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대청 기자
  • 입력 2020.10.11 16:03

태영호 "매우 이례적 연설"…김근식 "북에도 탁현민 존재하는 셈"

북한 김정은 위원장. (사진제공=픽사베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 (사진제공=픽사베이)

[뉴스웍스=장대청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연설에서 여러 차례 "고맙다"고 말하며 울컥한 것을 두고 "북한 내부가 그만큼 힘들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김 위원장 연설을 두고 "이례적"이라고 하며 "무슨 말을 할지 고민하다 '고맙습니다'라는 말밖에 찾지 못했다는 연설은 자신도 정책 실패를 인정한다는 것"이라 평가했다.

태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창건기념일에 응당 나왔어야 할 영광스러운 조선로동당 만세!는 나오지 않았다. 대신 우리 인민 만세!를 외쳤다. 당창건 기념일날 당만세를 외치지 않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라며 "남한을 향한 유화메시지도 나왔다. 핵보유국이라는 단어보다 전쟁 억제력을, 미제국주의라는 표현보다 침략 세력이라는 간접 용어로 순화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태 의원은 북한이 새로 내놓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두고 "혹시나가 역시나"라며 "남쪽을 향해서는 화해의 손길을, 미국에는 신형 전략무기를 내밀었다. 북한의 우리 민족끼리와 한미 동맹 사이에서 어느 쪽을 선택할지 우리 정부를 더 고민하게 만들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북한 외교성과는 무의미하게 됐고 이를 실패로 몰아가던 바이든 후보에게 호재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새로 추진하려는 '선 종전선언 후 비핵화 추진안'도 새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이날 김 위원장의 연설에 대한 입장을 내놓았다. 

김 교수는 1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 위원장의 눈물에 대해 "특유의 애민 리더십과 엄간관민(간부에게는 엄격하고 백성에게는 관대한) 모습을 연출하는 고도의 장치다"라며 "김정은 위원장은 김정일 위원장과 달리 인간적 수령의 모습을 과시한다. 어렵고 힘들지만 견디고 가자는 감성적 접근으로 동의를 확보하려는 새로운 통치기법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새벽 거행된 열병식에 대해서는 "당일의 의미를 최대한 숭고하게 받든다는 뜻으로 하루 첫 시작인 0시에 열일 제치고 열병식을 거행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부차적으로 제재 속에서도 평양의 야경과 불빛을 과시함으로 전력사정의 양호함을 드러내고자 하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나름 다양화되고 현대화된 야간 행사 기획을 보니 북에도 신세대 연출자가 영입된 거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새 시도에 맞춰 새로운 행사기획담당이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김여정과 현송월이 큰 틀의 당적, 사상적 지도를 하겠지만 구체적 행사기획 관련해서는 북에도 탁현민이 존재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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