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호 기자
  • 입력 2018.10.19 16:28
(사진=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임상조교수 페이스북)
(사진=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임상조교수 페이스북)

[뉴스웍스=김동호 기자] 지난 14일 강서구 PC방 살인사건과 관련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당시 피해자의 담당의사라고 주장하는 인물이 “억측으로 돌아다니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언급함으로써 이 사건의 엄중한 처벌과 진상 조사가 이루어지고, 사회적으로 재발을 방지되기를 누구보다도 강력히 바란다”면서 가해자가 우울증을 호소하는 것에 대해 "우울로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들을 잠재적 살인마로 만드는 꼴"이라고 말했다.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임상조교수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처음엔 사건에 대해 함구할 생각이었다. 당연히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위해서였고, 알리기에는 공공의 이익이 없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사건이 보도되기 시작하고 많은 사실이 공개되었다. 그러기에 이제 나는 입을 연다”고 말을 시작했다.

그는 “(피해자는) 검은 티셔츠와 청바지에 더 이상 묻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피투성이였다. 상처가 너무 많았다”면서 “피범벅을 닦아내자 얼굴에만 칼자국이 30개 정도 보였다. 개수를 전부 세는 것은 의미가 없었고, 나중에 모두 서른 두 개였다고 들었다”며 당시 처참한 모습을 떠올렸다.

그는 이어 “따라온 경찰이 범죄에 사용된 칼의 길이를 손으로 가늠해서 알려줬다”면서 “보통 사람이 사람을 찔러도 칼을 사람의 몸으로 전부 넣지 않는다. 인간이 인간에게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가해자는 이 칼을 정말 끝까지 넣을 각오로 찔렀다”며 가해자의 잔혹성에 대해 분노했다.

그는 또 “미친XX라고 생각했다. 어떤 일인지는 모르지만, 어쨌건 미친XX라고 생각했다”면서  “가해자가 미친XX인 것은 당연하지만, 그럼에도 평생을 둔 뿌리 깊은 원한 없이 이런 짓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같이 온 경찰이 말다툼이 있어서 손님이 아르바이트생을 찌른 것이라고 알려 줬다. 진짜 미친, 경악스럽고 혼란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순간 세상이 두려웠다. 모든 의료진이 그 사실을 듣자마자 욕설을 뱉었다”며 말했다.

그는 가해자를 향해 “그가 우울증에 걸렸던 것은 그의 책임이 아닐 수 있다”면서 “하지만 우울증은 그에게 칼을 쥐여주지 않았다. 되려 심신 미약에 대한 논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울로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들을 잠재적 살인마로 만드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다시 말하지만, 우울증은 그에게 칼을 쥐어주지 않았다. 그것은 그 개인의 손이 집어 든 것”이라며 “오히려 이 사건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심신미약자의 처벌 강화를 촉구하는 것이라는 게 더욱 안타까울 뿐”이라고 한탄했다.
 
그는 피해자의 가족과 지인들을 떠올리며 “그들의 슬픔을 생각하면 나는 당장이라도 주저앉아 통곡하고 싶다”면서 “다만 나는 억측으로 돌아다니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언급함으로써 이 사건의 엄중한 처벌과 진상 조사가 이루어지고, 사회적으로 재발을 방지되기를 누구보다도 강력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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