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웍스=정은지 기자] "당신이 기대했던 SUV 그대로의 EV."

KG모빌리티가 '코란도'와 '무쏘'의 고유 헤리티지를 계승한 '토레스'의 전기차 버전, '토레스 EUV'를 출시하며 전기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토레스 EVX는 KG모빌리티가 사명 변경 후 내놓은 첫 전기차다. 경쟁 모델을 압도하는 동급 최대 839ℓ 적재 용량과 오프로드 주행에 적합한 높은 최저 지상고(175㎜),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 433㎞까지 높은 활용도를 지닌 토레스 EVX에 기자가 직접 올랐다. 시승 모델은 최상위 트림인 'E7'이다.

행사장에는 다부진 체격을 자랑하는 토레스 EVX가 줄지어 기자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차체를 높여 험로 주행이 용이하고, 원활한 차박을 위해 실내 공간도 넓게 디자인했다"며 "적재 용량이 충분해 다양한 레저 활동에 적합하다"고 자신했다.

토레스 EVX 디자인에는 KG모빌리티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파워드 바이 터프니스(Powered by Toughness)'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전면부에는 모던한 모습의 키네틱 라이팅 블록이 일자형으로 적용됐으며, 육질의 후드 캐릭터 라인은 강인한 느낌을 전달한다. 프런트 범퍼의 토잉 커버와 리어램프 제동등에는 태극기의 건곤감리 문양을 새롭게 재해석해 개성 있게 담았다.

운전석 도어를 열자 넓은 실내 공간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12.3형 클러스터와 인포콘 내비게이션을 하나로 연결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깔끔하게 배치됐으며, 좌우로 길게 뻗은 우드 패턴의 센터 가니쉬로 인해 실내 공간이 더욱 넓어 보였다.

특히 무선충전 기능이 탑재된 플로팅 타입의 센터콘솔을 적용해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센터콘솔 왼쪽에는 토글스위치 타입의 전자식 변속기가 배치돼 있었고, 그 옆에는 두 개의 컵홀더가 자리 잡고 있다.

함께 시승에 나선 기자가 보조석에 앉으면서 "공간이 넓어 활용도가 높아 보인다. 가격 대비 가성비가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토레스 EVX의 전장은 4715㎜, 전폭은 1890㎜, 전고는 1735㎜다. 트렁크 용량은 839ℓ며, 2열 폴딩 시 1662ℓ까지 적재가 가능하다. 

주행 느낌은 어떨까. 시승은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인천시 중구에 위치한 카페까지 왕복 132㎞를 2인 1조로 번갈아 주행했다.

토레스 EVX는 스티어링휠의 핸들링이 부드러워 편안한 느낌을 줬다. 액셀러레이터 페달의 조작감과 브레이크 페달의 조작감도 제법 가벼운 느낌이었다. 

뻥 뚫린 고속도로에서 속력을 높이자, 안정적으로 빠르게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속도가 올라가도 풍절음 밑 노면 소면은 크게 유입되지 않는 편이었다. 

고속도로를 지나 시내로 진입했다. 왕복 2차선의 곡선 구간에서 토레스 EVX는 날렵한 반응속도를 보였다. 요철을 지날 땐 차체가 농구공처럼 탄력 있게 반응해 안정적으로 느껴졌다. 

눈에 띄는 부분은 LFP(리튬인산철) 블레이드 배터리(용량 73.4㎾h)가 탑재됐음에도 주행가능거리가 433㎞로 길다는 점이다. 

리튬이온 배터리(용량 77.4㎾h)를 탑재한 현대차의 '아이오닉 5' 롱레인지 모델의 주행가능거리가 458㎞인 것과 비교했을 때, KG모빌리티는 BYD와의 협력을 통해 최적의 배터리 시스템을 설계해 리튬인산철의 에너지 밀도를 극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기존의 LFP 배터리 구성을 개조해 배터리 셀을 차곡차곡 쌓았다"며 "단위 면적당 많은 양의 셀을 탑재해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안전성도 높였다. 그는 "양쪽에 셀을 고정하는 부분의 강성을 보강해서 충돌 시 배터리의 발화를 최소화했다"고 덧붙였다. 배터리 보증기간은 10년 100만㎞다.

이 밖에 ▲에코 ▲컴포트 ▲스포츠 ▲윈터 등 4가지 단계의 드라이브 모드를 설정할 수 있으며, 3단계의 회생제동 레벨을 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도 적용했다.

전기차 시장은 올해 경기침체 우려 및 고금리 영향으로 수요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로 인해 주행가능거리는 기본적으로 갖춘 상황에서 용도와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차량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는 추세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쏟아내는 쟁쟁한 신형 전기차들 사이에서 토레스 EVX가 기술력과 가성비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지 기대된다.

토레스 EVX의 가격은 ▲E5 4750만원 ▲E7 4960만원이다. 여기에 환경부 보조금과 지방자치단체별 보조금을 받을 경우 3000만원대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