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2.11.25 16:09

타운홀 미팅서 언급…애플과의 美 배터리 생산기지 설립 가능성 '주목'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CEO 부회장.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내년 1분기 대형 조인트벤처(JV)를 추진한다. 관련 업계에서는 전기차 사업 진출을 노리는 애플과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그룹, 르노그룹을 유력한 후보로 지목하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최근 사내에서 진행한 타운홀 미팅에서 "내년 1분기 (새로운) 조인트벤처 설립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깜짝 놀랄 만한 실적을 거둘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새롭게 손잡고 조인트벤처를 추진하는 곳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권 부회장의 발언은 완성차 업체와 손잡고 미국 내 배터리 생산기지 설립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2019년 배터리 합작사인 '얼티엄셀즈'를 출범한 뒤, 이달 초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1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올해 8월에는 일본 혼다와 조인트벤처 계약을 마무리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새로운 조인트벤처 후보로 애플을 거론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장에서는 LG그룹이 애플의 전기차로 알려진 일명 '애플카' 사업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속적으로 흘러나온 바 있다. 특히 이달 초 애플이 '애플카 태스크포스'를 재구성했다는 소식에 LG전자의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뉴스웍스에 "아직 (LG에너지솔루션과) 협업하지 않은 완성차 브랜드는 마세라티나 람보르기니도 있지만, 가장 유력한 곳은 애플"이라고 말했다. 그는 "애플이 자동차의 뼈대 및 전기차 플랫폼부터 구동계통을 포함해 모든 것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기는 쉽지 않다"며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곳과 전방위적인 협업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 본사 전경. (사진제공=LG전자)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 본사 전경. (사진제공=LG전자)

현재 LG그룹은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자동차 통신, 전기모터 등을 아우르는 종합 전장기업으로 전환 중이다. 앞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취임 첫해 오스트리아 차량용 헤드램프 제조사 ZKW를 인수했고, 2019년에는 차량용 램프 사업을 ZKW로 이관해 통합했다. 또 지난해 7월에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마그나와 함께 동력전달장치(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인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을 출범시켰다.

업계에서는 전장에 대한 경험이 없는 애플이 구동 부문은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에, 배터리 부문은 LG에너지솔루션과 손을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양사가 손을 잡는다면)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 배터리 공급을 넘어 전기차를 생산하는 포괄적인 부분까지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생산에 있어서는 배터리 수급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애플이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으면 시장에서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업계에서는 애플이 아닌 제3의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도 거론되고 있다. 애플 외 지목되고 있는 곳은 현대차와 르노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내년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와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에 돌입,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할 방침이다. 이 가운데 배터리 공장은 배터리 제조사와 합작 형태로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을 유력한 파트너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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