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4.03.06 19:21

미국·일본·중국·독일·캐나다 등 18개국 정부‧기업 집결
국내 배터리 3사, 전고체·초고속 충전·토털 관리 솔루션 공개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에 참가한 LG 에너지솔루션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에 참가한 LG 에너지솔루션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올해로 12회를 맞은 '인터배터리 2024' 전시회에 역대 최대 규모인 579개 기업·기관들이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관련 서비스를 관람객들에게 경쟁적으로 소개하며 열띤 홍보를 펼쳤다. 

6일부터 사흘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이번 행사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와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 소재 업체가 총집결해 K배터리의 현재와 미래를 소개했다. 

전시회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렸으며 입장을 위한 티켓을 받는 부스에도 수백 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행사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를 찾은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과 최윤호 삼성SDI 대표, 이석희 SK온 사장 등 국내 기업 대표들이 LG에너지솔루션의 차량 탑재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를 찾은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과 최윤호 삼성SDI 대표, 이석희 SK온 사장 등 국내 기업 대표들이 LG에너지솔루션의 차량 탑재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배터리 업계, 차세대 배터리 기술 대거 공개

배터리 업계 1위인 LG에너지솔루션의 전시장은 '파우치형 셀투팩(CTP)'을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실제 자동차의 하단 뼈대와 비슷하게 제작된 목업에 셀투팩 적용 배터리를 장착해 관람객들이 적용 사례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기존 배터리 구성에서 모듈 단계를 제거하고 팩에 직접 셀을 조립하는 방식으로 제작된 셀투팩은 배터리 무게 및 비용은 줄여주고 에너지 밀도는 높여주는 제품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실제 목업 차량의 배터리 덮개 아래로 일부 드러난 부분을 보면 일정 간격으로 녹색 경계가 배치돼 있다"며 "이는 셀 간 열 이동을 늦춰 과열을 방지하는 열전이 소재"라고 설명했다. 또 셀 유닛 사이에 열전 지연 구조를 적용해 안정성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더불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배터리 관리 토털 솔루션(BMTS)'에 넓은 전시 공간을 할애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배터리 판매 이후 안전 진단, 제품 관리까지 책임지는 사업을 전개 중"이라며 "전동화 기술이 발전하면 전기차는 하나의 컴퓨터와 같은 개념이 된다. BMTS 사업을 통해 기존 제품을 뛰어넘는 솔루션을 제공해 고객 만족에 앞장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인터배터리 어워즈'서 '종합 최고 혁신상'을 수상한 '미드-니켈 퓨어 NCM'도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미드-니켈 소재를 적용한 노트북용 배터리로, 리튬 코발트 산화물 중심의 노트북 배터리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고 고전압 구동까지 가능하다. 

회사 관계자는 "업계 최초로 노트북 배터리에 미드-니켈을 100% 적용한 것"이라며 "기존에는 가격이 높은 리튬코발트산화물 중심 노트북 배터리가 주를 이뤘는데, 미드-니켈 퓨어 NCM 100% 배터리를 개발해 라인업을 다양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SDI가 '인터배터리' 전시장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채윤정 기자)
삼성SDI가 '인터배터리' 전시장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채윤정 기자)

삼성SDI는 전시관을 통해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ASB) 양산 준비 로드맵을 공개하는 데 집중했다. ASB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 위험성이 적고 주행거리가 길어 배터리 업계에서 게임체인저로 지목되고 있다.

삼성SDI는 업계 최고의 에너지 밀도를 갖춘 900Wh/ℓ ASB를 2027년부터 양산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프로토 샘플을 생산한 데 이어, 성능 개선과 검증을 거쳐 올해부터 2026년까지 A·B·C 샘플 생산에 들어간다.

삼성SDI 관계자는 "대규모 전시회에서 ASB 향후 계획을 발표한다는 것은 그만큼 기술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라며 "전고체 배터리를 2027년 양산할 것이라는 추상적인 목표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과정을 거쳐 목표에 도달하겠다는 새로운 계획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용량인 150Ah 각형 배터리를 출시하고, 2027년과 2029년에는 사용 기간이 16년, 20년에 달하는 장수명 배터리를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SDI도 실물 크기의 차량 하부 구조 목업에 자사 배터리를 탑재한 셀투팩을 선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이 파우치형 제품을 전시한 것과 달리, 주력 폼팩터인 각형을 전시해 관심을 모았다. 

관람객들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도 관심을 보였다. 삼성SDI는 기존의 LFP 배터리보다 더 성능을 높인 'LFP+' 배터리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LFP 배터리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및 전기차용 제품으로 모두 개발 중"이라며 "하지만 아직 어느 유형 제품이 생산될지는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SK온은 추위에서도 강한 성능을 발하는 '윈터 프로' LFP 배터리를 전시했다. LFP 배터리는 영하 20도 이하 저온에서 주행거리가 50~70% 급감하지만, 이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긴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SK온 관계자는 "윈터 프로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를 높이면서도 저온 충·방전 용량을 각각 16%, 10% 늘렸다"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고려해 중국 외 시장에서 LFP 배터리 소재를 조달하고, 고객 요구에 맞춰 제품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온은 또 2021년 선보인 기존 SF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9% 높이면서 급속 충전 시간은 유지한 '어드밴스드 SF' 배터리를 선보였다.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18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1회 충전 주행거리도 최장 501㎞ 수준으로 기존 제품보다 늘어났다.

SK온은 또 비수세 공정을 통해 제품 안전성을 높였다고 소개했다. 전기차 배터리는 한 번 불이 나면 진화가 어려운 데 애초에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막는 기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SK온이 개발한 비수세 공정은 물을 사용하지 않고 독자 기술로 개발한 전용 코팅 물질을 활용해 양극 활물질 보호층을 만드는 기술을 적용했다.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에 참가한 SK온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배터리셀 등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에 참가한 SK온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배터리셀 등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에코프로 부스에서는 김윤태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사장이 나서 VIP 일행을 맞았다.

에코프로는 세계 최초로 양산한 단결정 하이니켈 양극 소재, 비용을 30%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 등을 공개했다.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니켈 91% 단결정을 세계 최초로 양산한 기술을 비롯해 초고용량 NCMX(니켈·코발트·망간·첨가제) 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또 올 연말 양산을 시작할 LFP 제품 등 에코프로의 양극 소재 기술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포스코그룹은 포스코홀딩스가 전시회를 주관했다. 기존에는 포스코퓨처엠이 대표 선수로 나와 전시회를 진행했지만, 올해는 양·음극재 뿐 아니라 리사이클링과 차세대 소재 등 밸류체인 전반을 소개하기 위해 포스코홀딩스가 행사를 맡았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배터리 핵심 광물 사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리튬·니켈 사업을 본격 확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부스에는 리튬·니켈·흑연·전구체 등 배터리 핵심 광물이 원재료 상태로 전시돼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김준형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총괄은 "올해 제일 주력하는 것이 리튬이다. 리튬은 벌써 이달부터 첫 제품이 나오기 시작했다"면서 "니켈도 해외 투자를 이어가고 있고 자체 기술 개발도 어느 정도 진척된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6일 코엑스에서 개막된 '인터배터리 2024'에서 김동명(왼쪽부터) 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 이석희 SK온 사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SK온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채윤정 기자)
6일 코엑스에서 개막된 '인터배터리 2024'에서 김동명(왼쪽부터) 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 이석희 SK온 사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SK온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채윤정 기자)

◆강경성 산업부 차관 "향후 5년간 5000억 투자…R&D 지원할 것"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인터배터리 개막식에는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축사를 통해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과 LFP·나트륨 등 보급형 배터리 개발과 재사용·재활용의 친환경 기술 개발에 향후 5년간 5000억원 이상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 흐름에 맞춰 기업 수요를 적극 반영한 R&D 과제들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차관은 "올해 전시회가 12번째 개최되는 행사인데 역대 최대 규모로 전 세계 배터리 흐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행사가 됐다"며 "이차전지 업체들은 과감한 투자와 기술 혁신에 나서야 하며, 혁신 생태계를 만드는 것과 공급망 자립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글로벌 배터리 기술 시장의 주요 흐름으로 차세대 배터리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과 LFP 등 보급형 배터리 기술 확대, 친환경 기술 강화, 원통형 배터리 등 표준 및 자동화 기술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김동명 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2013년 코엑스의 한 홀에서 열렸던 인터배터리 행사가 올해 전관에서 개최되는 행사로 크게 발전했다"며 "대한민국 배터리 기술에 대해 세계적인 관심이 높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대 배터리 강국으로 발전하기 위해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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