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12.05 13:58

與 "사법신뢰 회복 적임자" vs 野 "검찰 압수수색 남발 막아야"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뉴스1)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조희대(66세·사법연수원 13기)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린 5일 여야는 조 후보자를 향해 날카로운 검증 잣대를 들이대기보다는 정책 질의와 당부에 집중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흠이 없는 게 흠이다"라며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 6년간 무너진 사법부의 신뢰를 회복해달라"고 당부했다.  

야당의 전용기 민주당 의원도 "인품이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임명을 전제로 한 듯이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은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공관 호화 리모델링, 예산 불법 전용 의혹 등을 거론하며 "김명수 체제 하의 6년 사법부가 정말 위기였다. 김 전 대법원장 스스로가 사법부에 대한 신뢰 추락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회고했다.

전주혜 의원은 "사법부 공정성이 중요한데 유독 지연된 재판에는 문재인 정부 관계자나 민주당 인사들만 있다"며 "국민은 재판 결과를 보고 법원이 특정 정당 편을 드나, 하수인인가 이런 생각을 가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의 유상범 의원은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 하에서 재판 제안의 현황을 보면 장기 미제(사건)은 9배 급증을 했다"며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서 보여줬던 법원에 대한 불신을 일소할 책임이 있으니 애써달라"고 요청했다.

김형동 의원 역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민주당을 탈당한 최강욱·윤미향 의원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재판 지연 문제를 언급하면서 "국민들이 사법부가 늘 권력에만 동조한다는 의심을 갖지 않도록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맞서 야당은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 남발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법원이 추진하고 있는 '임의적 대면 심사 제도'를 도입해달라고 요청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어제 검찰이 전임 도지사 수사를 이유로 경기도청을 압수수색했는데, 14번째 압수수색이라고 한다"며 "동일한 대상을 놓고 압수수색을 반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더불어 "영장실질심사에 의무화된 구속영장 발부는 82%라고 하는데 압수수색 영장이 훨씬 많이 발부(발부율 91%)되고 있다"며 "올해 2월 형사소송 규칙 입법 예고된 임의적 대면심사제도를 필요한 범위 내에서 기밀성 밀행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 의지를 갖고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법원이 규칙을 만들어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 청구 남발을 제지해야 하는데 거의 100% 발부해줘서 압수수색 영장 자판기라는 비판이 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압수수색 영장이 왜 청구되는건지 이게 타당한지 검사에게 물어봐야 하는데 현재 제도에서는 물어보지 않는다. 물어볼 수 없다는 것"이라며 "대법원이 고민하듯 검사에게 이 영장을 왜 청구했는지 물어보고 심문하고 알아보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서 의원은 "그걸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대법원"이라며 "대법원이 규칙으로 바꿀 수 있다. 그렇게 하고 국회도 논의하고 함께 해야 한다. 열심히 일하는 검사들을 존경하지만 일부 검사들에 대해 제지하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인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도 "압수수색 필요성에 관해 엄격하게 심사해야 할 것 같다"며 "특히 개인의 집에 대한 압수수색은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충격이 크기 때문에 수사에 필요한 범위 내에 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 후보자는 이날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법 농단' 사태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은 1심 판결을 앞두고 있기에 언급하는게 적절치 않다"면서도 "그런 사태가 생겨 국민들께 걱정을 끼친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또한 "나라를 위해, 국민을 위해 훌륭한 일을 한 분들이 많다"며 "저도 제 한 몸을 생각하기보다는 지금까지 재판한 경험을 토대로 미력하게나마 도움이 되는 길을 한번 찾아보자는 심정으로 (대법원장 후보를) 수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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