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11.24 11:47

미래에셋·메리츠·한투, 대표 교체…67~69년생 포진
임기 만료 증권사 12곳…"대내외적 상황에 따른 변화"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차진형 기자)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차진형 기자)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미래에셋증권을 시작으로 증권가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당초 연임이 전망되던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60년대 초반 출생 최고경영자(CEO)들의 거취도 불분명해지고 있다. 

특히 국내 증권업계에서 상징적인 인물로 평가받던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과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이 퇴진하면서 세대교체 폭풍이 더욱 거세게 불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12곳의 CEO 13명의 임기가 올해 12월부터 내년 3월 사이 만료된다. 불안정한 업황에 따른 실적 부진, 내부통제 실패로 인한 연이은 사건·사고로 어느 정도 '물갈이'가 전망됐지만, 60년대 초반 출생 CEO들이 대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증권가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증권가 세대교체 신호탄은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의 퇴진이었다. 지난달 23일 미래에셋증권은 2기 전문경영인 체제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며 최현만 회장과 이만열 미래에셋증권 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61년생인 최현만 회장은 미래에셋의 창업 멤버이자, 26년 동안 미래에셋을 지키며 국내 탑티어 증권사로 성장시켰다. 최현만 회장과 함께 64년생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부회장과 이만열 미래에셋증권 사장도 경영에서 물러나며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이만열 사장과 동갑인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도 증권을 떠나 메리츠금융지주로 이동하며 경영에서 손을 뗐다. 13년간 메리츠증권을 이끌며 지난해 증권사 실적 1등을 달성하기도 했다. 

최현만 회장과 최희문 부회장은 각각 미래에셋·메리츠증권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인물로 평가받으며 증권가의 상징적인 인물로 여겨졌기에 충격은 컸다. 

2019년부터 5년간 한국투자증권을 이끌었던 64년생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도 자리에서 물러난다. 전임 유상호 전 사장이 12년 동안 사장직을 지켰기에 정일문 사장도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세대교체 바람에 휩쓸리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들의 빈자리는 67~69년생 후배들이 채운다. 미래에셋증권의 새 대표에는 69년생 김미섭 부회장이 올랐다. 각자 대표체제로 남은 한자리를 두고 69년생 허선호 부회장과 68년생 전경남 사장이 경쟁 중이다. 

메리츠증권도 67년생 장원재 세인즈앤트레이딩(S&T) 부문 사장을 새 대표로 내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정일문 사장의 후임으로 69년생 김성환 부사장을 내정했다. 

증권가를 호령하던 60년대 초반 출생 CEO들이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면서 다른 증권사들도 세대교체 바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정림 KB증권 사장과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도 각각 올해 12월,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두 사장은 63년생 동갑내기에 서울대 경영학과 82학번 동기로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최근 증권사에서 흥행했던 릴레이 캠페인에서 서로 지목하기도 했다.

두 사장도 세대교체 바람을 거스를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60년대 초반 출생 CEO들의 연이은 퇴진과 함께 라임·옵티머스 사태 관련 제재가 오는 29일 결정될 예정으로 연임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임기가 곧 만료되는 63년생 사장은 박정림, 정영채 사장 외에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김신 SK증권 사장, 박봉권 교보증권 사장, 오익근 대신증권 사장 등이 있다. 

다음달 임기가 끝나는 65년생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의 거취도 불투명하다. 젠투·라임펀드 관련 사적화해에 따른 일회성 충당금으로 3분기 적자가 발생했다. 다만 지난해 말 단일대표 체제로 운영하면서 한 차례 연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밖에도 김병영 BNK투자증권 사장(60년생), 임재택 한양증권 사장(58년생),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사장(64년생), 곽봉석 DB금융투자 사장(69년생) 등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며 "이번 증권사들의 수장 교체도 이러한 변화 흐름에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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