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광종
  • 입력 2016.11.09 16:37

(3) 서울 재탈환-6

> 전쟁에서의 민심(民心)은 아주 민감하다. 아군과 적군의 가름이 분명해도 누가 우리를 궁극적으로 살릴지, 아니면 내게 칼을 겨눌지를 두고 망설임이 두려움과 함께 번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다시 서울을 탈환한 국군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몰렸다. 사진은 1951년 3월 15일 서울 탈환에 성공한 한국군 1사단 장병에게 몰려들어 소식과 함께 전쟁의 동향을 들으려 했던 서울 시민들의 모습이다. 삶과 죽음이 갈리는 전쟁터에서 불안감이 높아진 민초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사진이다.

 

> 쌀가마니를 지게에 진 여인의 모습이 힘에 겨워 보인다. 전쟁 또한 삶의 강렬한 의지를 잠재울 수 없는 법이다. 모질고 험한 전쟁의 마당에서도 저와 제 가족을 먹여 살리려는 사람들의 힘은 늘 분주하게 오갔을 것이다. 중공군 치하의 서울에서 놓여 난 서울 시민들에게도 먹고 사는 문제는 급절했을 법하다. 전쟁은 그렇게 어두운 상처를 남기고,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망을 바짝 부추겼을 것이다. 옆에 앉아 있는 소녀의 표정이 어둡지만 결연해 보인다.

 

> 중공군은 일찌감치 서울을 내놓고 떠날 계획이었다. 그래서 아군의 1951년 3월 서울 탈환 과정에서 적과의 큰 접전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오에서 떨어진 낙오 중공군 병력이 남아 있었던 듯하다. 사진은 아군이 서울을 탈환한 뒤 붙잡혀 한 곳에 모여 있는 중공군 포로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서울 탈환의 전 과정은 매우 순조로웠다. 그럼에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방심은 전쟁터에서 싸움을 벌이는 군대에게 가장 위험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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