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4.01.22 16:12

미래에셋·키움證, 지난해 4분기 적자 전망
"부동산PF 구조조정 속도감 있게 진행돼야"

2022~2023년 주요 증권사 순이익 추이. (자료=에프앤가이드)
2022~2023년 주요 증권사 순이익 추이. (자료=에프앤가이드)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증권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과 해외부동산 평가 손실 등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일부 증권사는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상장된 주요 증권사 5곳(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한국금융지주·키움증권·NH투자증권)의 지난해 총 순이익은 3조184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2조5330억원) 대비 약 19.16%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5곳의 총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3조1413억원) 대비 24.54% 증가한 3조912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큰 폭 늘었지만, 1조원을 달성할 증권사는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금융지주는 전년 동기 대비 33.59% 증가한 854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전망된다. 브로커리지 수익은 떨어졌지만, 인수금융 주선 등을 통해 실적이 견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주를 제외한 증권사로서는 삼성증권이 652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증권업계 1위를 차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증권사 중 부동산 PF 및 해외부동산 관련 손실 리스크가 가장 적은 곳으로 꼽힌다. 보수적으로 운용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평가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570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88.41% 성장한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의 호실적은 타사 대비 적은 충당금 적립액과 높은 트레이딩 손익 개선세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업계 자기자본 1위인 미래에셋증권의 순이익은 5000억원이 안되는 4865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며, 키움증권도 전년 대비 실적이 하락하며 453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금융지주와 삼성증권, NH투자증권은 전년 대비 성장한 모습을 보였지만,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은 4분기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해외부동산 손실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IBK투자증권은 미래에셋증권에 대해 해외부동산 손상차손이 인식되며 지난해 4분기 104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봤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속적인 해외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른 해외부동산 손상차손 인식과 연말 비시가성자산의 재평가로 인한 연결손익 부진, 태영건설 관련 충당금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우 연구원은 태영건설에 대한 미래에셋증권의 익스포저는 1700억원으로, 4분기 50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할 것으로 봤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10월 발생한 영풍제지 사태에 직격탄을 맞았다. 하나증권은 키움증권이 지난해 4분기 165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영풍제지 반대매매 미수금이 약 4333억원 반영돼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며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직전 분기 대비 31% 감소하면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도 25% 감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부동산 PF 시장이 정상화에 접어들어야 증권사들의 실적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기업금융(IB) 부문 우려로 인해 거래대금과의 상관계수가 낮아진 상황"이라며 "이와 같은 우려는 증권사들의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실적을 통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국의 시장 원칙에 따른 부동산PF 구조조정 방침을 제시한 만큼, 이로 인한 추가적인 비용 발생은 불가피하다"며 "부동산PF 구조조정이 상반기 중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며, 하반기 금리 인하에 따른 자산건전성 개선 진행 및 이에 따른 증권사들의 점진적 손익 개선 추세가 확인될 시, 증권주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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