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진호 기자
  • 입력 2022.10.01 07:00

적 섬멸 위한 계략, 위·촉·오 세력에 상관없이 장수 조합 가능…다양한 관점에서 전장을 볼 수 있는 기능 부재는 아쉬워

게임 '갓삼국' 광고에 출연한 배우 이정재. (사진=갓삼국 유튜브 홈페이지 캡처)
게임 '갓삼국' 광고에 출연한 배우 이정재. (사진=갓삼국 유튜브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백진호 기자]  "내가 왕이 될 상인가?"

배우 이정재가 영화 '관상'(2013)에서 '수양대군'으로 분해 던졌던 명대사다. 이정재는 '제74회 에미상시상식'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의 게임'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그가 게임의 광고 모델이 됐다.

모델이 된 게임은 지난 21일 아이스버드 게임즈가 출시한 '삼국지' 소재 모바일 RPG 게임 '갓삼국'이다. 광고에서 이정재는 누군가에게 갓삼국 초대권을 주며 미소를 짓는다. 이 모습이 마치 '자네가 삼국을 통일할 상인가'라고 묻는 듯했다. 필자는 '삼국을 통일할 상'인지 알아보기 위해 갓삼국을 플레이하기로 결심했다.

게임을 설치한 후 접속하니 34개의 서버 중 1~33번 서버까지 '혼잡' 상태였다. 게임의 화제성도 느낄 수 있었지만, 게임 소재로서의 삼국지가 지닌 위력도 느낄 수 있었다. 삼국지는 게임 소재로서 사골과 같은 존재다. 삼국지 배경의 게임이 무수히 많이 공개됐는데,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정도면 잘나가는 '특A급' 사골이다.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하면 '동탁 토벌전'을 플레이하게 된다. 아직 게임을 하지 않은 독자라면 처음부터 조조·유비·손권 등의 인물과 세력을 선택할 수 있으리라 생각할 수 있다. 필자 역시 그렇게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시작하자마자 '마운록'이라는 여성 캐릭터로 게임을 진행해야 했다. 지금까지 유비와 조조, 손권 그리고 그들 휘하의 유명 장수 및 책사 위주로 구성됐던 게임과 다른 설정이었다.

신선하기도 했지만 처음부터 삼국지의 유명 인물로 게임을 진행하고 싶었던 유저는 당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필자도 잠시 당황했지만, 캐릭터와 세력에 상관없이 필자가 삼국을 통일하면 되기에 게임을 이어가기로 했다. 실사풍의 그래픽으로 현실감을 극대화한 부분이 인상 깊었다. 실제 땅 위에 성과 나무, 구름 가운데 필자의 캐릭터가 있는 느낌을 받았다. 

미니맵을 활성화하면 중국 대륙이 나온다. 진짜 중국 지도를 보는 것처럼 현실적으로 표현했다. 미니맵에서는 징수를 통해 자원을 얻을 수 있고, 약탈과 상업도 할 수 있다.

'갓삼국'을 플레이하며 필자가 처음으로 치른 전투. (사진='갓삼국' 화면 캡처)
'갓삼국'을 플레이하며 필자가 처음으로 치른 전투. (사진='갓삼국' 화면 캡처)

삼국지의 꽃은 '전투'이기에 게임 가이드의 설명을 따라 첫 전투를 치렀다. 기본적으로 전투는 자동 모드다. 이 부분에서는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전투 전에 장수와 군사의 진용을 결정할 수 있지만, 본격적인 전투는 자동으로 이뤄지기에 장수와 부대를 전투 상황에 따라 움직여가며 승리를 거두고 싶은 유저에게는 따분하게 느껴질 수 있다.

전투를 치르기 전 장수와 군사의 위치를 조정해 진용을 꾸릴 수 있다. (사진='갓삼국' 화면 캡처)
전투를 치르기 전 장수와 군사의 위치를 조정해 진용을 꾸릴 수 있다. (사진='갓삼국' 화면 캡처)

전장을 확대해 보고 싶은 마음에 휴대전화 화면을 더블 클릭했지만 클로즈업 기능은 없었다. 장수와 병사의 칼부림, 쓰러지는 군사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길 원했는데 아쉬웠다. 화면 각도도 바꿀 수 없었다. 전투 장면을 옆, 위에서 보고 싶었지만 아무리 손가락으로 조종을 해도 처음 각도 그대로였다. 클로즈업과 각도 변경 기능이 있으면 전투를 더 다채롭게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을 계속 진행하면 '모집 호부'를 얻어 새로운 장수를 뽑을 수 있다. 이때 너무 기대하지 않기를 바란다. 괜히 관우, 조운, 하후돈, 장료, 주유 등이 나오기를 바랐다가 처음 듣는 이름의 캐릭터가 나와 실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뽑은 장수들, 위나라의 장수 '방덕'과 오나라의 장수 '서성'도 섞여 있다. (사진='갓삼국' 화면 캡처)
필자가 뽑은 장수들, 위나라의 장수 '방덕'과 오나라의 장수 '서성'도 섞여 있다. (사진='갓삼국' 화면 캡처)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세력에 상관없이 장수를 뽑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운록은 가상의 인물이지만 마초의 여동생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마초가 촉나라의 무장이기에 촉의 장수만 나올 것이라 예상했는데, 위나라의 무장인 방덕과 오나라의 서성도 뽑혔다. 역사에서는 적이었던 인물들이 게임에서는 대통합의 아이콘이 됐다.

같은 진영에 상성까지 맞는 장수가 있으면 '인연'이 활성화된다. (사진='갓삼국' 화면 캡처)
같은 진영에 상성까지 맞는 장수가 있으면 '인연'이 활성화된다. (사진='갓삼국' 화면 캡처)

같은 진영의 장수끼리 있으면 '인연'이 활성화돼 전투를 할 때 스킬을 쓸 수 있다. 만약 위나라의 장수 두 명을 뽑았는데, 둘의 상성이 잘 맞다면 전투를 치를 때 이들이 스킬을 통해 적에게 피해를 입힌다. 이를 보면서 역시 사람이든 게임 캐릭터든 끼리끼리 놀아야 된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공성전'을 할 때 얻는 '계책' 카드(왼쪽)와 계책을 쓰는 모습. (사진='갓삼국' 화면 캡처)
'공성전'을 할 때 얻는 '계책' 카드(왼쪽)와 계책을 쓰는 모습. (사진='갓삼국' 화면 캡처)

땅에서 싸우는 전투도 있지만 공성전도 있다. 공성전을 치르게 되면 계책 카드를 받을 수 있다. 필자가 받은 계략 카드는 '도발'이었다. 성에서 나오지 않거나 주변만 어슬렁거리는 적을 끌어내는 전술로, 성을 바로 치기 어려워 적을 끌어내야 할 때 쓰면 유효하다. 

계책을 쓰면서 갓삼국의 핵심은 진영을 떠나 최적의 장수 조합을 이루고, 전투 상황에 맞는 적절한 계책으로 상대를 섬멸하며 세력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느끼게 됐다.

게임의 또 다른 포인트는 'PvP'다. 일정 수준의 레벨에 오르면 다른 유저와 전투를 치를 수 있다. 우선 PvP를 할 수 있는 레벨에 이르기까지 메인 퀘스트와 서브 퀘스트를 열심히 플레이한 후 자격이 주어지면 다른 유저와 겨뤄보는 것도 좋다. 다른 유저와 승부를 겨루며 자신의 전략과 군단을 되돌아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면 지금보다 더 강한 군대와 지략을 갖추게 될 것이다.

'조운'과의 전투, 빨간 게이지로 표시된 캐릭터가 조운이다. (사진='갓삼국' 화면 캡처)
'조운'과의 전투, 빨간 게이지로 표시된 캐릭터가 조운이다. (사진='갓삼국' 화면 캡처)

개인적으로 삼국지의 무장 중 조운을 가장 좋아하는데, 그와 싸워야 하는 상황이 조성됐다. 팬심이 살짝 올라왔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조운을 꺾기 위해 사력을 다했고, 마침내 그를 꺾었다. 적을 이겨서 좋았지만 좋아했던 무장을 꺾으니 한편으로는 가슴이 아팠다. 조운을 적이 아닌 필자의 무장으로 만났으면 좋으련만, 게임이 야속하게 느껴졌다.

아직 게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필자가 삼국을 통일할 상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조금씩 레벨을 올리고 좋은 무장을 뽑아 적절한 조합을 이루면서 상황에 맞는 계략을 써 나간다면, 언젠간 삼국의 주인이 될 상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삼국지를 좋아하고, 본인이 삼국을 통일할 '갓'의 상이라고 생각한다면 갓삼국에 접속해 자신만의 장수 조합과 계략으로 천하를 다스리는 데 도전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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