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광종기자
  • 입력 2016.09.23 14:43

(3) 후퇴도 작전이다-2

> [뉴스웍스=유광종기자] 전선이 흔들려 아군의 후퇴, 나아가 전반적으로 전쟁의 형세가 불리한 쪽으로 기울 경우 피난민의 대열은 여지없이 늘어선다. 1950년 말 그런 상황에 아군이 놓였을 때 평양을 앞 다퉈 떠나는 사람들의 행렬이다. 평양 인근의 기차역이다. 날씨는 매우 추웠다. 살림살이를 하나라도 더 챙겨 떠나는 평양 인근 피난민들의 모습이 애처롭다. 그 해 10월 말 중공군의 대규모 참전으로 북진에 나섰던 아군 대열이 크게 무너지면서 상황은 다급해졌다. 어디까지 밀릴지는 그 누구도 내다보기 어려웠다. 

 

> 적에게 쫓기는 상황은 아주 어둡다. 그럼에도 치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나아가고 물러서는 일은 전쟁에서 늘 벌어지는 법이다. 불리한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아야 다시 적에 맞서 싸울 기회가 온다. 따라서 적으로부터 물러서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다급함에 많은 것을 잃으면 곤란하다. 파도처럼 전면을 압박하는 와중에서 국군 1사단장인 백선엽 장군이 부대원을 모아놓고 훈시를 하는 장면이다. 두려움을 누르고 침착함을 회복하는 일이 후퇴에 나선 부대의 지휘관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 1950년 12월 평양을 떠나 황해도, 더 나아가 임진강 쪽으로 후퇴하는 국군 1사단의 대열이다. 후퇴는 자칫 분산(分散)으로 번지기 쉽다. 조직과 대오를 갖추지 못해 분산에까지 이르는 부대는 소멸(消滅)을 각오해야 한다. 그만큼 분산은 후퇴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이다. 차분하게 흐트러짐 없이 물러서는 일이 중요하다. 이 역시 오래고 고된 훈련이 따라야 가능하다. 국군 1사단은 중공군에게 밀리면서도 결코 분산으로까지 치닫지는 않았다. 따라서 어느 시점에 이르러서는 ‘반격’이 가능했다. 그러나 후퇴를 멈추는 시점이 언제일까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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