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2.04.04 11:04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한덕수 전 총리가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된 한덕수 전 총리가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한덕수 전 총리가 지명됐다.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국무총리를 지냈던 한 후보자는 경륜이나 최근 우리사회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 국민통합면에서 손색이 없는 인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다만 급변하는 시기에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우려 해소와 함께 여소야대 정국에서 인사청문회의 벽을 어떻게 넘을지가 당면한 과제로 떠올랐다.

우선 한 후보자의 경력이나 능력적인 문제를 놓고 보면 흠잡을 데가 없는 무난한 인사로 보인다. 1949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한 후보자는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학교에서 경제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1970년 행정고시 8회로 공직에 입문해 경제기획원 등 경제부처를 두루 거쳐 김대중 정부에서 경제수석,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국무총리, 이명박 정부에서 주미대사를 지낸 정통 엘리트 관료출신이다. 그야 말로 40여 년간 4개 정부에서 고위 공직에 몸담은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이자 관료 사회에서는 검증된 입지전적 인물로 꼽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거 정부의 인사이자 70대 고령의 인물이 첫 총리로 지명된 것에 대한 불편한 시각과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참신한 인물이 아니라는 평가와 함께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시대상황을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국회 임명 동의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후보자를 총리로 내정한 이유는 분명하다. 민관의 요직을 두루 거친 경륜과 역량을 바탕으로 대선에서 두 동강 난 민심을 통합하고 코로나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민생·경제·안보 위기를 극복할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해달라는 주문이다.

윤석열 당선인은 한 후보자 지명 배경에 대해 "정파와 무관하게 오로지 실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정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하신 분"이라며 "한 후보자는 민관을 아우르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각을 총괄하고 조정하면서 경제와 안보가 하나가 된 '경제안보 시대'를 철저히 대비해야 하는 국정과제를 수행해나갈 적임자"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도 "대한민국을 둘러싼 대내외적 경제와 지정학적 여건이 매우 엄중한 때에 국무총리 지명이라는 큰 짐을 지게 돼서 한편으로는 영광스러우면서도 매우 무겁고 또 큰 책임을 느낀다"면서 "국익 외교·국방 자강, 재정 건전성, 국제수지 흑자 확대, 생산성 확대 등을 4대 국정 과제로 삼아 좋은 결과를 내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자의 말대로 지금 대한민국은 심각한 위기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 당장 코로나로 인한 양극화와 민생문제 해결은 물론 청년실업과 부동산 문제, 저출산·고령화 문제, 4차 산업혁명 대비, 북한의 재도발로 인한 안보 위기 등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갈라진 민심을 하나로 모으고 책임총리제와 야당과의 협치를 구현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시대변화를 선도하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도 가꿀 혜안도 필요하다. 한 후보자의 역량이라면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주어진 마지막 소임을 과감하게 펼쳐주길 바란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