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2.07.06 17:36

7위 방시혁, 58.3% 급감에 10위권 밖으로…11위 최태원, 8위로 껑충

6월 30일 기준 개인주주 랭킹과 6개월간 증감 추이. (출처=에프앤가이드)
6월 30일 기준 개인주주 랭킹과 6개월간 증감 추이. (표=에프앤가이드)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올해 상반기 연일 이어진 폭락장에 국내 주식 부자 '톱10'의 지분가치가 반년 사이 17조원 넘게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명의 주식부자 모두 지분가치가 줄었지만, 이른바 '신흥 주식 부자'로 불렸던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방시혁 하이브 창업자의 지분가치가 크게 감소하며 순위 사수에 실패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국내 주식 부자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6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6월 30일 기준 상장사 지분 보유평가액 개인주주 상위 10인의 지분가치는 총 48조6648억원으로, 올해 1월 1일(66조3176억원)과 비교할 때 17조6528억원 줄어들었다.

이들 주식 부자들의 지분가치가 반년 만에 26.61% 감소한 것이다. 감소폭은 전부 달랐지만, 주식 부자 '톱10' 모두 지분가치가 두 자릿수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대내외적인 악재로 올해 상반기 주식 시장이 침체에 빠지며 생긴 결과다. 글로벌 긴축과 경기침체 우려에 코스피는 지난해 말 2977.65에서 지난달 말 2332.64로 21.66%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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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미국 뉴저지주 버라이즌 본사에서 한스 베스트베리 CEO를 만난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활짝 웃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주식 부자 1~3위는 변동이 없었다. 1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 계열사 5개 종목을 보유한 이 부회장의 지분가치는 12조263억원으로 연초(14조1898억원) 대비 15.25% 줄었다. 지난해 말 8만원대였던 삼성전자 주가가 5만원대로 추락한 탓이다. 

2위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의 지분가치는 6조9091억원으로 연초 대비(10조9619억원) 36.97% 급감했다. 보유 주식들의 주가가 하락했고, 지난 3월 상속세 납부를 위해 상속받은 삼성전자 지분 일부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했기 때문이다. 

3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역시 상속세 마련 차원에서 보유 주식 일부를 처분하면서 지분가치가 감소했다. 이 사장의 지분가치는 5조6547억원으로 연초(7조850억원) 대비 20.19% 줄었다. 

김범수 의장 (사진제공=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사진제공=카카오)

4위 이하부터는 순위 변동이 있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특수로 주가가 가파르게 치솟았던 IT, 엔터 분야 창업주들의 타격이 컸다.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전환되고, 인플레이션·금리 인상·경기 둔화 가능성 등에 따라 성장주가 큰 폭의 조정을 받게 되면서 주가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초 4위였던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지분가치는 37.88% 급감한 4조1320억원을 기록, 5위로 내려앉았다. 올해 초 11만원대였던 카카오 주가가 7만원 초반까지 하락한 게 원인이다.

7위에 이름을 올렸던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지분가치가 반토막(-58.31%)난 1조9135억원을 기록하며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올해 들어 성장주 조정 장세에서 긴 조정을 받았고, 최근 대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단체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하며 또 한 번 주가가 폭락했다. 

4위는 한 계단 상승한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지분가치 5조50억원)이 차지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17.70% 줄어든 3조9119억원의 지분가치로 6위 자리를 지켰다.

방 의장의 빈자리는 9위였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분가치 3조2371억원(-10.99%)으로 두 계단 상승하며 메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제공=SK)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제공=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분가치가 연초(3조2578억원)보다 14.35% 감소(2조7905억원)했지만, 경쟁자들보다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적어 11위에서 8위로 뛰어올랐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주식 부자 10인 중 상반기 감소폭이 가장 컸다. 지분가치가 연초(4조2885억원) 대비 41.02% 줄어들면서 8위에서 9위로 내려갔다. 

10위 자리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차지했다. 지분 가치는 2조4686억원으로 연초(3조128억원) 대비 18.06% 줄었지만, 순위는 기존 14위에서 10위로 껑충 뛰었다.

10위였던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사장은 지분가치가 연초 대비 48.30% 급감(1조7155억원)하며 13위로 순위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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