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03.13 12:08

"국정발목 잡기 막기위해 불가피…민주·개혁정당, 역사의 대의로 함께 해달라" 당부
이정미 정의당 의원 "참여 불가"…김정화 민생당 대표 "친문 연합정당" 비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발언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3일 범여권의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을 공식 선언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찬성'으로 가결된 전당원투표 결과를 보고, 추인한 뒤 실무절차에 돌입한다.

미래통합당이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만든 데 이어 집권 여당인 민주당의 참여로 범여권 비례연합정당 창당이 탄력을 받게 되면서 이번 총선에서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심화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날 전 당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례연합정당 찬반 투표 결과를 공개하고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선언했다.  

민주당이 지난 12일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비례연합정당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전체 권리당원 78만9천868명 가운데 24만1천559명(30%)이 투표에 참여해 74.1%(17만9천96명)가 찬성했고 25.9%(6만2천463명)가 반대했다.

이해찬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선거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당원들의 압도적인 찬성을 받들어 개혁정당 참여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통합당의 위성정당 창당으로 소수정당의 국회 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선거제 개혁의 취지가 훼손됐다는 것과 통합당이 1당이 될 경우 국정 발목잡기가 있을 것이란 것을 언급하며 연합정당 참여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이어 "당 대표로서 이런 탈법과 반칙을 미리 막지 못하고 부끄러운 정치 모습을 보이게 돼 매우 참담하고 송구하다"며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연합정당에 참여하면서 통합당의 반칙을 응징하고 본래 선거법 취지를 살리기 위한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다른 민주·개혁 정당들도 작은 정파적 이익이 아닌 역사의 대의로 이 길에 함께 해달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비례연합을 제안한 정치개혁연합(가칭) 등 외부 플랫폼과도 긴급회동을 잡아 본격 협상에 들어간다. 

정치개혁연합 창당준비위원회는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시일이 촉박하므로 민주당이 속히 구체적인 실무협의에 나설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 윤호중 사무총장이 민생당 공동대표들을 만나 비례연합정당에 합류해달라는 이해찬 대표의 제안문을 전달할 예정이다.

현재 정의당과 민생당 등은 비례연합정당에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도로에서 상대방이 과속하고 신호 위반하니 우리도 어쩔 수 없이 같이 그런다고 하면 대형사고가 나는 것"이라며 "정의당마저 그런 대열에 합류할 수 없다"며 '참여 불가' 원칙을 거듭 밝혔다.

김정화 민생당 공동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례연합정당은 명분도, 실리도 없는 친문(친문재인) 연합정당"이라고 비판했다.

김 공동대표는 "자기 배반, 개혁 배반, 민심 배반의 정치가 한심하다"며 "오늘은 미래통합당과 민주당이 서로 한 치도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한 날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과 민생당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비례연합정당은 사실상 '비례민주당'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 보수진영에 맞서는 범 진보진영의 의기투합으로 명분을 세우려던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후 민주당의 설득 과정에 따라 각 당의 내부 흐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원외 정당 가운데 미래당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당론으로 결정한 데 이어 녹색당까지 13∼14일 당원 투표를 통해 참여로 결정할 경우 비례연합정당 논의에 탄력을 더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4·15 총선 후보 등록 마감일이 오는 26∼27일이므로 앞으로 약 2주 안에 비례연합정당 창당, 민주당의 비례 후보 파견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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