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광종기자
  • 입력 2016.08.03 11:04

(3) 북진의 대열-7

 

[뉴스웍스=유광종기자] > 평양을 점령한 뒤 국군들이 지나는 부락에서 현지 주민들로부터 환영인사를 받고 있는 모습이다. 역시 1950년 10월 19일 무렵의 사진이다. 전쟁은 잘 펼쳐질 때 의외의 변수를 경계해야 하는 법이다. 성난 파도, 거센 바람처럼 북진했던 아군의 기세는 좋았으나 역시 숨어 있는 변수에 둔감한 실수를 낳았다. 그 변수는 분명 북쪽의 바람에 실려 남쪽으로 내려 올 참이었다. 중공군의 참전 가능성은 아군의 평양 점령으로 부쩍 높아졌다. 그럼에도 유엔군 수뇌부는 그 점에 매우 둔감했다. 국군 또한 평양 탈환으로 사기가 높아진 대신, 그 안에 담긴 앞으로의 변수 돌출 가능성에는 아주 무감했다. 

 

> 점령지에서는 나름대로 선전이 필요하다. 주민들을 향해 점령 병력이 적의(敵意)를 지니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알려야 한다. 그를 선무(宣撫)라고도 한다. 평양 탈환 뒤 국군 1사단 장병이 현지 주민들을 상대로 선무를 펼치고 있는 장면의 사진이다. 그러나 무엇인가가 뒷머리를 잡아당기는 느낌이 없지 않았다. 앞으로 상황은 어떻게 닥칠까. 전쟁에 임해 대오를 이끄는 사람은 눈앞에는 보이지 않으나, 늘 닥칠지 모를 상황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 평양 외곽 비행장에 내려 시내로 진입하는 길 위의 이승만 대통령 내외를 현지 주민들이 뜨겁게 환영하는 모습이다. 대통령 내외는 먼 거리에서 촬영해 모습이 분명치 않다. 이 무렵에는 누구도 대한민국이 주도하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의심하지 않았다. 분위기에 올라타는 일에 서로가 앞장을 서는 편이었다. 그러나 전쟁은 늘 수월하지 않다. 누군가가 그 분위기에서 냉정했어야 좋았다. 그럼에도 정작 그 점을 우려하는 시선이나 목소리는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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