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03.03 15:28
스킨라이트 테라피Ⅱ(왼쪽)와  마그네타이트 바디롤러. (사진=아모레퍼시픽 메이크온 홈페이지)
스킨라이트 테라피Ⅱ(왼쪽)와  마그네타이트 바디롤러. (사진=아모레퍼시픽 메이크온 홈페이지)

[뉴스웍스=최승욱 기자] 전동 피부마사지기, LED마스크, 레이저·고주파 치료기기 등 우리나라 피부 미용기기가 화장품과 함께 'K-뷰티'의 쌍두마차로 수출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피부 미용기기 수출액은 3억 5300만달러로 재작년보다 35.2% 증가했다. 사상 최고치이다. 2017년(1억2400만달러)에 비해 5년 사이 1.85배 늘어났다. 2020년까지만 해도 1억달러 수준이었는데 2021년 2억달러를 넘어선 뒤 증가세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기대를 갖게 한다.

정부는 올해 수출 목표를 작년보다 0.2% 증가한 6850억달러로 결정하고 산업별 대책을 수립, 실천에 옮기는 등 총체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마당에 피부 미용기기가 수출 효자품목으로서 자리를 확고히 잡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피부미용기기는 지난 1월 수출금액이 사상 최대인 2700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올해 들어서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 13.2% 증가한 수치다. 병원용과 가정용 모두 작년에 이어 1월에도 수출이 10%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돋보인다. 

이처럼 국산 미용기기가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줄어든 대면 활동에도 불구하고 장시간 마스크 착용에 따른 피부 손상과 감염병으로 인해 건강에 관한 관심이 증가한 영향 때문이라는 것이 관세청의 분석이다. 유럽피부병학회지에는 2021년 8월 마스크 착용으로 피부 문제가 증가했다는 논문이 실린 바 있다.

해외 주요 국가에선 진작 실내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모두 풀렸다. 일상회복이 본격화되면서 마스크로 더 이상 가릴 수 없는 자신의 얼굴 관리에 대한 수요가 커진 것도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지난해 7월 휴젤이 한국리서치를 통해 조사한 결과 방역 완화에 따라 미용시술에 관한 관심과 희망이 증가했다는 점이 확인된 바 있다. 

여기에다가 OTT를 통해 전세계에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K-무비와 K-드라마에 PPL로 자주 등장하는 한국 미용기기에 대한 호기심이 해외 고객의 주머니를 열게 했을 가능성이 높다.

(표제공=관세청)
(표제공=관세청)

무엇보다 매년 수출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2020년 100개국에서 2021년에는 111개국, 작년에는 116개국에 달했다. 코스타리카, 타지크, 나마비아, 팔레스타인 등에서도 팔리면서 전체 K-브랜드의 성가를 견인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한국산 피부미용기기 주요 수입국이 미국과 일본이라는 점은 우리 제품의 경쟁력을 입증한다. 지난해 대미 수출은 7340만달러로 전년보다 109.7% 급증했다. 이에 따라 종전 수출 1위 국가였던 일본은 2위(5010만달러)로 내려앉았다. 지난 1월 수출 실적에선 대프랑스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8.4% 늘어난 330만달러를 기록, 일본을 제치고 수출 2위 국가로 올라섰다. 주요 선진국 시장에서의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도록 신제품 개발을 서두르고 마케팅 활동도 강화해야할 시점이다.  

무역수지 적자 폭 감축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미용기기 수입은 전년 대비 19.6% 늘어난 8500만 달러로 무역수지가 역시 역대 최대인 2억 68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의 최종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은 향후 미용기기 수출에 청신호가 아닐 수 없다. 전세계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오는 4월 코로나19 비상사태 해제를 논의한다. 미국은 오는 5월 공중보건 비상사태 종료를 선언할 예정이다. 한국도 코로나19 위기단계를 심각 단계에서 경계 단계로 낮추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오는  4월말에서 5월초 위기평가회의를 거쳐 경계로 내려가면 중앙방역대책본부가 해체되고 일부 남은 마스크 착용의무도 전면 해제된다. 완벽한 일상회복이 이뤄지는 셈이다. 

셀리턴 LED마스크 '플래티넘' 모델. (사진제공=셀리턴)
셀리턴 LED마스크 '플래티넘' 모델. (사진제공=셀리턴)

전세계적으로 비슷한 시기에 이런 조치들이 단행되면 코로나19에 남아 있는 일말의 불안감까지 해소되면서 그간 억눌렸던 해외여행과 야외활동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이다. 이로 인한 얼굴과 목 등의 손상을 막기 위해 피부미용 기기 사용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수출 1등 품목인 반도체 업황 회복이 언제 이뤄질지 불투명한 현실에서 피부미용기기의 선전은 수출 목표 달성에 집중하고 있는 정부와 기업들의 사기를 높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성장률이 떨어지고 소득도 정체되는 경제 위기 상황을 맞아 상류층을 제외하고는 피부과나 성형외과는 물론 피부관리실도 선뜻 가기가 쉽지 않게 됐다. 가정에서 얼굴 보습효과를 얻으려는 여성들에게 크고 무겁고 복잡한데다 비싼 미용기기는 일시적인 유행은 끌 수 있다해도 지속적인 구매를 이끌어내기 힘들다. 작고 가볍고 저렴한 미용기기를 먼저 내놓는 기업이 승자가 될 것이다. 

고객의 피부 상태에 따라 수분케어, 탄력케어, 윤기케어 등 필요한 테라피 결과를 제시하고 LED 빛과 미세전류를 통해 얼굴에 바른 화장품의 흡수를 도와주는 기기의 인기가 높은 것은 당연하다. 업계는 보다 빨리, 보다 간편하게, 보다 완벽한 효과를 가져다주는 미용기기 개발에 더욱 주력해야할 것이다. 한국인에게 히트를 친 제품이라면 전세계인이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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