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4.04.24 14:00

평택공장 통합라인…모노코크·프레임 차량 동시 생산
"통합라인 구축에 시간 당 생산대수 22→30대 늘어"

KG모빌리티(KGM) 평택공장 전경. (사진제공=KG모빌리티)
KG모빌리티 평택공장. (사진제공=KG모빌리티)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셔틀버스를 타고 KG모빌리티 평택공장 정문을 들어서니 시트에 비닐이 씌워진 채 번호판이 달리기를 기다리는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특히 최근 글로벌 출시에 나선 '토레스'가 눈에 띄게 많았다.

기자가 23일 찾아간 경기도 평택시 KG모빌리티 평택공장은 26만평 부지 내 9종의 차량 생산이 이뤄지는 완성차 공장이다. 연간 25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는 16만5000대 수준으로 가동 중이다. 

버스에서 내려 처음 도착한 곳은 KG모빌리티의 조립 라인 공장이었다. 조립 라인은 모노코크(보디와 프레임이 하나로 된 차량 구조) 차량만 생산하는 1라인과 모노코크와 프레임 차량을 모두 생산하는 3라인으로 나뉘어 있었다. 특히 3라인은 통합라인으로 KG모빌리티가 KG그룹 가족사 편입 이후 약 500억원을 투자해 통합 공사를 진행한 곳이다.

KG모빌리티 평택공장 조립 라인에서 작업자들이 토레스 문을 장착하고 있다. (사진제공=KG모빌리티)
KG모빌리티 평택공장 조립 라인에서 작업자들이 토레스 문을 장착하고 있다. (사진제공=KG모빌리티)

입구 앞 의장(트림) 공정에서는 바닥과 공중에서 오와 열을 맞춰 움직이는 차체들을 따라 작업자들이 차량 조립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두 개 라인으로 구성된 의장 라인은 총 49개 공정으로 구성돼 있다. 늘어선 차량을 살펴보니 '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칸', '토레스 EVX'가 번갈아 서있었다.

"KG모빌리티 평택공장은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에 더불어 모노코크 차체와 프레임 차체를 혼류 생산합니다.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기란 까다롭지만, 공정에서 가장 큰 차이가 나는 보디 마운팅 내 기술적 부분을 해소해 시간당 생산 대수가 동일합니다."

정해진 조립3팀 책임매니저는 구동 부품을 조립하는 새시 라인을 기자들과 이동하며 이같이 설명했다. 기존 프레임 차체 생산만 가능한 라인은 이제 프레임과 모노코크 차체 모두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혼류 라인 운영으로 생산 라인의 유연성 확보가 가능해진 것이다.

KG모빌리티 평택공장 조립 라인에서 작업자들이 메리지 포인트에 맞춰 토레스 EVX 차체와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다. (사진제공=KG모빌리티)
KG모빌리티 평택공장 조립 라인에서 작업자들이 메리지 포인트에 맞춰 토레스 EVX 차체와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다. (사진제공=KG모빌리티)

무인 운반차(AGV) 위에 놓인 엔진과 데크 위로 보디 차체가 이동해 한 번에 장착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내연기관차 전기차를 동시에 생산하는 만큼 '메리지 포인트'를 오차 없이 맞추기 위함이다. 메리지 포인트는 차체와 하부구조가 만나는 곳을 '메리지(결혼)'에 빗대 지칭하는 이름이다.

정 매니저는 "보디와 데크를 동시 운반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프레임·모노코크 차종의 보디와 새시 모듈 장착 공법을 최적화했다"며 "라인 효율성을 증대해 한 공정 안에서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칸, 토레스 EVX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통합 라인 구축 및 신공법 도입으로 시간당 생산 대수가 22대에서 30대로 향상됐다"고 덧붙였다.

새시 라인을 지나니 대부분 작업자가 조립하는 공정 속 눈에 띄는 설비가 있었다. 바로 전기차 배터리를 장착하는 자동화 설비였다. 다른 부품과 달리 자동화 설비를 이용하는 이유를 묻자, 정 매니저는 "장착하는 배터리 중량이 400㎏가 넘기 때문에 사람이 작업하다 잘못할 경우 크게 위험할 수 있어 자동화를 통해 안전하게 구성했다"고 대답했다.

KG모빌리티 평택공장 조립 라인에서 작업 안내서를 참고해 차량을 생산하는 작업자의 모습. 차량 오른편에 분홍색 색상 표시가 눈에 띈다. (사진제공=KG모빌리티)
KG모빌리티 평택공장 조립 라인에서 작업 안내서를 참고해 차량을 생산하는 작업자의 모습. 차량 오른편에 분홍색 색상 표시가 눈에 띈다. (사진제공=KG모빌리티)

다양한 차종이 조립되는 현장을 지켜보다 보니 부품 혼동으로 인한 오조립 가능성은 어떻게 해결했을지 궁금해졌다. 이에 대한 질문에 박장호 생산본부장은 "혼류 생산으로 작업자에게 오는 혼란은 부품 규격을 다르게 하거나 서열 보급하는 등 여러 기법을 통해 방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옵션이 특별히 많거나 중요한 공정은 사양 인식을 위한 모니터를 설치해 오조립이 없다"고 강조했다.

설명을 들은 후 보니 차체 한편에 부품 분류가 가능하도록 노랑·보라·분홍 등 색상 표시가 되어 있었다. 아울러 조립되는 모든 차 앞부분에는 작업 안내서가 붙어있어 작업자들이 수시로 참고할 수 있었다. 안내서에는 내수·수출용 구분, 색상 등 차량에 대한 각종 정보가 표시돼 있다.

KG모빌리티 평택공장 조립 파이널 라인에서 토레스 EVX에 타이어가 장착되는 모습. (사진제공=KG모빌리티)
KG모빌리티 평택공장 조립 파이널 라인에서 작업자들이 토레스 EVX에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다. (사진제공=KG모빌리티)

파이널 라인에서는 무인 운반차로 이동한 타이어가 차체 위치에 맞춰지더니 순식간에 장착됐다. 회사 관계자는 타이어 장착에 걸리는 시간을 '5초'라고 소개했다.

이후 마지막 조립 공정인 도어 장착이 이뤄졌다. 완성된 차량은 최종 수정을 거쳐 테스트 라인으로 이동해 브레이크 및 주행 테스트를 통해 출고 준비를 하게 된다.

KG모빌리티 평택공장 차체 라인에서 로봇들이 차를 용접하고 있다. (사진제공=KG모빌리티)
KG모빌리티 평택공장 차체 라인에서 로봇들이 차를 용접하고 있다. (사진제공=KG모빌리티)

조립 라인 투어가 끝난 후 다음 라인으로 이동하자 설비가 움직이는 알림음과 용접 소리가 크게 들렸다. 바로 로봇 188대가 불꽃을 튀기며 일하고 있는 차체 라인이다. 차체 라인은 복층 구조로 1층은 생산, 2층은 품질 검사가 진행된다. 가동률은 약 92%로 시간당 28대, 연간 5만1500대가 생산된다.

차체 라인은 대부분 사람이 작업하던 조립 라인에 비해 로봇의 작업 비중이 높아 보였다. 안종석 차체1팀 책임매니저는 "차체 라인은 조립 라인에 비해 자동화율이 높은 편"이라며 "용접·이송은 로봇이 100% 진행하고, 볼팅은 70% 정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일부 품질과 세밀한 조립·조정은 작업자가 투입되는 구조다.

일사불란한 로봇들에 맞춰 차체 바닥과 양 측면에 이어 여러 패널이 결합되고 있었다. 수출국에 맞춰 좌측과 우측 핸들을 제각기 결합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지난 23일 KG모빌리티 평택공장에서 박장호 생산본부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KG모빌리티)
KG모빌리티 평택공장에서 박장호 생산본부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KG모빌리티)

KG모빌리티는 평택공장 통합 라인을 통해 주력 모델인 토레스 생산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올해부터 출시될 신차도 통합 라인에서 생산할 방침이다. KG모빌리티는 올해 하반기 토레스 기반 전기 픽업트럭 O100(이하 프로젝트명)에 이어 내년 준중형 KR10, 2026년 대형 SUV F100 등을 잇달아 출시할 계획이다.

KG모빌리티는 2026년까지 내수 12만대, 수출 10만대, 반조립 제품(CKD) 10만대 등 총 32만대를 판매할 계획으로, 이를 위해 평택공장 확대 이전과 서브 공장 운영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장 확대 이전에 대해 박장호 생산본부장은 "공장 이전 필요성과 당위성은 모두가 동감하는 사안"이라며 "조건만 맞는다면 새 부지로 하루빨리 이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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