로 입사해 33년간 삼성맨으로 외길을 걸어온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는 보험업계 영업통, 보험통으로 불린다.

그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

삼성화재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1조643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그룹 내에서 맏형으로 불리는 삼성생명 순이익을 상반기에 이어 또다시 뛰어넘었다. 보험계약마진(CSM) 총량도 13조2593억원으로 삼성생명을 앞질렀다.

최근 글로벌 시장을 확장하고 보험 전 영역에 걸친 디지털화로 보험업을 뛰어넘는 지속가능한 경영환경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왼쪽부터) 정종표 DB손보 대표이사, 편정범 교보생명 대표이사. (사진=각 사 홈페이지) 
(왼쪽부터) 정종표 DB손보 대표이사, 편정범 교보생명 대표이사. (사진=각 사 홈페이지) 

편정범 교보생명 대표의 경우 3인 공동대표 중 한 사람이었던 윤열현 전 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아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편정범 대표, 신창재 회장의 2인 경영체제로 바뀐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신 회장이 편 대표의 임기를 추가로 보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편 대표는 지난 1988년 교보생명에 입사한 후 전략기획팀장 채널 담당 부사장 등을 지내며 주로 기획과 영업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더군다나 교보생명은 지주사 전환 등의 과제해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CEO 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편 대표 연임설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정종표 DB손보 대표 역시, 김정남 DB손보 부회장이 올해 3월 공동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연임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실제로 DB손보는 올 상반기에 지난해 상반기 8조2880억원보다 5.8% 증가한 8조772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동안 영업이익은 1조2091억원을 찍었다. 

정종표 대표는 인사지원팀 상무, 법인1사업본부 상무, 법인사업부문 부사장, 개인사업부문 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 2022년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이후 눈길을 해외시장으로 돌려 신사업 경쟁력 확보에 힘 쏟았다. 이미 DB손보는 미국 시장에서 성공한 보험사로 정평이 나있는 상태이며 지난 6월에는 베트남의 또다른 손해보험사인 '사이공하노이보험(BSH)'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외에 이은호 롯데손해보험 대표, 임규준 흥국화재 대표, 원종규 코리안리 대표 등도 내년 3월에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보험사들은 새 보험회계 기준 도입, 경기침체 등 불확실성이 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이 가운데 많은 수의 보험사 CEO가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어 큰 혼란까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있듯이 오히려 이 시기를 잘 버텨내면 보험사 입장에서 성장의 발판으로도 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성장도약의 일환으로 CEO 세대교체 등 보험사 물적, 인적쇄신이 연달아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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