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12.04 12:04

해외증권사 인수도 차질…대주주 사법리스크 영향
경쟁사 토스증권, WTS로 시장점유율 확대 '극명'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카카오페이증권이 100억원대 적자를 지속하면서 수익 개선에 실패하고 있다. 반면 토스증권은 올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연 흑자 달성에 한걸음 다가섰다.

특히 토스증권은 내년 웹트레이팅시스템(WTS)을 출시가 예정돼 있어 카카오페이증권과의 격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은 올 3분기 12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분기별로 보면 1분기 126억원, 2분기 12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도 손실 폭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분기별로 보면 ▲1분기 109억원 ▲2분기 131억원 ▲3분기 119억원 ▲4분기 12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 7월 카카오톡 내에서 주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출시했음에도 경쟁사인 토스증권에 크게 밀리는 모습이다. 특히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해외주식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에 실패하는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 수익은 32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22억원의 수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소폭 성장했지만, 적자 폭을 줄일 정도로 성장하지 못하며 국내 증권사 중 12위를 차지했다. 

특히 카카오페이의 미국 증권사 인수도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14일 카카오페이는 "현재 시버트는 2차 거래를 종결하기 어려운 중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했다고 판단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며 "2차 거래의 경우 시버트 주주총회의 승인, 미국 규제당국의 승인 등 선행 조건이 충족돼야 종결 가능하다"고 공시했다.

카카오페이는 시버트 지분 51%를 1·2차에 걸쳐 약 1039억원에 취득하기로 하고, 지난 5월 1차 거래로 지분 19.9%를 확보한 상태다. 카카오페이가 시버트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거래 이행 관련 내부 검토를 거치고 있지만, 카카오페이증권이 시버트 인수로 해외주식 시장에서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도 꺾인 상태다.

반면 토스증권은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 토스증권은 올 3분기 3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후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1년 만에 다시 흑자를 기록하며 연간 흑자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토스증권은 올해 1분기 4억200만원, 2분기 36억26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1분기와 2분기 각각 103억원, 6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개선됐다. 

매 분기 실적 개선을 이끄는 것은 해외주식 수수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토스증권의 올 3분기 누적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 수익은 517억원으로 ▲미래에셋증권(997억원) ▲삼성증권(965억원) ▲키움증권(825억원) ▲NH투자증권(565억원) 이어 국내 증권사 중 다섯 번째로 많은 수익을 거뒀다. 

지난해 한해 동안 380억원의 수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성장했다. 특히 올해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대형사를 제치며 해외주식 '강자'로 성장했다.

토스증권이 브로커리지에 집중하는 동안 카카오페이증권이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올 3분기 누적 인수·주선 수수료 수익은 1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6억원의 수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소폭 개선됐지만, 기업금융(IB) 시장이 정상화에 접어들려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당분간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토스증권이 해외주식 시장에서 대형사와 견줄 만큼 성장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동안, 카카오페이증권은 흑자 전환이 아직 멀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토스증권에 대해 "해외주식 위탁매매에서 이룬 압도적인 성장에 힘입어 안정적인 외형 성장과 함께 손익 개선까지도 달성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올해부터 순수수료이익에 더불어 이자손익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점진적인 수익성 개선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카카오페이증권에 대해서는 "성장의 동력으로 기대했던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도 지난해 3분기에 급등한 이후로 유의미한 성장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는 거래대금 증가로 국내주식 수수료 수익이 전체 수수료 이익 성장을 개선했지만, 점유율은 아직도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투자자 예탁금과 거래대금 부진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때 카카오페이증권의 점유율 확대 여부가 흑자 전환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스증권은 압도적인 MTS 점유율을 기반으로 내년 WTS 출시를 통해 브로커리지 강자로 도약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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