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4.01.22 06:00

1기 수료생 중 카드·종금 3명 입사…9명은 체험형 인턴 채용
금융IT인증서 주지만, 5대 은행 삼성 SSAFY 수료생만 우대해

(사진제공=우리금융지주)
(사진제공=우리금융지주)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IT 직원에 대한 운영 계획을 바꾸면서 취업준비생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특히 계열사인 우리에프아이에스에서 교육 중인 IT 아카데미 교육생이 최대 피해자로 꼽힌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FIS 아카데미(이하 우리FISA) 1기 수료생 중 우리금융 계열사에 정식 입사한 취준생은 총 3명이다. 우리카드 1명, 우리종금은 1월 중 인턴 직원 2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1기 수료생 중 9명은 우리에프아이에스 인턴으로 채용됐다.

하지만 계열사 중 우리은행은 우리FISA 수료생을 한 명도 받지 않았다. 

우리FISA는 미취업 청년에게 960시간 교육, 기술세미나, 협업 해커톤, 금융BIZ특강을 제공하고 전문역량을 갖춘 개발자를 양성하는 금융IT 전문가 특화 과정이다. 지난해 10월 78명이 수료식 마쳤다.

당시 수강생 모집에는 수료생에게 우리금융그룹 일부 계열사 채용전형 우대혜택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우리금융이 같은 시기 IT 거버넌스 개편에 나서면서 청년들이 들어갈 자리를 우리FIS 소속 직원 950명이 채웠다.

현재 우리FISA는 2기 교육생 모집을 마치고 오는 5월 14일까지 교육에 나선다. 아직 우리은행은 우리FISA 수료생에 대한 채용계획은 확정하지 못했다.

조한래 우리은행 CIO는 "은행 인사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지만, 올해 채용 계획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은행은 4월과 10월 두 차례 신입직원 채용에 나선 바 있다. 이중 디지털 인력은 4월에 채용해 IT 신입직원을 확충했다. 올해도 3~4월 신입 채용에 나설 것을 감안하면 우리FISA 교육생은 수료증을 받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교육 이수자에 대한 우대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

내부에선 우리FISA를 사회공헌활동으로 인식하고 있다. 청년 취업과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뿐 채용까지 연계하기 힘들다란 얘기다.

우리금융은 우리FISA 교육생에게 매월 훈련장려금으로 31만6000원을 지원한다. 교육비 무료에 지원금까지 주면서 인재 양성에 나섰지만 이를 사회공헌활동에만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교육 수료 후 받는 금융IT역량인증서도 다른 은행에서 얼마나 수용할지도 불확실하다.

이미 삼성이 운영 중인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 교육생이 실전형 인재로 인정 받으면서 우대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150개 기업에선 SSAFY 수료생에게 서류심사 면제, 코딩 테스트 면제, 서류심사 가점 등 우대 정책을 펼치고 있다.

SSAFY는 지난해부터 신한·KB국민·하나·우리·농협 등 국내 5대 은행과 업무 협약을 맺고 핀테크 SW 인재 육성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 5대 은행은 5억원씩 총 25억원 규모의 기금을 마련해 SSAFY 협력 NGO인 '아이들과미래재단'에 기부했으며, 이는 SSAFY 교육생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활용되고 있다.

SSAFY 수료생들은 누적으로 5대 금융그룹에 총 550여명이 취업, 금융권 전체로는 900여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수료식 다음날부터 진행되는 SSAFY 채용박람회에는 120여개 기업이 참여하며 5대 은행이 모두 참여하는 금융특화관도 운영된다.

일각에선 우리FISA가 삼성과 같은 성공 사례를 남기기 위해선 채용 성공 사례도 함께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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