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3.01.18 12:38

서진형 "고분양가 논란에 대규모 미달 사태 발생…가격 상승 매력 없어 더욱 고전할 것"

서울시 강동구 둔촌동역 일대 위치도. (사진제공=서울시)
서울시 강동구 둔촌동역 일대 위치도. (사진제공=서울시)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 포레온) 일반분양에 대한 정당계약에서 1400채에 달하는 미계약 분이 발생했다. 당초 예상보다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대규모 미달 사태가 발생해 향후 분양시장이 더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18일 둔촌주공 재건축조합과 시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17일까지 정당계약을 진행한 결과 계약률이 60~70%로 집계됐다. 일반분양 물량 4768가구 중 약 1400가구가 미계약된 것으로 예측된다. 

재건축 조합은 이번에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물량에 대해서는 다음 달 9일부터 예비 당첨자를 대상으로 추가 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만약 이때도 미계약이 발생하면 3월 초에 무순위 추첨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미계약은 주로 소형 평형에서 나왔다. 수요가 많은 전용면적 59㎡와 84㎡는 계약률이 70~80%대를 보였으나, 29~49㎡ 등 소형평수는 50%대의 계약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둔촌주공 단지는 지난해 말 본 청약에서 다수 물량이 '1순위 당해(해당지역)' 마감에 실패하는 등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 둔촌주공 단지의 청약 평균 경쟁률이 5.4대 1에 그쳤다. 전용 84㎡는 분양가가 12억원에서 13억원대로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었고, 전매제한 8년과 실거주 의무 년 등의 규제가 적용된 탓에 청약 자체를 포기한 경우도 적지 않았던 탓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3일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규제지역을 해제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 1·3 부동산 정책을 발표한 뒤 분위기가 급격히 바뀌었다.

정부가 세제·금융 규제 완화 등 부동산 시장 연착륙 유도를 위한 대책을 내놓고, 사실상 모든 부동산 규제를 해제했다.

둔촌주공은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규제지역이 해제되면서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에서 벗어났다. 이에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기존 50%에서 70% 상향 조정됐고, 다주택자에게 중과하는 양도세·종부세 부담도 덜었다.

특히 분양가 12억원을 초과하는 전용면적 84㎡ 역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졌고, 2주택 이상 보유 가구의 경우 취득세 완화와 주택담보대출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전매제한도 8년에서 1년으로 완화되고, 2년 실거주 의무도 사라져 입주와 동시에 전·월세도 내놓을 수 있다.

하지만 둔춘주공은 정부의 규제완화에도 1400채에 달하는 미계약 분이 발생하며 시장 기대에 못치는 성적표를 받게됐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부의 전방위적인 규제완화에도 고분양가 논란이 대규모 미달 사태를 불러 온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향후에도 가격 상승에 매력이 없기 때문에 더욱 고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분양시장의 어두운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 대표는 "현재 분양시장 자체가 위기"라며 "대외적인 변수인 고금리와 글로벌경제위기가 해소되지 않으면 분양시장이 당분간 양극화로 갈 것이다. 입지가 좋고 분양가가 낮은 곳들은 잘나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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