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2.07.28 12:23
용인도시공사(위)와 서울교통공사. (사진제공=용인도시공사, 서울교통공사)

[뉴스웍스=최승욱 기자] 기업 회계기준을 갖춘 지방공사의 지난해 1인당 영업이익은 18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2016년만 해도 11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5년 만에 영업이익이 2900만원 급감한 것이다. 1인당 매출액도 2억6400만원으로 5년 전보다 700만원 줄었다. 문재인 대통령 집권 기간 중 중앙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의 감시가 소홀해지면서 지방공사의 생산성과 효율성이 크게 떨어졌음이 확인된 셈이다. 

지방공공기관은 지자체가 주민의 복리 증진과 지역발전을 위해 직접 설치, 운영하거나 출자, 설립한 곳을 말한다. 2021년말 현재 총 1244곳으로 5년 전보다 17.9%(189개) 늘어났다. 구체적으로 지방지역기업은 254곳, 지방공단 88곳, 지방공사 70곳, 지방출자기관 98곳, 지방출연기관 734곳 등으로 구성된다. 이중에서 지방지역기업과 지방공사, 지방공단을 지방공기업이라고 통칭한다.

무엇보다 지방공공기관의 재무건전성 악화 추세가 심상치 않다. 전체 부채는 2020년 63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66조원으로 4.1% 늘었다. 이중에서 부채가 1000억원을 넘거나 부채비율이 200% 이상인 지방공기업은 29곳, 지방·출자출연기관은 118곳에 이른다. 

이들이 진 빚을 제때 갚지 못한다면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을 져야한다. 만약 채무상환에 혈세가 투입될 경우 지역주민들의 복지수준 향상은 어려워지고 생활여건 개선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기획재정부가 추진하는 국가공공기관 혁신에 이어 행정안전부도 지방공공기관의 효율성과 재무건전성을 개선, 공공서비스의 질을 높이기로 한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다.

행안부는 27일 지방공기업정책위원회를 갖고 재무위험이 큰 기관을 대상으로 부채를 집중관리하는 한편 부실사업과 비핵심자산을 정리하라고 지시했다. 이를 위해 경영평가 항목에서 재무성과 비중 등을 확대할 방침이다. 향후 지자체와 지방공공기관이 자체적으로 유사·중복 기능을 통·폐합하고 기관 간 기능 조정에 적극 나서는 지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이어져야 할 것이다. 

지방공기업법 제정 취지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지방공기업법은 제3조에서 “지방직영기업, 지방공사 및 지방공단은 항상 기업의 경제성과 공공복리를 증대하도록 운영하여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지방공기업을 설치·설립하거나 경영할 때 만간경제를 위축시키거나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제질서를 해치거나 환경을 훼손시키지 않도록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행안부가 공공성과 경제성을 기준으로 지방공기업에 적합한 업무를 선정하고 민간부문과 경합하는 사업을 정비하도록 지시한 것도 차질없이 진행되어야 한다.

지방공공기관의 자율과 책임, 역량을 강화하려면 관리체계가 보다 정교화되어야한다. 지자체가 지방공기업에 출자하는 과정에서 타당성 검토를 강화하고 지방출자·출연기관의 해산요청 요건도 구체화하는 작업이 신속히 이뤄져야할 것이다. 이와함께 단체장이 선거 승리에 기여한 공신을 무분별하게 지방공공기관장으로 임명하는 관행이 줄어들도록 지방의회와 지역시민사회의 견제가 강화될 필요성이 크다. 국회와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등은 지방공기업의 적자를 가중시키는 '고령자 도시철도 무임승차'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 모색에 나서야할 것이다.

행안부의 이같은 결정에 앞서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는 취임하자마자 산하 공공기관 통·폐합 등 구조개혁에 적극 추진 중이다. 이에 따른 지방의회 야당의 반대와 해당 기관 종사자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이와 관련, 홍 시장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앞으로도 시정 혁신 사업을 계속 흔들어 기득권 카르텔을 지킬려고 해 보시지요. 그런다고 시정이 흔들리지 않습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방공공기관 혁신의 첫걸음은 방만한 운영과정에서 부당한 이익을 나눠 갖고 있는 지역사회의 '기득권 카르텔'을 깨부수는 것이다. 이래야만 설립 취지 달성이 가능하다. 이번에야말로 구조개혁 타당성에 대한 세부적인 검토와 지방의회와의 협의, 주민의견 청취 등 민주적 절차를 밟아 실행방안을 마련한뒤 제대로 철저하게 실행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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