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안지해 기자
  • 입력 2022.01.06 11:10
CES 2022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사진제공=LG전자)

[뉴스웍스=안지해 기자] 전 세계 전자 업체들이 자사의 기술력과 제품, 서비스를 선보이는 세계 최대의 전자·IT 전시회 'CES 2022'가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성대한 막을 올렸다.

5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올해 CES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으로만 진행된 지난해와 달리 오프라인 전시, 관람이 재개됐다. 이에 따라, 최신 기술 동향을 확인하기 위한 글로벌 업체들은 물론, 소비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미국 내 신규 확진자가 하루 100만명을 돌파하는 위기 상황에 빠지면서, 참가 업체들의 불참이 속출했고, 전시 기간도 나흘에서 사흘로 단축되면서 행사는 당초 예정보다 축소됐다. 지난 CES 2020의 경우 전 세계 4500여개 업체가 참가했지만, 올해는 절반 이하인 2100여개 업체에 불과하다.

특히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 업체들이 대거 불참한 것도 CES의 규모를 한층 쪼그라들게 했다. 한 때 1400개 업체가 참여했던 중국은 지난해 199개에서 올해는 150개로 급감했다. 여기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옛 페이스북), 아마존 등 IT 공룡들도 불참을 선언했다. 한국은 400여개 업체가 온·오프라인으로 CES에 참여해 미국 다음으로 많은 참가 업체 수를 기록했다.

CES 2022가 개막한 5일(현지시간),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전시관 비스포크 홈 전시존을 찾아 다양한 가전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br>
5일(현지시간)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전시관 비스포크 홈 전시존을 찾아 다양한 가전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에 참가 업체 중 가장 넓은 3596㎡(약 1088평) 규모로 전시관을 마련했다. 부스 전면에는 16m와 8m에 달하는 2개의 LED 사이니지 월을 이용해 '쇼윈도(Show Window)' 콘셉트의 미디어 월을 선보였다.

영상 가전인 마이크로 LED TV 110형과 함께 101형과 89형 모델을 이번 CES에서 최초로 공개했고, '비스포크 존'에서는 올해 북미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맞춤형 비스포크 가전을 대거 소개했다. 특히 인터랙션 로봇인 '삼성 봇 아이'와 가사 보조 로봇인 '삼성 봇 핸디'를 통해 사용자의 영상회의를 준비해주거나 저녁 식사를 위한 테이블 세팅을 해주는 등의 시나리오를 선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패널을 최초로 선보였다. 이 회사는 CES 부스가 아닌 라스베이거스 앙코르호텔에서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 행사에서 55·65형 TV용 패널과 34형 모니터용 패널 등 3종의 'QD(퀀텀닷)-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부터 연 50만장 규모로 QD-디스플레이를 양산할 예정이며, 삼성전자와 소니, 델 등에 패널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날 소니는 '브라비아 마스터 시리즈 올레드 TV A95K'를 CES에서 공개했지만, 삼성전자는 QD-디스플레이 TV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QD-디스플레이 패널 생산량이 아직 적은 만큼, 마이크로LED와 QLED TV에 마케팅을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 부스는 QR코드만 제공, 제품 전시 없는 이색 공간으로 꾸며졌다. 한 관람객이 LG전자 부스에서 QR코드를 인식시키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는 제품 없는 CES 부스를 차려 화제가 됐다. LG전자는 올해 CES 현장 부스를 실물 전시 없이 관람객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디지털 기술을 통해 체험하는 공간으로 마련했다. 2000㎡ 규모의 부스에는 아무런 전시물 없이 재활용이 가능한 나무 기둥에 QR코드만 붙여 놓아 관람객들이 스마트폰으로 제품을 가상으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단, LG전자는 일부 거래선 등을 대상으로 하는 비공개 전시회에서는 신제품 실물을 선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는 2015년 처음 CES에 참석한 이후 매년 참가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CES에 참여한 정의선 회장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과 함께 무대에 올라 로보틱스가 바꾸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역설했다. 특히 현대차는 이번 CES에서 자동차 회사임에도 부스에 자동차를 단 한 대도 전시하지 않았다. 로봇과 모든 사물에 이동성을 부여할 수 있는 PnD 및 DnL 모듈, 메타버스 솔루션 등을 전시하며 자동차 기업이 아닌 미래 산업을 이끄는 모빌리티 기업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올해 처음 CES에 참가한 현대중공업그룹도 미래 조선·해양과 에너지, 기계 등 3대 핵심사업을 이끌어 나갈 혁신기술로 ▲아비커스의 자율운항기술 ▲액화수소 운반 및 추진시스템 기술 ▲지능형 로보틱스 및 솔루션 기술 등을 소개했다. 그룹의 미래 비전으로 '퓨처 빌더(Future Builder)'를 제시한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는 사촌인 정의선 회장과 현장에서 만나 담소를 하기도 했다.

'CES 2022' SK그룹 전시관. (사진제공=SK)
숲 속 길처럼 꾸민 'CES 2022' SK그룹 전시관. (사진제공=SK)

SK그룹은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 E&S, SK하이닉스, SK에코플랜트 등 6개사가 '넷제로(Net-Zero) 이행을 향한 여정과 동행'을 주제로 합동 부스를 꾸렸다. 탄소 감축이 주제인 만큼, 전시 방식을 기존과 크게 바꿔 마치 산책로를 걷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SK 전시관인 ‘그린 포레스트 파빌리온’은 총 4개의 구역으로 나눠 관람객들이 SK의 탄소 감축 노력을 하나의 여정처럼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SK가 오랜 시간 조림 사업을 해온 충북 인등산을 모티프로 전시관 전체가 하나의 숲 속 길처럼 조성했으며, 중앙부에는 대형 나무 모형을 설치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SK의 의지를 부각시켰다. 

한편 이번 CES에서는 통합한국관도 운영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78개 첨단기업으로 구성된 통합한국관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통합한국관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남테크노파크·성남산업진흥원·창원산업진흥원 등 지방 소재 핵심 미래기술 보유기업 38개사도 참가해 각사의 제품과 기술력을 과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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