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종훈 기자
  • 입력 2024.01.23 15:52

[뉴스웍스=백종훈 기자]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지난 19일 론칭했다. 당장 소비자들은 자동차보험과 용종보험 상품을 보험사 별로 비교하거나 추천받을 수 있다.

이 서비스의 핵심은 소비자 입장에서 플랫폼을 통해 각 보험사 상품을 한 번에 비교하고 가장 저렴한 상품을 찾아 가입까지 끝마치는 것이다. 소비자 편익 제고를 목표로 만들어진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해당 서비스 출시를 하루 앞두고 열린 사전점검 회의를 통해 "보험 업계와 핀테크 업계는 소비자를 위한 혁신의 관점에서 하나 된 팀이라는 생각으로 상호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보험 업계와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핀테크 업계는 적어도 소비자 입장에서 '하나 된 팀'이 아니었던 것 같다. 양 업계가 중개 수수료율을 놓고 자신들만의 입장을 고수하며 서비스 출시 직전까지 큰 이견을 보였기 때문이다. 

처음에 핀테크 업계는 최대 11%에 달하는 중개 수수료율을 보험 업계에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가 각 보험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험료를 각각 산출하고 가격을 비교하는 수고를 플랫폼에서 덜어준다는 명목이다. 

이에 보험 업계는 상생금융 일환으로 자동차보험료를 3년 연속 인하한 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언제든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중개 수수료율이 불합리하다고 반발했다.

이후 중개 수수료율 협상은 진통을 거듭하다가 금융당국이 중개 수수료율을 최대 5% 이내로 제한하면서 3% 수준으로 가닥이 잡혔다. 

보험사 홈페이지에서 100만원에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을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플랫폼에서는 103만원에 가입하는 구조다. 보험사가 플랫폼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발생하면 어떤 형태로든 보험상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저렴한 상품을 한눈에 볼 수 있게는 해주지만 정작,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에 가입할 수 없는 소위 '웃픈' 상황이 발생하게 된 이유다.

이에 핀테크 업계는 고객을 유입시키기 위해 수수료로 올라간 보험료만큼의 할인 쿠폰이나 포인트를 지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뱅크샐러드는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조건 없이 최대 3만원을 캐시백 해주기로 했다. 핀크도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핀크머니를 최대 3만원까지 주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편함은 여전히 소비자 몫이다. 소비자들을 위한 혁신도 찾아보기 어렵다.

지금 상황에서 플랫폼을 이용해 소비자 본인이 원하는 가격의 보험 상품에 가입하려면, 플랫폼에서 각 보험사 상품가격을 확인한 후 해당 보험사 홈페이지로 재차 들어가는 방법뿐이기 때문이다.  

수수료율을 조정하는 과정은 시장 논리에 따른 양 업계의 자율로 볼 수 있다. 다만 해당 서비스를 도대체 왜, 누구를 위해 만든 것인지 본질에 조금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본질에서 벗어나면 벗어날수록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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