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웍스=채윤정 기자]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 플랫폼을 이끄는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10년 만에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주완 LG전자 사장을 만난다. 그가 한국을 다시 찾는 것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미래를 이끌 핵심 기술로 부각된 가운데 국내 기업과 반도체 동맹을 타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27일 밤 입국해 오는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과 만난다. 저커버그 CEO가 한국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저커버그 CEO에게 메타와 협력 의사를 가진 국내 기업을 추천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현재 대통령실은 관련 기업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저커버그 CEO는 이 회장과도 만나 AI 반도체 협업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커버그 CEO와 이 회장은 특히 '하버드대 동문'이라는 인연을 갖고 있어 더욱 긴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는 최근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을 선언한 바 있는데 AGI를 자체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도입에 나선다. 올해 연말까지 H100 35만개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엔비디아가 AI 칩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80% 이상을 독점하는 상황이어서 가격이 비싸다는 난제가 있다. 저커버그 CEO는 이에 따라 자체적인 AI 반도체를 양산하기 위해 파운드리 기업과 협력이 꼭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저커버그 CEO는 이 회장을 만나 파운드리 분야에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근 AI 반도체 분야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급부상했는데 저커버그 CEO는 이 회장과 HBM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커버그 CEO는 조 사장과 만남에서는 확장현실(XR) 헤드셋 개발과 관련해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는 특히 XR 분야의 1위 기업으로 이미 지난 2016년부터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헤드셋을 선보여왔다. 

그러나 메타는 최근 애플이 XR 헤드셋인 '비전 프로'를 선보이면서 시장에서 입지가 약화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LG와 손을 잡는 것이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 직속으로 XR 사업 조직을 신설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 조직에서 헤드셋을 개발하는지, 관련 솔루션을 개발할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지난달 CES 2024에 참가한 조 사장은 "스마트폰 공백을 어떻게 매워야 하는 지 고민되는데, XR 사업을 새로운 기회로 보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어 주목된다.

저커버그 CEO는 현재 일본을 방문 중으로, 한국을 거쳐 인도를 방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에서는 아시아 최고 부호로 이름을 올린 무케시 암바니 회장의 막내아들 아난트 암바니의 결혼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결혼식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 등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