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2.06.21 17:16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1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마침내 우주 문을 열었다.

누리호는 우리 독자 기술로 개발한 첫 우주 로켓이다. 누리호는 총 3단의 액체로켓으로 구성돼 있다. 1단에는 75톤급 엔진 4개를 클러스터링하여 총 300톤의 추력을, 2단에는 75톤급 엔진 하나를 사용한다. 3단에는 7톤급 엔진 하나를 사용한다. 탑재체의 중량이 1톤을 넘는 것을 기준으로 세계 7번째 독자개발 로켓이다.

이번 2차 발사로 누리호 프로젝트는 종료됐다.

2001년 러시아와 나로호 도입 계약을 체결할 때부터 22년간 이어진 우주로켓 개발 역사의 첫장이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마무리됐다. 그 동안 피와 땀을 흘리며 국산로켓을 완성한 개발자 모두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한국은 9년 전인 지난 2013년 '나로호' 발사에 성공한바 있다. 

나로호는 한국 최초 발사체이지만 국산 기술로 만든 로켓 엔진은 아니었다. 나로호는 러시아에서 도입한 170톤급 액체엔진으로 이뤄진 1단 엔진과 7톤급 고체 엔진 '킥모터'의 2단 엔진으로 구성됐다. 나로호는 2009년 8월 25일과 2010년 6월 10일 두차례 발사에 실패한 뒤 2013년 1월 30일 마지막 도전에서 발사에 성공했다. 

누리호와 나로호의 가장 큰 차이는 '자체 개발'에 있다. 러시아 핵심 엔진 기술에 의존해 개발한 나로호와는 달리 누리호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 KAI, 현대중공업 등 민간 기업 300여 개가 참여한 순수 '한국형 발사체'다.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한국의 우주개발 기술력이 국제적인 수준에 도달했음을 입증했다. 이제 우리는 한발짝 더 나가야 한다.

1.5톤이상 달 착륙선과 3톤 이상의 대형 위성을 발사하기 위해서는 누리호보다 성능이 큰 로켓이 필요하다. 

누리호 성능을 개량하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 예비타당성조사가 이미 시작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4월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을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누리호 후속으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오는 2023년부터 2031년까지 1조9330억원을 투입한다. 차세대 발사체는 누리호 대비 3배 이상의 성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세대 발사체는 액체산소-케로신 기반 2단형 발사체로 개발된다.

1단 엔진은 100톤급 다단연소사이클 방식 액체엔진 5기가 클러스터링 된다. 1단에 엔진 5기를 클러스터링하는 이유는 가운데 엔진을 재점화시켜 발사체를 복귀하여 착륙시키는 역할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이는 스페이스X의 팰컨9이 쓰는 방식이다. 이 때 필요한 기술이 엔진 재점화와 추력조절이다.  

2단 엔진은 10톤급 다단연소사이클 방식 액체엔진 2기로 구성되고 다회점화, 추력 조절 등 기술이 적용된다.

2030년 첫 발사를 목표로 하는 차세대 발사체는 설계부터 최종 발사에 이르는 전 과정을 추후 선정될 체계종합기업이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공동 수행한다.

과기정통부는 개발된 차세대 발사체를 활용해 오는 2030년 달 착륙 검증선을 발사해 성능을 확인하고 본격적인 첫 임무로서 오는 2031년에 달착륙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차세대 발사체 개발이 완료되면 우리나라는 지구궤도 위성 이외 달, 화성 등에 대한 독자적 우주탐사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과기정통부는 민간이 우주개발을 선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에 대비해 추진하는 민간 주도 선행기술 연구개발(R&D)에서는 산업체를 중심으로 선제적 핵심기술 확보에 나선다.

한국의 발사체 기술은 현재 미국대비 50%, 17년 격차가 있다. 특히 대부분의 기술력이 항우연에 집중돼 있다. 차세대 발사체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미국을 따라가긴 아직 멀었다. 미국의 민간로켓개발업체인 스페이스X가 개발한 팰컨9은 지구 저궤도(LEO)에 22.8톤, 정지궤도(GEO)에 8.3톤의 화물을 운송할수 있다. 이제 우리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이 예타를 통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설계단계부터 민간을 참여시켜 민간 발사체 개발 역량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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