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2.04.29 11:10
지하철역에서 마스크를 쓴 남녀의 모습. (사진=픽사베이)
지하철역에서 마스크를 쓴 남녀의 모습.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얼마만인가. 이런 날이 오다니. 정말 반갑다. 이젠 마스크를 벗고 마음껏 걸어봐야 겠다."

정부가 다음 주부터 실외 마스크 의무를 해제하겠다는 발표가 나오자 터져 나온 반응들이다.

실로 그동안 오랫동안 참고 기다렸던 많은 국민 입장에서는 매우 반갑고 환영할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너무 서두른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29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결정한 마스크 착용 지침 변경안에 따르면 오는 5월 2일부터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밀집도와 함성 등으로 감염 위험이 높은 50인 이상이 모이는 집회, 행사, 공연, 스포츠 경기 관람 시에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또 코로나19 유증상자나 고위험군인 경우와 다수가 모인 상황에서 1m 이상 거리유지가 어렵거나 비말 생성이 많은 경우에는 실외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적극 권고하기로 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일부에서 우려도 있었지만, 혼자만의 산책이나 가족 나들이에서조차도 마스크를 벗을 수 없는 국민들의 답답함과 불편함을 계속 외면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번 결정에는 상당한 고민이 뒤따랐다. 반대도 많았다. 실제 일부 전문가는 물론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도 "현 단계에서 실외마스크 해제는 시기상조"라며 "5월 말에 '실외 마스크 프리' 선언을 검토하겠다"고 말하며 현시점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반대한 바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이런 결정을 한 것은 현재 방역과 의료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계속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무엇보다 사적모임 인원이나 영업시간 제한 등 거리두기 완전 해제 이후에도 확진자 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중증화율 등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점을 감안하면 실내보다 감염전파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야외에서까지 더 이상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게 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프랑스,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은 오미크론 정점 직후 또는 1개월 전후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지만 특별한 문제없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실외마스크 해제를 서두른 이유로 작용했다.

일각의 우려는 있지만 실외마스크 해제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그나마 날씨가 추울 때는 견딜만했지만, 여름철에는 참으로 불편하고 답답한 일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게 됐다고 모든 게 끝난 것은 아니다. 지금은 실외 마스크일 뿐이다. 실내에서는 여전히 마스크 착용이 의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불안감은 여전하다는 얘기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여전히 개인의 방역수칙 준수를 잊어선 안 된다. 정부 차원에서도 실외 마스크 해제이후 나타날 부작용과 문제점을 미리 점검하고 대비해야 한다. 그래야만 일상이 돼버린 마스크 사용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