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2.12.25 11:25

오세훈 신통기획·모아타운 '화제'…대형 건설사 도시정비사업 수주 신기록

깡통전세 사기 피해 방지 현수막(사진제공=수원시)
깡통전세 사기 피해 방지 현수막. (사진제공=수원시)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올해 주택 임대시장은 혼란 그 자체였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 부담이 커지자 수요가 급감해 전셋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했으며 거래 형태도 전세의 월세화가 심화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이자 부담으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세입자도 늘어나고 있다. 고금리로 인해 아파트값이 떨어지면서 상대적 투자처였던 수익형 부동산 역시 거래가 얼어붙고 있다.

다만 이러한 흐름과 달리 도시 정비사업은 민간·공공 모두 순조롭게 진행되며 내년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슈3. 임대차 거래월세 비중이 전세 역전

올해 8월에 임대차 3법으로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의 기한이 만료되며 '전세대란'이 찾아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평이었다. 하지만 금리 상승으로 인한 대출 압박이 더해지자, 수요자들은 전세보다 월세 거주 형태를 점차 선호하기 시작했다. 이에 지난 8월 이후 전세시장은 유례없는 폭락을 겪으며 집주인이 '역전세난'까지 걱정해야 할 정도로 지난해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올 한해 전국 전셋값 누적 하락률은 6.54%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세의 월세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전국 전월세 거래량 20만5206건 중 월세 비중은 51.8%로 전년 동기 대비 8.7%포인트 올랐다. 집값 하락으로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워진 집주인과 대출이자가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월세를 찾는 수요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통계를 보면, 올해 4월부터 11월까지 전체 임대차 거래(확정일자 기준)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세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 11월 기준 전국 월세 거래량은 128만3685건으로 연간 기준 처음으로 100만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고금리 상태가 이어지는 내년에도 월세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월세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주택산업연구원은 '2023년 주택시장전망'을 통해 내년 전셋값이 4.0%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산연은 "그동안 전월세 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지만, 올해는 입주 물량 증가와 빠른 월세 전환으로 전세는 떨어지고, 월세는 오르는 상반된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내년에도 전월세 거래는 늘어나고, 기준금리 하향 전환시점까지는 월세 상승세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수요 급증과 고금리에 따른 월세 상승세는 내년 하반기 중 기준금리 하향 조정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오피스텔 전경. (사진=카카오맵 캡처)
서울 송파구 문정동 오피스텔 전경. (사진=카카오맵 캡처)

이슈4. '한파'에 휩싸인 수익형 부동산

지난해 아파트값이 크게 치솟으며 상대적 투자처로 인기를 끌었던 수익형 부동산도 올해 한파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부동산 경기 상승기에는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덕에 호황을 누렸지만, 최근에는 대출이자가 무섭게 오르면서 매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거래 정체에 시달렸다.

수익형 부동산에는 대표적 임대 사업인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생활숙박시설, 상가, 지식산업센터 등이 있다. 문재인 정부 때에는 부동산 관련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비교적 제재가 덜 한 수익형 부동산으로 투자가 몰렸다. 특히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취득 시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고, 해당 지역에 미거주하거나 청약통장이 없어도 청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11월 경기도 과천시에 공급된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 오피스텔은 89실 모집에 12만4426명이 몰리면서 1398대 1의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수익형 부동산은 금리의 덫에 빠지면서 한풀 꺾이는 모양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오피스텔 매매 건수는 총 2만5961건으로 작년 상반기 3만1859건보다 18.5% 줄었다. 아울러 하반기 수도권 오피스텔 청약경쟁률은 평균 1.19대1 수준으로 미달을 간신히 면한 수준이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최근 오피스텔 시장도 주택시장과 마찬가지로 선별 청약이나,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물 등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면서 "과거보다 보수적인 관점에서 오피스텔 시장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시범아파트 재건축 신속통합기획안. (자료제공=서울시)
시범아파트 재건축 신속통합기획안. (자료제공=서울시)

이슈5. 훈풍 감돈 '도시정비사업'

역대급 부동산 냉각기에도 올해 도시 정비사업은 민간·공공 모두 '훈풍'이 불었다. 

우선 공공분야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급 정책인 '신통기획'과 '모아타운' 모두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부동산 시장 하락기에도 공공 정비사업은 오히려 순항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를 비롯해 ▲여의도 한양 ▲여의도 삼부 ▲강남 대치미도 ▲잠실 장미1~3차 ▲강남 신반포2차 등 굵직한 대형 사업지들이 신통기획의 대표적 사업지다. 지난 8월부터 진행한 2차 공모에서는 19개 자치구 52개 구역이 신청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모아타운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았다. 서울시는 지난 10월, 하반기 모아타운 대상지 26개소를 추가 선정했다. 올 초 사업 도입 계획 발표 이후 지난 6월 21개소를 선정한 데 이어, 자체 발굴 17개소를 포함해 모아타운 사업지는 64개로 늘었다. 모아타운이 서울 소규모 정비사업 '촉진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평가다.

민간 도시정비사업 역시 불타오르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인허가 문턱을 상당히 완화 조치와 함께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에서 대어급 사업이 많았다. 재건축에 비해 건축 연한이 짧고 인허가 절차도 까다롭지 않은 리모델링 시장이 활성화된 게 한 몫을 했다는 반응이다.

특히 대형 건설사들은 역대 수주 신기록을 달성하며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2년 이상 계속된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진출 등 사업다각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오히려 도시정비사업에 집중하게 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GS건설은 올해 18건의 도시 정비 사업지에서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총 7조1292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했다. GS건설이 도시정비사업에서 7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5년 8조100억원 이후 7년 만이다.

DL이앤씨도 4조8943억원을 수주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포스코건설은 리모델링을 중심으로 수주잔고를 쌓았다. 도시정비사업 전체수주액 4조5892억원 중 리모델링 사업으로만 3조111억원(약 66%)을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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