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2.11.08 15:54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11월 셋째 주 중견기업 주간을 앞두고 중견기업 응원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중견련) 

[뉴스웍스=최승욱 기자] 장지황 메가존 대표는 아시아 최대의 클라우드 관리기업으로 발전시킨 노력을 평가받아 지난 7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8회 중견기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산업포장을 받았다. 메가존의 매출액은 2015년 505억원에서 2021년 8862억원으로 매년 61.2% 성장해왔다. 최근 1년간 800여명을 새로 뽑는 등 신기술 부문 인재 육성에 적극 기여했다.  

이날 산업포장을 받은 박영태 쎄보모빌리티 대표는 기술혁신과 M&A를 통해 2020년과 2021년 초소형전기차 분야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한 공로가 인정됐다. 초소형전기차는 무게 600㎏ 이하, 최고속도 시속 80㎞를 기본 스펙으로 하는 1~2인용 전기차를 말한다. 쌍용자동차 공동대표를 지냈던 박 대표는 기존 사업인 카메라모듈 분야 외에 신사업인 초소형 전기차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연구개발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서 향후 안정적인 성장의 토대를 마련했다. 자체 개발한 CEVO C밴을 출시, 소상공인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송시한 와이지-원 대표는 미국과 독일에 R&D테크센터를 설립하는 등 연구개발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엔드밀 세계 1위의 글로벌 절삭공구기업으로 키워낸 성과에 따라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박기환 태경케미컬 대표는 2018년 취임 이후 공정개선을 통해 수율을 90%에서 98%로 높이고 생산성을 향상시켜 국내 탄산가스 생산능력 1위를 달성하고 연간 1350톤의 탄소도 감축한 기여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들은 시스템반도체 첨단 후공정 기술로서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FOPLP(팬아웃패널레벨패키징) 공정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공로로 영예의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이병구 네패스 회장이나 지난해 매출 1조7000원을 올린 국내 1위 인력위탁 전문기업 창업자이자 4만1000명의 임직원 중 45.3%가 50대 이상일 정도로 중장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온 노력으로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한 구자관 삼구아이앤씨 책임대표사원과 같이 중견기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이다.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며 성장해왔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중견기업은 한국표준산업분류에 따른 주된 업종별 평균매출액 등이 중소기업 규모기준을 초과하거나 주된 업종에 상관없이(금융 및 보험업 제외) 자산총액이 5000억원 이상인 기업을 지칭한다. 2011년 산업발전법에 중견기업의 정의가 최초로 들어간데 이어 2014년 1월 '중견기업 성장촉진 및 경쟁력 강화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은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원활하게 성장하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원시책을 실시할 수 있다. 

중소기업은 중소기업기본법, 중견기업은 중견기업특별법에 따라 지원받지만 대기업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규제 받는다는 차이가 크다. 중견기업 해당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정부민원서류인 ‘중견기업확인서’를 활용해 중견기업 금융지원 및 특화서비스, 수출 및 수입 금융지원, 특허출원료 감면, 내일채움공제 등을 받을 수 있다.   

중견기업 특별법이 2014년 7월 시행된 이후 정부는 매년 11월 7일을 중견기업인의 날로 지정, 기념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중견기업의 혁신성과를 서로 나누고 중견기업인들의 사기를 높이는 행사를 매년 개최 중이다.

지난 7일 열린 기념식에서 발표된 '중견 기업계 3대 혁신성장 선언'이 주목된다. 중견기업들은 월드베스트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끊임없는 혁신을 추진하고 향후 5년간(2023~2027년) 총 160조원 이상을 투자해 매년 신규 일자리 30만개를 창출하며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신산업에도 적극적으로 도전해 대한민국의 미래산업을 선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처럼 중견기업들이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혁신 노력을 기울여 세계에서 으뜸가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은 그렇지 않아도 신성장동력 부족으로 고민이 많은 현실에서 가뭄 속의 단비라고 평가할 만하다. 연구개발과 신제품 개발 등에 연간 32조원 가량을 쏟아부으면서 고용창출에도 앞장서겠다는 결의는 민간 주도 성장을 통해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정부의 정책지향과도 맞물려 있다.

무엇보다도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계 흐름을 반영해 향후 수요가 급증할 유망분야에 뛰어들어 향후 먹거리를 책임지겠다는 각오도 믿음직스럽다. 고금리와 고물가, 경기 하강이란 악재로 신음 중인 현실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자세도 매우 고무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중견기업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 격려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이 같은 결의에 화답,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격려사를 통해 "튼튼한 중견기업이 많아야 우리 경제가 더욱 발전할 수 있다. 정부는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려는 중견기업을 최선을 다해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세액공제 비율 확대 등 세제 개편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견기업의 투자확대에 부응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정부와 민간이 함께하는 중견기업 도약 지원 펀드 조성과 R&D, 금융, 수출 마케팅 등 패키지형 지원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우리 중견기업이 도약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이 2024년 7월 일몰을 앞둔 '중견기업 특별법'을 상시법으로 시급히 전환해 중견기업의 지속 성장을 뒷받침할 법적 토대를 확고히 다져야 한다는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장의 요청을 받아들이고 중견기업의 체계적인 성장을 위해 안정적이고 제도적인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눈에 띈다.

중견기업은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경제성장의 견인차이자 핵심적인 일자리 공급처이다. 중소기업에서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향하는 성장 사다리이기도 하다. 복합경제위기 상황에서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려면 중견기업이 선두에 나서 세계시장을 공략하는 역할을 보다 적극적으로 담당할 필요가 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중견기업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산하기위해 2019년에 11월 셋째 주를 법정 기념주간으로 지정한 바 있다. 중견련은 오는 16일 ‘중견기업 디지털 전환 Jump Up' 행사를 갖는다. 중견기업과 스타트업 간의 협력 과정에서 나온 디지털전환 성공사례를 공유하고 실효적인 중견기업 디지털 전환 전략도 모색할 방침이다. 진취적 패기와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과 손잡고 디지털전환을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려는 시도는 중견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점에서 의의가 적지 않다.

중견기업에는 전통 제조업은 물론 ICT, 제약, 바이오, 식품, 패션 등 다양한 업종이 들어가 있다. 이번 중견기업 주간에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주관으로 ‘중견기업 해외진출·M&A 포럼’, ‘중견기업 혁신 컨퍼런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주관 ‘세계일류상품 인증서 수여식’도 거행된다. 중견기업이 세계시장에 매력 있는 신제품과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한 노하우를 배우고 현지 기업 인수합병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방안을 얻을 수 있는 행사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중견기업들은 이날 약속한 '3대 혁신성장 선언'이 정부의 지원을 얻기 위한 사탕발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향후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 실천에 나서야할 것이다. 구두선에 그치지 않도록 중견기업연합회가 점검하고 확인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정부도 중견 기업계가 추구할 다양한 혁신 활동과 투자 과정에서 직면할 수 있는 각종 규제에 대해 재빨리 해법을 제시하는 등 적극행정에 나서야한다. 법과 제도 측면에서 정책적 지원도 강화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기업이 살아남지 못하면 대한민국도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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