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4.02.08 12:00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오세훈표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권인 '기후동행카드'가 연초 최대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 33만장이 판매됐다. 실물 카드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역마다 '해당 역에 배정된 물량이 매진됐다'는 공지가 붙어있다.

기후동행카드는 서울 시내 지하철과 시내버스, 마을버스, 따릉이 등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통합정기권이다. 가격은 6만2000원이며, 공공자전거인 따릉이를 이용할 경우 6만5000원이다.

기후동행카드는 기본적으로 서울 내에서 이동할 때만 '무제한'이다. 서울지역 내 지하철, 시울시 면허 시내·마을버스 등이 해당된다. 서울 안에서 지하철을 탔어도 서울 외 구간에서 하차할 때는 별도로 역무원에게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현재 서울시는 인근 지자체와 협의해 사용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인천시, 김포시, 군포시 등과 차례로 협약을 성사시켰다. 지난 7일에는 과천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다만 하차는 돼도, 승차는 안 되는 구간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참여 지역이 계속 확대되면 불편함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 기준 경기도에서 서울로 통근·통학하는 인원은 125만6000명에 달한다. 고양시가 16만3000명으로 가장 많지만, 아직 협약을 맺지 않았다. 기후동행카드 시작일부터 오늘까지, 기자가 출퇴근하는 고양시 화정역 지하철의 모든 개찰구에는 기후동행카드 '사용 불가'를 안내하고 있다. 

기자는 매일 화정역에서 동대입구역으로 이동한다. 마을버스+지하철 요금으로 왕복 하루 3700원이 든다. 한 달에 20일을 출퇴근한다고 하면 7만4000원인 셈이다. 만약 기후동행카드(따릉이 제외)를 사용할 수 있다면 1만2000원이 절약된다. 요즘 물가로는 점심 한 번 사 먹으면 끝난다지만, 하루의 반을 서울에 있는데 쟤는 쓰고 나는 못 쓰면 배가 아프다. 

스포츠에는 "이기지 못할 거면 합류하라"는 말이 있다. 획기적인 교통정책을 내놓을 깜냥이 안되면 시류에 편승이라도 하자. 인기를, 표를 얻는 게 별거 있나. 시민들 불만이 쌓이기 전에 숟가락만 잘 얹어도 치적이다. 고양시의 발 빠른 합류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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